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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산다는 것

둘이 산다는 것 (34)-고소장

2006.04.19 20:20

문학 조회 수:3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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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찌보면 박 성룡(朴成龍)도 엄연히 피해자라고요."
  "왜? 그 놈이 공사장에서 사고를 당해서 파경이 난게 아니고?"
  "김 희야가 너무 헤퍼요! 술에 절어서 생활하고... 정조 관념도 없어서 덤프트럭 기사하고 눈이 맞아서 바람도 났었다니까요!"
  이제 그녀는 자신이 그렇게 피하고 싶어하던 민사로 사건이 넘어가게되자 김희야를 비하시키기 시작했다.

  중년의 티가 배어 있는 아랫배는 세 겹이나 주름이 졌는데 도통 빠지지 않아서 운동을 한다고 홀라후프를 돌리는 운동 중이었다. 그녀의 남편인 이준호(李晙浩)은 아직 일을 끝내지 않았으므로 작업복 차림으로 식탁에서 저녁 식사를 하였다. 아내는 저녁으 먹기전에 꼭 훌라후프를 돌리며 허리 운동을 하였지만 여전히 뱃살이 빠지지 않는다고 푸념을 늘어 놓곤 하였다. 봄이였지만 아직 날이 흐리고 바람이 자주 불어 거리에 나가 배드멘트를 칠 수 없었다. 집 옆으로 동네로 들어오는 길에서 이 시간이면 함께 배드멘트를 치곤 했는데 바람이 불고 겨울철에는 중단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실내 체육관에 갈 시간도 없었다. 그는 출장을 다니며 보일러를 수리했고 아내는 오후 9시까지 가게를 열어 놓곤 했으므로...

  큰 도시에서 살던 그들 부부는 법원 경매로 소읍의 2층짜리 건물을 구입하여 이사를 하여 10년이 넘게 살면서 철물점과 보일러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었다. 1층에는 가게였고 2층은 살림집이었다. 요즘, 기름값이 오르다보니 기름 보일러가 잘 팔리지 않았다.  

  아내가 계를 하려고 한게 아니었다. 친구 따라 강남간다고 사채업을 하는 고향 친구가 있어서 도움을 받아가면서 시작하였었다. 그리고 그녀도 먼저 손을 털고 지금은 식당을 차려서 남편과 함께 운영하고 있었다. 다행히도 1년 전까지는 회원들 중에 불입을 하지 않는 사건이 단 한 차례도 없었으므로 안심하고 있던 게 화근이었다. 액수를 더 높여 3년만하고 그만하겠다고 남편인 자신에게 다짐을 받고 시작하게 되었으며 2년은 무사했고 나머지 1년이 동안 문제가 발생했던 것이다. 액수가 많은 것도 어찌보면 전 달에 타고 자신이 타는 달에 곧 갚겠다는 조건으로 두 번씩이나 탓기 때문이었다. 가끔 상식적인 일에도 무뎌지는 경우가 있다. 특히 여자가 눈물을 흘리면서 애원하는 경우 남자들은 곧잘 상식적인 일에도 분별력을 잃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준호는 김희야에 대하여 측은하게 생각하였던 일 때문에 돈을 양보하였으며 그가 앉은 자리에서 오백만원을 아무런 조건없이 빌려 준 것에 대하여 후회하게 되리라는 사실을 그 당시에는 꿈에도 몰랐었다. 김희야는 그만큼 신용이 없었던 것이다. 돈을 빌려달라고 안방까지 찾아와서 애원하는 것을 남편인 자신이 아내를 설득하여 오백만원을 주게 하였으므로 모든 것이 자신 탓이었고 아내 또한 그것을 남편 탓이라고 돌려대곤 했었다.  
  
  그는 아내의 내조로 인하여 집을 장만하게 된 것을 인정한다. 그것이 엄연한 현실이었다. 이 집도 아내가 계를 하고부터 모은 돈으로 구입할 수 있었다. 그는 아내에게 한 달에 백 오십만원을 주웠는데 그 돈은 일반적인 봉급생활자보다 적은 액수였다. 그렇지만 자신이 주는 돈은 받는 즉시 통장에 모두 적급형식으로 입금되고 했던다. 적어도 집을 사기전까지는 다른 궁여지책이 있었는데 그것은 여기저기 빌려 준 돈의 이자를 걷어들여 부족한 돈을 보충하였었다. 그 돈으로 자녀 학비와 생활비를 추앙하였는데 자신이 준 돈보다 더 많았었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을까?'
  가끔 그런 의문이 들어서 아내에게 물어 보면,
  "이자를 걷어 들여 부족분을 채워 넣었죠. 그런데 집을 사고부터 빌려 준 돈을 전부 걷어 들여서 이제느 그것도 없고....  김 희야가 계돈을 넣지 않아서 오히려 이제는 마이너스네요!"
  그렇게 울상을 지었다. 그러하고 자신이 더 벌어 올 수가 없었다. 자꾸만 불경기로 수입이 줄고 있었다. 김희야가 계돈을 넣지 않은 근 1년간 대신 충당하여 왔었다. 그 동안 아내는 불린 돈을 걷어 들여 집을 살 때 보탠 것이 우선 가장 큰 원인이기도 하였지만 엎친데 덮친 격으로 김희야에게 불입되지 않은 계돈 탓으로 그들은 적자를 면치 못하였으므로 이제는 막대한 모든 상황이 악재였다. 아내와 자신은 그동안 벌어 놓은 돈으로 자꾸만 적자를 매꿔나가고 있었다.
    
  계에 대하여 부정적인 입장은 아니었다. 단지 계원들 중에 불상사가 생겨서 불입을 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고스란히 계주가 책임을 져야만 한다는 사실은 커다란 장애임에 틀림이 없었다. 그런 위험을 감수하고 1개월에 한 번씩 계원들에게 돈을 받아서 미리 약정된 한 사람에게 모아 주게 되는데 늦게 보낸 사람미 있는 경우에는 대신넣고 나중에 바든 경우도 비일비재 했었다. 그만큼 위험부담을 안고 시작하여야 하는 탓에 항상 위험이 상존했고 만료 시기가 되면 다시 새로운 계를 모으기 시작하는데 더 큰 액수가 된다. 처음에는 오백 만원이었던 것이 커져서 천 만원씩 되었으며 구성원들도 많아 지기 마련인데 그런 겨우 위험은 두 배로 커지게 된다. 아내가 하던 계도 또한 그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