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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과 어지럼증

고혈압은 불치병이라는데...20년을 되 찾은 느낌이든다. 고혈압 약을 복용하기 시작한지 20일만에 끊었다. '한 번 약을 먹기 시작하면 평생 끊지 못한다는데...' 그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전혀 효과가 없었으며 대신 20년을 늙게 만들었던 약에 대하여 나는 목숨을 담보로 생각하고 끊었다. 그리고 나서 오히려 달라진 인생을 나는 누구보다 기뻐하고 있다. 그 20년을 덤으로 되찾아 놓고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하여 새로이 생각한다. -본문 중에...- 120-80이 정상혈압


 

▲ 스산하게 내려앉은 하늘 밑 쓸쓸한 가을날 문득 뒤돌아보니 아, 중년의 사내여! 돌아가기에는 너무 멀리 와버렸다. 갈 길은 아직 멀기만 한데 갈 곳이 어딘지 안개만 뿌옇다. 가족도 있고 친구도 있고 직장도 있는데 때때로 외롭다. 무릎이 시리다, 아프도록…(사진 : 인터뷰에 응해준 박용호씨).
ⓒ2005 이동환

"돈 잘 벌 땐 대접하더니 이제 옆에도 오지 말래"

[오마이뉴스] 2005-11-04 19:06

[오마이뉴스 이동환 기자] "어머, 선생님! 뒷머리에 동전만한 원형탈모가 생겼어요. 스트레스 많이 받으시나 봐요."

원형탈모! 단골 미용실에서 이 말을 듣는 순간 뒷머리가 띵했다. 모르고 있었던 사실도 아닌데, 새삼 울적해지는 것이었다. '요새 내가 스트레스가 많았던가?'

그렇다. 내 나이 45세. 어느덧 중년에 접어든 나는 밖으로는 젊은 강사들로부터 밥벌이의 위협을, 안으로는 늘 부족한 월급봉투로 가족들의 원성을 듣는 '고개 숙인' 가장이었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나도 왕년엔 잘나가는 인기강사였다

11월 1일 오후 4시.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퇴근 준비하는 그 시간에 나는 주섬주섬 가방을 챙겨들었다. 돈 벌러 가는 거다. 이 시간에 집을 나서면 보통 밤 12시경이 되어야 다시 집으로 돌아올 수 있다. 그나마 수업이 꽉 찬 날은 새벽 2시 이후다.

스물여덟 살부터 국어와 언어를 가르쳤던 나는 대입시험에 논술이 도입되면서 논술강사를 시작했다. 학원에는 나 같은 40대 강사들도 있지만 대부분 10년 이상 나이 차가 나는 젊은 강사들이다. 그들의 치고 올라옴이란!

나에게도 잘 나가던 인기 강사 시절이 없었던 건 아니다. 그 시절엔 수입도 꽤 좋았다. 그 때 모은 돈으로 입시학원도 차려봤고 논술관련 인터넷 사이트도 만들어봤다. 하지만 사업과 코드가 맞지 않았던지 벌이는 일마다 좌절을 맛봐야 했다.

결국 나는 다시 학원으로 돌아왔다. 단과 강사이다 보니 매달 수입도 일정하지 않다. 얼마나 많은 학생들을 끌어 모으느냐에 따라 수입이 달라진다. 그야말로 철저한 능력제요, 잠깐 한 눈 팔면 떨려날 수밖에 없는 전쟁터다.

올해 6월엔 6명 정원인 반 하나가 통째로 깨진 적이 있다. 같은 학원에 있는 젊고 잘 생긴 총각강사에게 여학생 6명 전부를 빼앗긴 것이다. 한때는 아빠 같다느니 삼촌 같다느니 하면서 잘 따르던 여학생들이 잘 생긴 젊은 총각 강사가 들어오고 나서는 안면을 싹 바꾸고 옮겨버린 것이다.

학원가에서는 흔한 일이다. 그런 판이니 살아남기 위해, 젊은 강사들에게 뒤처지지 않고 돈을 벌기 위해 거의 매일 사투를 벌이게 된다.

