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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배달 되어 온 떡제본기 (2)
2010.11.13 14:12
어제 배달되어온 떡 제본기의 구조
어제 배달되어온 떡 제본기계의 실체...
그렇지만 60만원이라는 싼 가격 때문일까?
작동이 되지 않았다.
하기야 중고 기계는 다 그렇다고 하지만 무엇보다 제본기의 겉 모양은 훌륭했다. 또한 하드웨어도 그럴 듯했다. 문제는 콘트롤을 담당하는 프로그램과 센서 부분이 문제가 있는 듯 싶었다.
그래서 가격이 쌌던 것이고...
그렇지만 이만한 것도 감지덕지하였다. 물론 이런 상황은 얼마든지 예견하고 있었으므로 전혀 문제로 삼지 않을 것이다. 뒤부분을 뜯어서 뚜껑을 빼내고 센서가 고장인가하고 상태를 확인해 보았지만 전혀 알수가 없었다.
전기, 전자 부분은 최악의 경우에 PLC (스붼스제어)로 입출력을 바꾸면 되었으므로... 그렇지만 정확한 고장 원인을 찾기 위해 구입한 곳에 한 번 더 전화를 하였다.
"여보세요! 어제부터 오늘까지 기계를 가동해 보았는데 전혀 작업을 할 수 없네요?"
"그래요? 여기서는 작업이 가능했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새 기계로 교체를 한 것이고..."
"제가 전기를 볼 줄 알아서 어지간하면 고칠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경우는 전기 기판을 뜯어 고칠 수가 없지요. LG PL로 콘트로를 바꿀 수 밖에 없는데... 그렇게 하기 전에 문의 좀 하고 싶어서요"
"아, 그러시다면 제작 회사의 A/S 담당자 핸드폰 번호를 알려 드릴테니 전화해 보세요!"
"예!"
그렇게 직접 관계되는 사람의 전화 번호를 알려 주는 것이었다. 오늘은 토요일이여서 못하고 화요일쯤 할 것 같다.
생각 ) 이 떡 제본기가 앞으로 내게 많은 책을 만들어 바칠 것이다. 적어도 지금 떡 제본기를 쳐다보면서 감격에 젖는다. 미래의 내 모습은 이 제본기를 이용하여 내지와 겉지를 붙이고 있는 모습이었다.
얼마나 떡 제본기를 갖고 싶었던가!
그 소망이 하늘에 닿아 마침내 소원하던 바가 이루워 졌는데 어지 기쁘지 않겠는가!
'오, 하늘이여! 이런 꿈같은 일을 만들어 주신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나는 꿈같은 일이 이루워 졌다는 사실에 우선 하늘에게 감사한다. 얼마나 기쁜지 형용할 수 없을 정도였다. 이제는 집에서 복사기로 인쇄를 하고 떡 제본기 종이를 붙여서 책으로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벌써부터 부푼 꿈에 가득차오는 것은 어쩌지 못했다. 사실, 책을 만들어서 돈을 벌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사실상 이것은 도무지 답이 없는 시험을 보는 것처럼 어려웠다. 그런 무의미한 노력은 지금까지 얼마나 나를 곤란에 처하게 하였던가!
글을 쓰고 책을 만든다는 것은 너무도 어리석은 일이었다. 많은 시간을 허비하여 글을 써왔고 그 글을 직접 편집을 하고 삽화 그림을 그려 넣으며서 또한 책을 만들어 왔다. 그런데 그게 아무런 보상을 제공하지 못했왔었음으로
'밑빠진 독에 물 붓기다!'하고 치부해 왔었지만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나날이 더 커져만 가고 있었다.
왜, 이런 무의미한 행동을 하면서도 잘못을 깨닫지 못하는지 알수가 없었다. 하지만 하고 싶은 일이었다. 글을 쓰고 책을 만드는 노력이 내게 삶의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생활을 하지 못할 수도 있는 최악의 조건으로 치닫고 있다는 현실을 직시하고 불현듯 놀란다.
책을 만든다고 돈을 벌수 없기 때문이다.
계속 돈이 들기 때문에 그 돈조차 절약하기 위해 직접 책을 만들고저 떡제본기를 구입한 것인데 어낙 비쌌기 때문에 엄두도 못냈었다. (300~500만원) 그런데 60만원의 저렴한 중고 제품이 나왔으므로 선뜻 구입한 것이다. 비록 기계는 작동불능상태였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