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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산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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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놈이 중국 여자을 데리고 왔다고 했다.
  "키가 163이나 되고 똑똑하다는 데..."

  그 놈이 여자와 산다는 소문은 사실인 듯 싶었다. 적어도 중국에 가서 돈으로 사왔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것 같았다. A라는 여자와 이혼을 하고 조선족 여자를 구해왔다고 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여러 추측설들이 나돌았다. 소문의 진앙지는 가장 가까운 곳에서 그 놈의 작은 아버지였다.  얘기를 듣고 이웃집에 사는 포크레인 기사가 내게 그 얘기를 들려 주웠던 것이다.
  "동국이가 중국 여자를 데리고 산다는데..."

  동국이란 바로 그 놈이였다.
  '흥, 때려 죽어도 시원치 않을 놈!'하고 생각을 하다가 나는 코웃음을 치다가,
  "제 놈이 별수 있겠어! 애도 못낳는 무정자인데... 중국 여자인들 오죽하겠어! 곧 깨지겠거야!"하고 말했다. 그렇지만 속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 놈과 그 년이 함께 이웃집의 2층집에서 살림을 살였으며 우리와 함께 계를 하다가 곗돈을 타고 불입금을 넣지 않았으므로 천 만원의 돈을 받아 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여자가 차용증을 쓴 것이 다였지만 기실 남편이란 놈이 사고를 쳐서 두 사람이 이혼을 하게 되었으며 그 돈은 받아낼 재간이 없었다. 그러므로 나는 두 사람의 동태가 어떻게 되어가는가는 지켜보지 않을 수 없었다. 어떻게 해서든지 받아내야 했으므로...
  
  그 놈은 조강지처와 이혼을 하고 중국여자를 데리고 온다고 했었다. 왜냐하면 그 놈의 친구 중에 그렇게 중국여자와 사는 사람이 있었다. 그러므로 자신도 그렇게 결혼하리라고 수순을 밟았던 것이다.

  그 놈이 중국 여자를 데리고 왔다는 소식을 듣긴 했었지만 자세하게 듣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던 것이다. 나는 그 놈을 죽이고 싶도록 증오했다. 그 놈도 그렇고 그 년도 그렇고 모두 지금은 내게 증오의 표적이었다. 그러므로 두 사람에 대하여 무관심할 수 밖에 없었다. 차라리 그게 나았으니까?

  그 년은 이혼 후에 건달같은 남자를 만났고 동거를 하여 맞고 살다가 애를 하나 낳았는데 아직 돌이 되지 않은 모양이다. 빚이 여기저기 얼마나 많은가, 요즘은 빚을 청산 한다고 파산신청을 할 것이라고 떠들고 다녔었다. 제딴에는 그게 밥 먹는 것처럼 쉬운 모양이었다.
  "파산 신청할거야! 그런데 빚을 진 사람들에게 내가 파산 신청을 하게되면 값지 않아도 되고..."
  "파산 신청을 하면 너는 낙인 찍히는 거야! 사회에서 매장되는거고..."
  그 년의 친구는 아내와 절친하여 그런 내용을 나중에 말해 주웠는데 한마디로 웃기지도 않다고 아내가 말했다. 제가 이곳을 뜨지 않으면 언젠가는 만날텐데 얼굴들로 어떻게 사냐는 거였다. 그렇지만 파산 신청을 하면 결국에는 빚을 받아내지 못하게 되니 모든 게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그나마 그 년의 부모가 재산이 있어서 유산을 상속받으면 압류하겠다는 계획도 소용없기 때문이다. 빚이 너무 많아서 감당을 하지 못하여 결국에는 그렇게 수순을 밟는구나 싶었다.

그 년은 그랬지만 그 놈은 어떤가?
  한 술 더뜬 것이 그 놈이었다. 그 놈이 결국에는 일을 저질렀던 것이다. 아니, 그를 조종하는 것은 순전히 부친과 큰 형의 충돌질 때문이었지만 모르는 것이 약이 되는 것처럼 따랐으므로 멍청하기 때문에 언제나 제 뜻과 무관하게 인생을 소비하는 결과를 낳았던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결보 비관하지 않았으므로 오히려 정신적으로 불안스럽지 않았다. 단지,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좀 모질랐지만...
  
  "누가 그러는데?" 하고 내가 묻자,
  "아내의 작은 아버지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그러더라고... 여자가 너무 똑똑해서 얼마살 지 못할 것 같다고... 혼인 신고를 하고 주민등록증이 나오면 아마 달아 날 거라고..."
  "왜, 한 번 보러 가지? 그래..."
  옆 집의 살 고 있는 사람은 우리와 절친했는데 곗돈은 떼어먹은 사람과는 처남 매부사이었다. 그러므로 처가집의 내막을 말하는 것이다.
  나는 그 놈이 애를 낳지 못하는 무정자였으므로 먼저 여자에게 애가 없었다는 사실을 떠올려 본다. 그리고 조선족 여자가 얼마나 살겠는가? 의심이 들었다. 그만큼 겉만 번지르르했지 속알딱지가 없는 남자와 그를 조정하는 형과 장인어른의 관계에 대하여 불신하기 시작하는 단계가 빨를 수록 여자가 집을 나가는 날짜가 빨라지리라고 보았다.
  어쨌튼 여자가 집을 나가는 것이 기정사실이며 그 시기가 언제냐 하는 점이 조금은 관심거리였다. 그러나 우리에게 빚을 갚지 않은 사실이 항상 그 놈에 대한 감정을 악화시켰으므로 만나게 되면 크게 분노할 것이다. 문제는 그가 아니고 그 형과 아버지의 조종으로 발생되었으므로 그들에 대하여도 마찬가지의 감정을 갖게 되었다.

  그 놈의 형은 이 지역에서 사기꾼이라는 별명으로 더 통했다. 그렇지만 그 놈의 아버지는 항상 형을 감쌌으므로 자신은 현재 빈껍데기와 같다는 사실을 인정하려들지 않았다. 왜냐하면 현실에 안주하며 자신의 주관을 갖고 있지 못한 꼭두각시 같은 행동을 했으므로 아내와 이혼을 할 때도 순순히 따르기만 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어처구니 없게도 기천만원의 보상비를 가로채기 위하 형과 아버지의 계획적인 유도에 대하여 거부하지 않았다. 아내에 대하여 추호도 미련을 갖고 있지 않았다는 사실은 그만큼 지금까지의 부부관계를 부정하는 꼴이었으므로 사내 대장부가 아니었다, 그만큼 그는 배반을 밥먹듯이 하는 인간이었는데 그 이유는 막대녔으므로 자기 주장을 갖고 있지 못하였던 어린 시절과 결코 무관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10여년 동안 함께 생활해오던 아내를 헌신짝처럼 벗어 던지고 조선족 여자를 사왔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