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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산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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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13일에는 오리발이라는 사람이 찾아온 것이다.  
  "안녕하세요!"
  "어디서 오셨어요?"
  키가 훨친한 노인네와 좀 작고 똥똥해 보이는 중년의 남자 두사람이 찾아와 인사를 하였는데 나는 갑자기 들이 닥친 그사람들을 알지 못했다.
  '경운기를 고쳐 볼려고 하는데... 한 번 봐 주실래요?"
  어디서 왔냐고 내가 물었는데 자꾸만 회피하는 것이었다. 나는 어쨌거나 용접을 하기 위해 바닥에 앉아서 베아링 케이스를 붙이던 중이었다. 그런데 드릴머싱 기계에서 구멍을 뚫는 작업을 하던 아내가 자꾸만 종용한다.
  "가봐요!"
  "그만 둬!"
  아내는 뜨네기 손님이 와서 간단한 일을 하는 것이 모두 자신의 소관인 양 나를 부축였지만 왠지 선뜻 나서지 않았다. 그나마 경운기 같은 일은 선호하지 않던 차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처음오는 손님에게 왠지 선입감이 들었던 것이다. 그런데 조금 마르고 키가 껑충한 그 사람에 대하여 전혀 아는 것없었으므로 나서지 않는 것이기도 했다. 괜히 잘못 일했다가 본전도 못받고 그냥 보낼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돈벌이가 되지 않는 게 농사용 기계를 수리하는 것이기도 했으므로 전혀 반갑지 않았었다고나 할까?  
  그들을 따라 밖으로 나가자 회색 빛의 1톤 화물차에 밭 흙을 갈아 주는 만능기가 실려 있었고 흙을 깨트리는 스크류처럼 생긴 부속품이 두 세 개 바닥에 놓여 있었는데 아마도 그것들을 기계에 부착시켜야만 하는 듯 싶었다.
  "어디서 오셨습니까?"
  내가 일을 하기도 전에 제차 물었는데, 키가 작달만한 중년 남자가 말했다.
  "구일리에서 왔는데요!"
  "사실은 오리발네 집이고.... 뒤집에 사는 사람들 장인 어른이지요!"
  그는 아무런 생각도 없이 그런 말을 껴냈으므로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원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다더니...'

  "뭐라고... 요, 안 해요! 안해... "
  나는 휑하니 돌아서서 두 사람만 남겨 놓았다.
  "왜 그러시는지...."
  "저희 돈을 떼 먹은 게 오리발이거든요!"
  "....."
  

  키가 멀쑥한 사람이 바로 오리발의 부친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나는 첫 눈에 알아보지 못하였으니 얼마나 어리석었던가! 그들은 계획적으로 우리에게 엿을 먹였으므로 그 앙갑음을 해야만 했다. 아니, 두고두고 그 원수를 갚아야만 할 것이라고 원망을 하곤 했었다. 왜냐하면 결국 오리발은 내게 가장 큰 시름을 주웠으니까?
  왜, 처음 찾아 왔을 때 한 눈에 알아보지 못하였는지 모르겠다. 아내는,
  "엉, 오리발 아버지 같은데요?" 그렇게 두 사람이 돌아간 뒤에 기억을 떠올리면서 중엉거렸다.
  "왜, 아녀! 그 사람이지...."
  "그런데 왜, 왔어요!"
  "경운기를 고쳐 달라고 하는데 내가 싫다고 했어!"
  "....."

  나는 아내의 표정에서 결코 지울 수 없는 원망의 표정을 보았다. 곗돈을 떼어 먹은 부부의 남편 부친이었는데 결국에는 그 사람이 모든 것을 계획적으로 지시하였고 주관하였다는 점을 나와 아내는 알고 있었다.
  "흠, 소금뿌려!"
  나는 그렇게 소리쳤는데 분노심이 계속 일어 났으므로 진정시킬 때까지 한동안 멍청해졌다.  
그가 바로 아래의 피 한 방울도 나오지 않을 노인이었기 때문이다.


'피 한 방울도 나오지 않을 노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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