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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산다는 것

둘이 산다는 것 (18)-내가 부족한 게 뭐야?

2006.01.01 23:12

문학 조회 수:2583 추천: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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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로서 한가지 아쉬운 것은 결혼 후 10년 동안에 애를 못 낳았다는 점이었다. 장사를 하는 가게에서 손님들을 치루는 일은 예사로운 것이 아니었다. 오후 5시 쯤에 문을 열고 새벽 한시 쯤 문을 닫았다. 밤 손님을 맞는데 대부분 젊은 층의 학생들이 고객이었다.

  중앙의 복도를 타고 양쪽으로 다섯 개의 칸막이가 되어 있는 곳에 테이블이 놓여 있었다. 마루처럼 되어 있는 칸막이 위는 한 자 정도 높이였으며 신발을 신고 들어 가서 상 앞에 마주보며 앉아서 술을 마셔야 했다. 많은 일행이 있을 경우에는 중앙으로 걸어 들어가서 그 끝의 전용 홀이 있었다. 조명은 상 위에 길게 내려 온 초롱불 빛이 은은하고 벽에는 도라지 꽃처럼 생긴 흰색의 조명이 매달려 소나로 형성된 서까래를 비쳐주웠다.

  그녀가 운영하는 가계에 문을 열고 어젯밤에 흩어진 안주와 쓰레기를 치웠다.
  그녀는 수일 전에 남편이라는 작자에게 말했었다.
  "내가 부족한 게 뭐냐?"
  "음... 많지...."
  "하하핫... 그래, 애기 못난 거?"
  "그것도 있고 다른 것도 많은데...."
  "애기는 네가 못나서 그런 줄 왜 모르더냐? 그래고 빚이 진 것은 네 것이었고... 에이구 이 못난아... 그래 보상비를 그 도둑들에게 다 줬다고?
  그녀로서는 남편을 남편이라 부르지 않는 이유가 있었다. 시댁에 꼭두각시였기 때문이었다. 그네들이 죽으라면 죽는 시늉까지도 할판이었다. 그런 남편을 의지하고 살아 왔더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는 이제야 깨닫기에 이르자 또 눈물이 흘렀다. 

  "얼마를 주랴? 그럼 되겠어?"
  "아버지 삼천이면 되... 요..."
  "확실하게 말해라! 갖고 있던 땅을 내 놨으니까?"
  "흑... 흑..."
  "울지 말고 어서 말해 봐?"
  "그거면 되요!"
  슬픔에 복바쳐서 그녀는 울었다.
  "딸 자식 시집 잘못 보낸 죄구나..."
  "그게 왜 아빠 잘못이야?"  
  "네 빚을 해결하고 결혼하거라!"
  "부모가 무슨 잘못이... 야!"
  "그래도 딸 자식 잃는 것보다 낫지!"

  부모의 은혜를 어찌 갚으오리까?
  그녀는 카드 빚을 생각지도 않았다.
  부모님께 걱정을 끼쳐 드릴 수가 없어서다.
  또한 카드 빚에 대하여 이자가 절반을 넘을 때는 아예 포기하고
  주위에서 파산신고를 하라고 할 때마다
  그래, 오늘은 하리라 했었다.
  그저 끝이 없이 불어나다가
  원금만 갚으라고 할 때가
  있다는 사실을 믿었다.
  그렇지만 개인 빚을 어쩌리요!
  주위의 아는 언니요!
  신세를 지던 사람들인데
  이제 그 빚을 갚아야만 하는 게
  도리이거늘 사람으로서
  사람처럼 살지 못하였던 것도
  그 빚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