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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산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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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가 들어와 산다면 받아들일 의향이 있으니 들어와 살거라!"
  "어디서 삽니까? 이미 살 집이 없는데..."
  "네가 살집을 말한다는 것은 안다. 그렇지만 어떻게 하겠니... 아파트를 한 체 얻어주랴?"
  "예!"
  "음..."
  그녀는 시아버지에게 머리를 숙였지만 역시 말하는 수단은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모든 게 거짓말이었다. 또한 그것을 알기 때문에 내심으로 비웃을 수 밖에 없었다. 시댁 식구들을 경멸하고 증오하는 이유가 말과 행동이 다르다는 거였다. 한 말에 대하여 전혀 실행에 옮기지 않았는데 그것이 돈에 관한한 더욱 그랬다.
  '무슨 심보로 들어와 살라는 것일까?'

  그녀는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주위에서는 돈을 받아 내기 전까지 시댁에서 살아야하지 않느냐고 종용했다.
  "이왕 일이 이렇게 된거 미친척하고 한 3년 살자!"
  "네가 들어가 사는 것만이 길이다!"
  그렇게 자신을 타이르는 주위 사람들의 말에 공감이 갔다. 그렇지만 시댁에서는 오히려 거짓말로 들어와 살라는 거였다. 그리곤 딴전을 피웠다. 별거가 아닌 자신들과 함께 작은 골방에서 살으라고 하니 죽어도 못할 일이었다. 그렇게 한다고 해도 돈은 절대 주지 않으리라는 것을 안다. 적어도 남편이 타오는 봉급은 자신이 받아야만 계획을 세울 수 있었다. 그러나 돈벌어다가 시아버지에게 주고 있는 현 시점에서 그녀가 그런 요구를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다. 그러지 않으리라는 점은 확실하였다. 마치 외국 여자와 사는 것처럼...  

  시아버지는 처음부터 같은 내용의 의도임에 틀림없었다. 돈을 하나 주지 않고 내 쫒겠다는... 그러고 산다고 하면 골방으로 쫒아 낼 것이고 어떻게 해서든지 제 발로 나가기를 고대하리라! 그런데 살으라고 하는 것은 억지이며 거짓이었다. 큰 며느리인 동서도 그렇게 돈 한푼 주지 않고 쫒아 내었던 전적이 있었기에...
  이제와서 남편과 함칠 수도 없는 입장이었다. 이미 연하의 남자와 불륜을 저질렀고 그것을 시댁에서 알고 있었다.
  "네가 외간 남자와 사귄다는 것을 안다. 이혼도 하지 않은 여자가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
  "아버님, 그건 관여할 일이 아니라고 봅니다!"
  "왜, 관여하면 안되지... 너와 그 남자를 함께 간통죄로 넣을 수도 있는데도?"
  "헉..."
  그녀는 그 말에 거대한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비로소 자신의 잘못을 현실로 받아 들여야만 하나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생각을 미처하지 못한 자신의 미련함과 무지에 대하여 또 한 번의 죄악을 씻을 수 없었다. 남자에게 버림 받고 해방되려고 몸부림을 치고 치를 떨었었던 자신의 모슴이 불현듯 떠 올랐다. 그만큼 남편에 대한 증오심으로 치를 떨었던 자신이었는데 별거를 하고 불과 삼 개월도 되지를 않아 다른 남자를 사귀었으므로 주위에 많은 손가락질을 받았던 게 사실이었다. 그런데 시댁에서는 그것을 빌미로 삼기 시작했으니 그녀로서는 더 이상 항변을 하지 못하였다.
  '노인네가 너무도 간교하다! 바늘로 찔러도 피한방울 나오지 않을 정도로...'
  
  "아버님, 그 얘기는 그만하시고... 남편에게 지급받은 보험금을 주십시요! 1년이 넘게 생활비를 한 푼도 받지 않았습니다. 거기다다가 임원해 있는 뒤치닥거리로 쓴 돈이 얼마인줄이나 아십니까?"
  그렇게 따지고 들었지만 고이적으로 한 푼도 주지 않으려는 심보임을 그녀는 간파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어쪄랴 이제는 굽히고 들어갈 수 밖에...
  "예야, 네가 한 일을 어디 한 번 집고 넘어가자! 네가 잘했다면 이렇게 했겠냐? 이혼만이 능사라고 하던 네가 갑자기 돌변하여 살겠다고 하는 이유를 들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