수업을 마치면 나의 사투가 본격화된다. 학생 개개인의 특성과 능력, 발전 속도, 지원학교에 맞춰 아이 하나하나를 위한 교재를 만드는 것이다. 그렇게 새벽을 보내고 한숨 자고 나면 다시 아이들에게 작업(?)을 건다. 그날 수업을 받을 학생들에게 일일이 문자를 보내거나 한 건에 몇 백 원씩 하는 '포토메일'을 보내는 것이다.

나이에 안 맞게 온갖 아양을 다 떤다. 똑같은 문자 날리면 친구끼리 수군댈까봐 학생마다 다른 '맞춤문자'를 날려야 한다. 젊은 사람들의 분위기에 맞추려니 덩달아 젊게 살아지는 장점도 있지만 때론 이렇게 나이에 맞지 않는 짓(?)을 해야 할 때도 있다.

나도 집에 돈 펑펑 벌어다주고 싶지

악다구니 같은 하루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오면 열두 살짜리 아들 잉걸이와 아내, 그리고 어머님이 집에서 나를 맞는다. 아내도 영어강사이지만 나와는 조금 다른 학습지에서 일하고 있다.

얼마 전, 아내와 함께 TV를 보고 있는데 기러기 아빠의 죽음에 대한 보도가 나왔다. 아내와 아이들을 미국에 보낸 채 홀로 살고 있는 기러기 아빠가 죽은 지 닷새가 지나서야 발견됐다는 내용이었다. 씁쓸한 연민을 지울 수 없던 내 입에서 한마디가 터져 나왔다. "이놈의 아버지들이란 돈 버는 기계 이상도 이하도 아니구만!"

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아내의 핀잔 섞인 말 뿐이었다. "돈이나 펑펑 벌어다 주면서 그런 소리 하면 얄밉지나 않지." 그 말을 듣곤 속에서 뭔가 '울컥'했지만 나는 끽소리도 못한 채 아내 꼭뒤를 흘겨보다가 허공에 대고 빈주먹을 내둘렀을 뿐 대꾸 한마디 못했다.

나이가 들수록 남자들은 '밥벌이'의 부담을 더 크게 느끼게 되는 것 같다. 아내와 같이 버는 나조차도 '가장'이라는 부담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이 나이에, 벌어놓은 것도 많지 않은 나 같은 사람에겐 그게 늘 짐처럼 다가온다. 그렇다고 내가 게으르게 산 것도 아닌데 말이다.

사오정과 오륙도. 40~50대는 정년이고 50~60대까지 회사를 다니면 도둑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나와는 관계없는 단어로 치부했던 이 단어가 왜 이리 위협적으로 다가오는 건지.

얼마 전, 잘 아는 이웃아저씨가 병원에 입원했는데 그의 아내에게서 나온 얘기는 충격적이었다. 남겨둔 돈도 없이 돈만 까먹으면서 병원에 입원해 있으니 답답하다는 그 한탄이 왜 나왔는지 이해 못 하는 바는 아니지만 아버지들이 어느새 "가족들을 부양해야 하는 밥벌이꾼"으로만 취급되는 듯해서 씁쓸했다.

가을밤의 신세한탄 "중년가장들은 외롭다"

▲ 평촌에서 박용호(48)씨
ⓒ2005 이동환
며칠 전 술자리에서의 일이다. 올해 마흔 여덟인 용호형. 대우중공업과 현대자동차장비사업부에서 오랫동안 근무했던 형은 현재 중고중장비를 취급하는 매매상사 대표다. 직장시절 밑에서 치고 올라오는 후배들을 보며 자리보전에 위협을 느낀 형은 서른일곱에 회사를 그만두고 사업을 시작했다.

그런데 근래 들어 사업이 잘 안 되는지 오랜만에 만난 형의 얼굴에 수심이 가득했다.

