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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서 산밭

군서 산밭에 쏟는 정성은 가히 경이적이다. 불과 1년 만에 많은 발전이 이룩하게 되는데 그것은 인간과 자연과의 싸움처럼…….

내가 농사를 짓는 이유

2019.07.16 22:52

文學 조회 수:26

1. 어떻게 기계가 고장이 났는데 자가 조치를 취한 다는 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까?

기계가 고장 났다고 전화가 온 것은 오후 4시경이었다. 벌써 4번째는 되었을 것이다. 출장을 나간 것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간단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고치려 들지 않는다.

  "터치판넬이 전원이 들어오지 않아서 뜯어 봤더니 선이 빠져 있어요. 그래서 연결은 시켰는데 불이 들어오지 않고..."

  "내일 가 보겠습니다."

  할 수 없이 내일 출장을 나가겠다고 결정을 내리고 말았다.

  말을 하는 게 너무 답답하다보니 어쩔 수 없이 더 이상 설명을 할 수도 들을 수도 없었다.

  아예 그려려니 하고 열차 표를 끊어 놓았다.


 

    <옥천- 영등포>

  <06시 10분 옥천역 출발 08시 50분 영등포역 도착>



    2. 군서 산밭에 오늘은 오전까지 들깨를 모종하게 된다. 전체 밭을 3등분하여 하단부에 아직 들깨를 심지 않은 곳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3 고랑을 남겨 놓고 철수를 한다. 공장에 기계 제작 일에 참여하겠다고 생각하고 나머지 남은 부분은 한 번 더 나와서 심으면 될 것 같았다.
  사실 들깨를 심어서 돈을 벌겠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

  올 해 불경기로 인하여 시간이 많이 할애할 수 있다보니 밭에 전념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어떻게 해야만 농사를 잘 지을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 빠졌다고 할까?

  유기질 비료와 질소 비료를 적절하게 주워야만 농작물이 잘 큰다는 사실도 올 해 시도 해 볼 예정이다. 물만 준다고 크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배워야 한다.


  비료를 준 작물과 그렇지 않은 작물의 차이점을 아직까지는 알지 못한다. 하지만 이번에 그 상황을 효과적으로 시험해 봐야 할 듯 싶다.


  3. 저녁 7시에는 다시 군서 산밭에 갔다. 그리고 어두워지자 저장용 배터리에서 켜지는 LED 등을 두 개 가지고 아침에 심은 들깨를 찾아 다니면서 물을 주웠다. 두 개의 조루를 양 손에 들고 다니면서 운반을 한 뒤, 밭 고랑에 심어 놓은 들깨 모를 찾아 다니면서 일일히 물을 조루 끝에 달린 주둥이를 빼 내고 왈칵왈칵 거리면서 쏱아서 조금씩 일정한 양으로 물을 흘려 보내었다. 

  양 손에 두 자루의 들고 왕복 하여 열 번을 물 통이 있는 곳과 가장 하부이 지점까지 대략 15미터의 거리가 되었다.


  컴컴한 곳을 덜어 다니면서 그나마 물 조루를 들고 날랐다.

  앞으로 여름철에는 이렇게 번거로운 작업을 계속하리라는 생각을 하자, 갑자기 불안감이 감돌았다. 작년에는 들깨 농사를 전혀 하지 못하였었다. 그야말로 한 여름철에 가뭄이 들어 모두 말라 비틀어 졌기 때문이다.


  4. 이렇게 농사를 짓는 것이 과연 어떤 도움이 될까?

  아침에 심은 들깨 모가 시들어 버릴까 싶어 저녁에는 물을 주러 밭에 가게 되다니... 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었다. 하지만 금방 심은 들깨 모가 물을 주지 않으면 말라 죽어 버릴 수도 있다는 우려가 무엇보다 강했다. 오늘 일기 예보에서는 소나기가 가끔 내린다고 했지만 전혀 비가 내리지 않았다. 장마 전선은 18일 쯤 비를 몰고 온다고 했다. 그 이틀 동안 들깨는 물을 주지 않으면 죽을 수 있다는 우려.


  5. 이상하게도 내가 심은 들깨만 키가 크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이 심은 들깨 밭을 보면 벌써 성큼 커 있었고 하루가 다르게 크는 듯 싶었는데 왠지 내 밭의 들깨는 심은 상태 그대로 크지 않은 것이다. 

  비료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이해하지만 무슨 비료를 줄까?

  요소 비료, 종합 비료, 유기질 비료를 주워야만 할 듯 싶다.


  6. 이제부터는 성장을 할 거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그만큼 발육이 크기 위해서는 영양상태가 좋아야 한다. 그래서 이제부터 들깨를 심은 뒤에 키를 키우는 게 급선무인 셈이다.


  7. 군서 산밭에 시원한 산림욕을 즐기는 게 무엇보다 자주 가게 되는 이유였다.

  비록 돈을 벌지는 못하더라도 그 자연이 주는 기운이 내 건강을 다시 되 돌려 놓게 되기를 진정으로 희망한다. 내 몸에 일어나는 시시각각의 변화. 그 중에 어지럼증은 지금도 공포 분위기를 자아내곤 한다.


  불현듯 머리 속이 뜨겁게 달아 오르면서 체온이 높아지고 머리가 불덩이처럼 뜨거워지면 정신 줄을 놓을 수 있다는 위험 신호가 시작된다.


  나는 이런 상태를 당하지 않기 위해 탁구를 치고 농사를 짓는 것이다.  내가 농사를 짓는 이유도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경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