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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출장

2012년 2월 23일의 대구 출장은 '오산 출장'의 악몽을 떠올리게 했다. 기계를 납품하고 한 달만에 무려 세 번씩이나 A/S를 다녀와야 했으므로... -본문 중에...-

대구 출장 (46)

2014.03.29 21:43

文學 조회 수:1111

Noname00006.jpg 대구 화원이라는 곳으로 출장을 나갔다고 지금 오후 4시 33분에 돌아 왔다. 대구는 비가 오지 않는데 이곳 옥천은 비가 내리고 있었다. 궂을 맞게 내리는 비에도 불구하고 아침에 세워 놓았던 자전거 보관소에서 자전거를 타고 옥천역에서 집까지 2km 정도를 달렸다.

아래 내용은 아침에 출발할 때와 돌아올 때 기차 내에서 쓴 글이다. 

모두 두 가지로 쓴 내용인데 하는 일기이고 다른 하나는 오산 출장의 내용이었다. 

 

 untitled_247.jpg

 

3월 29일 토요일

1. 대구로 출장을 나간다.

  옥천 역에서 무궁화호 열차를 6시 36분에 탑승하고 현재는 46분 영동 역으로 달리는 기차 안이다. 약간의 비가 내리는가 싶더니 그쳐서 옥천 역까지 자전거를 타고 왔었다.

오늘은 줄넘기를 하지 못했다. 대신 자전거를 탄 것으로 대신한다. 날씨가 포근하면서 자전거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어제는 세 번씩이나 자전거를 탔는데 전기 자전거였다. 전기 자전거라고 해서 패달을 밟지 않는 건 아니다. 처음에는 힘이 있고 잘 달리던 것이 돌아올 때는 그렇지 못했다. 모터에 열이 발생한 듯하고 배터리가 그만큼 뒤 받혀주지 않는 (납산 배터리)여서 그런 듯싶었다.

2. 기차에서 노트북 컴퓨터를 켜고 글을 쓰는데 무척 편하였다. 외장 형 노트북의 전원으로 공급하다보니 화면서 흐려지지 않고 밝았다. 내장형 배터리만을 이용할 경우에는 흐릿한 화면 상태였었다. 그런데 지금은 밝고 선명하다. 또한 배터리를 여러 개 갖고 다닐 필요도 없었으므로 간단하다. 가방의 무게도 그만큼 줄었다. 물론 외장 형 배터리가 하나 있을 뿐이다.

  집에서 데스크톱 컴퓨터를 몰아내고 노트북 컴퓨터를 사용하게 된 p560 노트북의 성능은 나무랄 데가 없었다. 그런데 그 것을 갖고 다니게 될 수 있으리라곤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었다. 그 이유는 보충분의 배터리가 없었다는 사실만으로 감히 엄두조차 내지 못하게 하였으니까? 하지만 지금 대구 출장을 가면서 이 노트북 컴퓨터를 갖고 가게 되었고 외장 형 배터리를 이용하여 집에서 사용할 때와 똑같은 환경을 구현하였으니!

  이 성능이 월등한(데스크 탑 컴퓨터와 비교해 볼 때) 노트북 컴퓨터로 기차에서 글을 쓰리라는 것을 상상이나 하였던가! 

  전에 사용하던 V10  노트북은 구형이었고 느렸으며 보충용 배터리를 서너 개 씩이나 갖고 다니면서 배터리를 교체하곤 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되었고 충분한 용량의 외장 형 배터리를 가지고 마치 220 전원을 연결한 것처럼 시간의 제-약을 두지 않고 강박관념에 시달리지 않아도 되었던 것이다. 얼마나 놀라운 사실인가! 노트북 컴퓨터에서 배터리에 대한 인식을 불식시킬 수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상상을 초월하는 일이었다.

  여기서 내게 최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자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었다. 그만큼 글을 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더 많은 능력을 발휘하면 되는 것이다. 글을 쓸 수 있다는 자유로움. 아마도 그것을 늘 기계 만드는 일에 시달려 왔던 지금은 내게 또 다른 행복을 추구하게 만들었다. 일찍이 느끼지 못하는 글을 쓸 수 있는 공간의 제공. 그것은 같은 시간에 있어서 나름대로 되찾은 나만의 공간이었다. 그로인하여 이렇게 여행 중에(아마도 직접 운전을 하지 않고 기차 안에서 글을 쓸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볼 때) 이렇게 얻는 시간을 나는 마음껏 글로서 표현할 수 있게 된 것을 무엇보다 감사하는 마음이었다. 또한 같은 시간대에서 수없어 다른 생각을 얻게 될 수 있었다. 적어도 편안함이 아닌 열차의 차창 밖으로 시시각각 변화는 경치를 감상하면서 글을 쓰는 것은 얼마나 행복하던가! 이 좋은 경치를 나는 한껏 관람하게 된다. 차창 밖으로 스치듯 지나가는 봄기운에 젖은 흐린 날 아침의 비경들은
때론 복사꽃, 살구꽃이 핀 과수원의 흰 꽃송이에 놀라고 파릇파릇 자란 논둑의 풀이 그랬고 저 멀리 흐린 산마루의 윤곽 속에 주변의 경관이 고속도로를 따라 달리는 다른 운행하는 차량이 움직임에 대한 표현할 수 없는 준다. 스쳐 지나는 간이역에 핀 샛노란 개나리들이 진한 빛깔을 선사하기도 하고 진동으로 울렁거리는 기차의 소음과 덜컹거리는 느낌이 좋지 않은 환경이었지만 의외로 많은 생각을 떠오르게 하는 것 같았다. 

