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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 똘망이

 


  "주인이시여,  주인이시여!  눈을 떠 보세요!"
  어디서 개 짖는 소리 요란하여 자세히 들어보니 똘망이였습니다.
  "아니, 똘망아! 내가 왠일이냐?"
  반가운 나머지 부드럽고 풍부한 갈색의 털빛을 쓰다듬어 주웠습니다. 밍크처럼 부드럽고 통통한 느낌이 와 닿는 것으로 잘먹어서 살이 쪘다는 것을 알아 보았습니다. 그렇지만 눈빛은 예의 초롱초롱한 빛이 아니고 잔뜩 충혈되고 살기가 등등한 것이 이상하였지만 주의 깊게 관찰할 수 없었답니다. 단지, 죽었다가 살아 났으니 반갑기만 할 뿐이었지요. 하지만 분명이 내가 횡단보드 앞의 풀밭에 묻어 주웠지요.
  "잠깐 하늘에서 내려다 보다가 주인님이 안스러워 내려왔습니다. 끙...끙"
  "그래... 극락에서 잘 지내지?"
  "자동차에 치어 죽으면서 주인님이 맞은편에서 저를 어쩌지 못하고 지켜보는 것이 마지막이었습니다. 그리고 아무런 고통도 느끼지 못한 뒤에 극락에 왔답니다. 저는 저승을 지키는 수문장입니다. 이승을 찾아서 내려 왔을 때 처음으로 주인님을 대면한 뒤로는 그곳에 눌려 살았던 것이지요. 그렇지만 이승에 내려온 죄로 개가 되어 지내면서 많은 은혜를 받았으니 어찌 보답할지 모르겠기에 옥황상제님께 간곡히 말씀드려 허락을 받고 세 가지의 소원을 들어 드리려 내려왔습니다."
  그렇게 말을 하는 똘망이에게 나는 소원을 말하지 않았습니다.
  "내 소원은 너희 새끼들이 잘 크는 것이다. 또한 내게 나와 함께 지내면서 오히려 위안을 주웠으니 그것만으로도 행복했구나..."
  "그래도 소원을 말씀해 보시지요?"
  "똘망아, 너는 하루하루 열심히 사는 사람들에게 다음 나을 보장할 수 있는 풍요로움을 아는가? 그것이 가장 큰 행복인데 어찌 내게 보답을 빼앗으려 하느냐 나는 지금의 상태에 만족한다. 그리고 네가 새끼를 내게 남겨준 것이 행복이니라! 걱정말고 어서 돌아 가러라!"
  정말이지 똘망이는 나를 위해 소원을 들어주려고 의심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내 소신은 그렇지 않았지요. 삶이란 찾는 것이며 자신에게 최선을 다하는 길이라는 점은 항상 염두에 두고 여태까지 노또복권 한 장 사지 않았던 나였습니다.
  "두 마리의 새끼들은 주인님께 맡기고... 흑-... 큰 걱정은 하지 않습니다."
          
  뜨거워진 4월 중순의 태양 아래 잔듸에 누워 있었다. 일요일이여서 산책을 나왔다가 날씨가 너무도 따뜻하고 온화하여 잠시 잔듸밭을 찾아 누워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가 이내 잠이 들었던 모양입니다. 그때 똘망이가 어디선가 나타나서 나를 깨웠던 것이지요. 우리들은 이제 소원을 말하는 것을 그만두고 함께 항상 그랬던 것처럼 주인인 나를 배회하며 산책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푸른 초원을 벗삼아 여느때처럼 함께 걸어가면서 들판에 핀 봄꽃 속으로 달려 갔습니다. 똘망이는 기뻐서,
  "멍멍... 멍!"
  짖기 시작하였고 먼 산을 바라보면서 무언가를 지극히 염려하는 것처럼 잠시 멈춰 섰습니다. 그곳 골짜기로부터 검은 먹구름이 점점 다가오는 게 보였습니다.
  "새끼들에게 어미가 못다한 정을 배풀지 못한 느낌으로 잠시 이승에 내려 와 주인님을 뵈는 것입니다!"
  "저승은 어떻더냐?"
  "아주 좋습니다. 낙원이지요... 그렇지만 옥황상제께 저의 충심을 보여 드리고 주인님을 찾아 뵌것이니까 오래 있지 못한답니다."
  "그래, 새끼들은 내가 잘 거두마... 너는 이곳에서 못다한 행복을 그곳에서 찾기 바란다."하고 내가 말했습니다.
  똘망이는 왠지 눈물이 글썽이는 모양입니다. 갈색의 털로 흐르는 눈을 씻어 내기라도 하듯이 자꾸만 앞발을 들어 닦는 것이었습니다. 그 눈을 간혹 들여다 보며 내가 털이 들어 간 것을 빼내주곤 했었는데 아마 그 때처럼 눈이 시린 모양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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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심한 가위 눌림과 죄책감에 시달려야만 했다.

2. 그래도 재주가 있었다. 써거스단에 나오는 개처럼 곡예를 하고...

3.  밤에 나갔다가 아침에 돌아오곤 했는데 그럴 때마다 잘 걷지를 못하여 다리를 절룩거리는 것이 아닌가!
  "밤새 연애를 하였겠지..."
  "숫캐들이 줄을 서 있더라고요... 암내를 풍기며 온 동네를 다 돌아 다녔는데 모르는 숫캐가 졸졸 쫒아 다니었고..."
  "묶어 놓고 별별짓을 다 해 보았지만 암내난 강아지는 어쩔 수가 없지!"

4.  암내난 강아지...
  "주인님, 제게 참을 수 없는 욕망인데 어쩌겠습니까?"
  "그렇다고 내 욕정을 허랄하지는 않았다."
  "욕정이 너무도 거대하여 어쩌지 못하겠습니다!"
  똘망이가 나를 바라보며 애원하는 듯 싶었다. 어쩔 수 없이 목살이를 풀러 줄 수 밖에 없었으니...
  
  똘망이가 죽고 그 새끼 두 마리가 남았는데 그것이 욕정과 결부되었지만 선물로 비쳐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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