"한 때는 사업이 잘 돼 돈 버는 재미에 푹 빠져 살았지만 작년부터 사업이 급격하게 하락세를 그리고 있어서 걱정이야. 한 2년 더 버티다가 강원도 공기 좋은 곳에 직접, 작게라도 집을 지어 '펜션'처럼 운영하면서 살고 싶은데…, 지금 상황이라면 장담 못할 것 같아."

용호형과 동갑내기인 일석이형은 열 달 전부터 '전업주부'의 길을 걷고 있다. 토목을 전공한 뒤 오랜 세월 설계사무소에서 근무한 형은 바른말하기 좋아하는 성격 때문에 이직이 잦았다. 그러나 실직 기간이 길어지자 이번엔 조바심이 난 듯했다.

"아내가 일하기는 하지만 여자벌이가 어디…, 많이 힘들어. 아내 보기 미안하니까 집안 살림이라도 해야지 뭐. 한때는 전국 방방곡곡 건축현장을 돌아다니며 큰소리도 치고 했는데 참, 꼴이 말이 아니야. 그렇다고 놀고 있는 판에 집안일까지 몰라라 할 수는 없잖아? 물론 놀고 싶어 노는 건 아니지만 말이야."

한차례 술잔이 더 돌았을까. 용호형과 일석이형의 신세한탄이 쏟아졌다.

▲ 평촌에서 최일석(48)씨
ⓒ2005 이동환
"돈 잘 벌 때는 내가 정말 이 집안 가장이구나 싶을 만큼 대접받았다고 생각해. 하지만 사업이라는 게 잘 될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는 거잖아? 아내가 생활비 넉넉하게 가져다주지 않는다고 짜증 낼 때, 아들 녀석이 가벼운 스킨십조차 거부할 때, 자격지심일지는 몰라도 외롭다는 생각이 들어."

"말도 마. 나는 좀 열이 많은 편이잖아. 요즘엔 집에서 청소다 주방일이다 하다보니 거의 트렁크 팬티 바람이지. 그나마 청소하다보면 땀으로 흥건해지고. 근데 아내가 들어오면서, 딸이 커 가는데 꼴이 그게 뭐냐고 아이 다루듯 핀잔을 주는 거야."

"나는 어떤데? 운동을 해야 할 것 같아서 토요일마다 등산을 하고 있는데 아내가 놀러다니는 것 아니냐고, 그 시간에 사업에 더 치중하지 않는다고 툴툴거릴 때는 정말…,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 TV 좀 볼라치면 애들한테 좋은 모습은 안 보여주고 그게 뭐냐면서 TV를 탁 꺼버리는데 정말…, 내가 왜 사나 싶어지더라고."

중년가장들만 힘드냐고?

남자들만 힘드냐고? 어디에서 앵앵거리냐고? 맞는 말이다. 밖에서 돈을 벌든, 안에서 살림을 하든, 혹은 맞벌이를 하든 누구에게나 다 힘든 세상이다. 하지만 '밥벌이' 자체에 치여서 정작 사람 사는 냄새는 점차 사라지는 듯해서 우울하다는 거다. 열심히 벌어도 늘 부족할 수밖에 없는 이 불합리한 세상에 대한 불만을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쏟아낼 수밖에 없는 현실이 슬프다는 거다.

더욱이 우리처럼 젊지도 않고, 늙지도 않은 나이에 책임감만 무거운 40대들은 더 그렇다. 마치 벼랑에 매달린 신세처럼 위태위태하다. 집안에서조차 '돈 버는 능력'에 따라 평가와 대접이 달라진다는 느낌을 받을 때, 그럴 때 우리들은 외롭다. '아내들이여, 우리도 사람대접 좀 해주라!'

미용사가 무심히 던진 '원형탈모' 한마디에 참으로 많은 생각을 해본 하루였다. 자, 이제 툭툭 털고 다시 일터로 향할 준비를 해야겠다. 우울해 한다고 누가 내 대신 밥 벌어다 주는 것도 아니잖나.

/이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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