  대구 지하철역에서 전철을 탔다. 대곡으로 가는 전철인데 나는 K 에게 핸드폰으로 전화를 했다.

  “출발했어?”

  “어디요?”

  “대구 역에서 전철을 탔어.……. 그런데 서부 시외버스 터미널이 아니고 대곡 역에서 만나자고……. "

  내 제의에 선뜻 K가 대답했다.

  “그래? 그럼 대곡에서 만나지 뭐!”

  “이 차가 대곡역이 종점이야!"

  "그래! 알았어! 그곳에서 만나지……. “

  그에게 대답을 듣고 나는 승낙하게 된 점을 호쾌하게 생각했다. 왜냐하면 어젯밤에 다음의 지도 검색을 통하여 대구 시외버스터미널은 복잡한 반면 대곡 역은 덜 복잡하다는 판단을 내렸었다. 무엇보다 화원이라는 곳에서 더 가까웠다는 사실이 마음에 들었다. 이곳에서 만나면 그가 고속도로를 타고 내려오는 게 훨씬 수월할 것 같았다. K를 나는 오래 전에 알고 있었다. 그가 부산의 M이라는 공장에 처음 취직을 했을 때 만났으며 두 번째 현풍의 S, 라는 공장에서 공장장으로 있을 때 두 번째 만났다. 그리고 그곳에서 퇴사를 하여 구미의 다른 회사로 자리를 옮겼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지금까지 연락이 두절된 상태였다가 갑자기 나타난 것이다. 그리고 다짜고짜 기계 주문을 하였는데 자신의 공장이 아닌 다른 사람을 소개해 주겠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오늘 만나기로 약속을 하였고 토요일에 쉰다는 그가 중간에서 소개해 줄 사람과 계약을 하기 위해 오늘 만나게 된 것이다. 나는 차를 갖고 가지 않았으므로 대구 역에서 전철을 타고 대곡 역으로 가고 있고 그는 자신이 근무하는 회사가 있는 구미에서 대구로 차를 타고 내려오는 중인 듯 했다.

  내가 차량을 갖고 오지 않은 것은 이렇게 노트북 컴퓨터로 글을 쓰기 위해서였다.


  A 와 나는 5~6년 동안 전혀 연락도 없던 중이었다.

  이야기를 푸는 열쇠는 일단 내막을 알기위해서는 만나서 얘기를 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으며 지금까지 어떤 관계가 통용되었고, 또한, 연락 두절의 상태에서 어떻게 보냈는지에 대하여 전혀 아는 바 없었다. 그러는 와중에 나는 건재하다는 연락을 받았고 마침내 오늘 만나게 되었던 것이다. 어떤 이유에서건 우리는 살아 있는 동안 함께 할 수밖에 없는 운명으로 연관되었고 필요에 의하여 만나게 되었던 것이다. 그것이 같은 목적을 띈 상태에서 유독 길로 지루했으며 지금까지와는 사뭇 다른 환경에서 변모하였지만 전과 같지 않은 상태에서 상대방이 어떻게 발전하였는가에 대하여 지금까지와는 다른 견해를 갖고 있었다. 여기서 대곡 역에서 기다리고 있던 A를 만나서 반갑게 인사를 하게 됨으로서 우리는 오랜 교우 관계를 되돌아보게 하였다. 그와의 만남은 오래 전의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점심때까지 C 라는 사람을 기다리는 동안 우리 두 사람은 많은 얘기를 나누웠다. C라는 사람은 거래처에 결제를 받는다고 나갔었다.

  “한 20분만 기다리세요! 그럼, 계약금을 드릴 수 있겠는데요.”

  그렇게 해서 A와 그의 부인 나 그렇게 세 사람이 컨테이너 사무실에 남아 있게 된 것이다. 아침에는 약간의 빗방울이 때렸었다. 대곡 역에서 불과 1km 내외의 거리였다. 그런데도 도무지 알지 못하는 곳으로 빙빙 돌았는데 예전에 와 봤던 곳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조금은 놀랬다. D.S 이라는 곳에 기계를 납품하였는데 그 근처의 B라는 신설 공장에서 잠깐 와 보라는 연락을 받고 찾아 간 적이 있었다. 내 기계를 허름한 상태에서 중고를 구입하여 개조를 하여 사용하게 되었는데 작동이 되지 않는다고 잠깐만 봐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그리고 10만원을 받았으므로 그다지 손해 보는 일은 아니었던 것이다. 기계는 중고기계여서 형편없었지만 그래도 사용하기 위해서 개조한 흔적이 역역했다. 그 기계의 사용을 하게 해 달라고 했지만 도저히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하고 자신들이 필요한 부분만 고쳐 주고 말았던 적이 있었다. 대구에 출장을 나오지 않았다면 와 볼 수도 없었을 것이다.

  “며칠 뒤에 D.S 라는 곳에 기계를 납품하는데……. 그 때 가보겠습니다.”

  그렇게 얘기를 하였고 순순히 제의를 따랐으므로 마침내 납품을 하는 약속한 날짜에 두 곳을 찾게 되었던 것이다. 내가 대구 지역에 기계를 납품하기 위해 영업을 하지 않았지만 중고 기계들이 돌아 다녀서 자연스럽게 얻어진 결과였다.

       

대구에서 옥천으로 올라오는 상행선 열차에서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사진이다. 사실 마지막 칸의 출구에서 자리에 앉아서 무릅 위에 가방을 올려 놓고 그 위에 다시 노트북 컴퓨터를 펼쳐서 글을 쓰곤 했다. 그렇지만 돌아오는 열차에서는 피곤하여 조금은 잠들곤 했다. 토요일이여서 좌석표가 매진되어 입석표를 끊었으므로 좌석에 앉지 못하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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