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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산다는 것

[re]둘이 산다는 것 (13)

2005.08.29 23:50

문학 조회 수: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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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희야(金僖惹)는 소형 승용차에 몸을 밀어 넣었다. 어제 과음을 하여 아직도 덜깬 듯한 취기와 함께 머리가 깨지는 듯한 두통이 뒤따랐다.
  "부르릉!"
  시동을 켜는 순간 카세트 테이프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추가열의 '나 같은건 없는 건가요'의 노래였다.
  "그대여 떠나가나... 나같은 건 없는 건가요... 생각해 주면 안되나요... 그래도 떠나가나요... 붙잡을 수는 없는 건가요.... 한번만 말해 주세요..."


  그녀는 그 순간 눈물이 왈칵 쏱아 지면서 핸들을 부여 잡고 슬픔에 젖었다. 노래의 가사가 너무도 애절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처지와 똑같다는 생각으로 버림받은 여자의 애원조에 가까운 노래라는 생각이 들곤 했었다. 언제부턴가 차량을 운행하면서 계속 듣기 시작한 노래였다. 그 때마다 속절없이 눈물이 흐르는 것을 어찌하지 못했다.

  집도 없어서 시동생에게 얹혀 살고 있었다. 이삿짐쎈터에 맡겨 둔 자신의 짐보따리는 이미 보관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서 포기한 상태였다. 남편을 만나고부터 불운은 시작되었고 계속 절망의 구렁텅이로 떨어져 내리고 있는 중이었다. 그리고 헤집고 나올 수 없도록 상황이 악화된 것처럼 여겨졌다. 삶이 아닌 지옥 속이었다.

  매일 술에 취해 세상을 잊고 싶었다. 그래서 그녀는 손님이 권해주는 술잔을 받아 쓴내가 풍기는 액체를 입에 털어 넣고 취해 지냈다. 술집은 그럭저럭 운영하여 왔지만 빚이 워낙 많다보니 저녁 손님과 함께 찾아오는 빚쟁이들에게 시달렸다. 거기다가 남편은 시댁의 식구들에 둘러 쌓여서 자신과는 담을 쌓은지 오래였다.

  "삼백 오십만원만 내십시요! 그럼 기천만원을 받아 내 드리지요! 암, 여부가 있습니까?"하고 변호사가 말했지만,
  "얘야, 그 돈을 몽땅 날려 버리면 어쩌겠니... 한 번 더 인간적으로 사정을 해 보자꾸나.. 변호사를 사고... 잘못하여 소송비를 몽땅 날려 버리면 더 이상 어떻게 살겠냐고..."
  "아버님... 그럼... 어떻게 해유!"
  "가서 사정을 해 보자! 사람이면 저희도 일말의 양심은 있을테지... 송장을 살려 놓았는데 저도 인간 아니겠냐?"
   돈에 대한 두려움에 친정 아버지는 억눌한 얼굴로 그녀를 내려다 보면서 애써 슬픔을 감추웠다.   
  "그럴 것 같았으며 벌써 했겠지요! 남편 식구들은 인간이길 거부하는 사기꾼들이예요!"
  그녀는 이미 모든 것을 포기했었다. 그렇기 때문에 남편과 이혼을 하려고 하는 것이고 위자료를 받아 내기 위해 소송을 하려고 했지만 돈을 마련하지 못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