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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 똘망이

영국사를 가다. 2005-05-02 13:41:10

2009.05.24 21:08

文學 조회 수:3247


 

  전 날 꿈에서 똘망이를 보고 난 뒤에 이상한 기분이 들어 영국사를 갔다.
  영국사 뒤편에서 불어오는 타는 냄새가 가득하니 바람따라 불어오면서 마치 아직도 불에 타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어딘지 모르게 익숙 해 보이는 영국사로 오르는 길에는 리본이 줄에 매달려 있었다.
 '불에 탄 산자락은 보이지 않았지만 영국사에서 조금 뒤산으로 넘어가는 반대 방향의 오솔길은 온통 나무 숲이 불에 탄 체 은백색으로 희날리고 있는 듯 싶었다. 늘어선 나무가 화마에 쓸려지나가면서 불타서 앙상한 줄기를 드러낸 체 서 있었다. 어딜가도 불길에 휩사였다가 타고 남은 것같은 회색빛의 나무와 배경이 음울한 느낌이 들었다.
  "세상에... 이렇게 불길이 지척에 가까웠는데... 영국사가 불에 타지 않은게 천만 다행이지!"
   아내가 그렇게 옆에서 말을 하였지만 내 귀에는 들어오지 않았다. 
  왠지 낫설어 보이지 않는 절과 산불에 대하여 똘망이가 찾아가 보라고 한 것 때문에 더욱 괴기스러울 느낌이 들었다. 온통 잿더미로 뒤덮인 산자락은 금방 화마가 달려들 것처럼 불길이 생생히 느껴지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