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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로 낙찰 받은 축사

경매로 낙찰 받은 축사 (110)

2008.12.12 08:46

文學 조회 수:4347

"계십니까?"
나는 계속하여 콘크리트를 만들어 벽돌과 스레트 틈새에 삽으로 퍼 넣고 있는 중이었다. 그런데 중앙의 공장으로 누군가 찾아온 듯 싶었다. 주인을 찾는 손님의 음성이 가로 막힌 벽의 반대쪽에서 들려왔다.

-우리가 현재 공사하는 C 동의 전경. 지관 공장을 하려다가 중단한 상태였다. 지관을 만들 수 있는 종이 원단이 보인다-

  "컹컹... 컹!"
  곧이어 공장에서 키우는 개짖는 소리가 들여왔다. 누군가 분명이 왔는데 우리와는 관계 없는 사람이었으므로 가만히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괜히 문을 열고 나갔다가는 실례가 될 것같아서다. 공장의 안 쪽에는 살림 집에 15평 정도 지어져 있었다. 그곳에 공장에서 일을 하던 세입자부부는 아이 때문에 방 안으로 들어간 것같았다. 돌이 지난 사내애는 엄마 등을 떠나지 않았는데 잠이 들면 내려 놓고 재웠지만 깨면 이내 울음을 터트리곤 했었다. 그 아이가 몇 일 전부터 감기가 걸려서 병원에 갔다 왔고 그 탓에 더욱 칭얼대곤 했었다.
  나와 아내는 시멘트를 섞고 벽돌을 쌓는 노동일을 마다히지 않았는데 우선 이 곳이 우리 것이기 때문이었다. 아무도 우리 일을 대신할 수 없었던 것이다. 
  봄에 2층 슬라브를 쳐서 살림 집을 만들 때도 그랬지만 이곳은 우리들의 손때가 물씬 풍겨나는 있었다. 2년전에 스레트로 씌워져 있던 지붕을 뜯어내고 뷤과 얇은 조립식 철판을 올릴 때도 순전히 아내와 둘이 했었다.  아내가 1톤 화물차를 운전하여 뒤에 묶인 밧줄을 끌어 당기자 천정위로 무거운 철재가 솟구쳤다. 그리고 내가 사다리를 타고 올라 양쪽 끝을 용접하던가 무거운 자재를 올렸었다.

  "커피 한 잔 먹고 해요!"하고 어느새 아내가 주전자에 물을 끓이고 있다가 말했다.
  "한 잔 줘!"
  나와 아내는 분업화로 나뉘어 작업했다. 아내는 시멘트와 모래를 섞어서 시멘트 봉투에 넣고 손수레에 실고 왔으며 나는 그것을 자갈과 섞어 콘크리트를 만들어 작업을 할 땅바닥과 불록벽과 스레트 사이에 체워 넣었다. 또한 벽체를 불록 벽돌로 쌓을 작업은 내가 주관하였고 아내는 뒷모드(보조자)를 담당했다. 사실 아내가 삽질을 하여 모래와 시멘트를 혼합하는 일은 힘이 드는 일이었다. 그렇지만 둘이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이렇게 우리들은 몇 년을 고생하며 이곳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중앙의 B 동 건물이 임대가 들어왔으며 사람들이 좋다는 점이었다. 적어도 2년동안 전기세를 십만원 씩 공짜로 내지 않아도 되었으니까?   

  찾아온 사람은 이곳의 원 주인이었다. 축사를 하다가 부도를 낸 사람.
  그는 커피를 난로가 있는 B 동에서 잠시 밭에 심을 마늘을 손질하러 왔다고 했다. 자기가 살고 있는 곳은 우리 옆의 1000평 가까운 밭이었고 그곳에 조립식으로 5평 남짓 지은 건물에서 살았다. 그런데 그 내부가 온갖 고물 들로 가득차서 앉을 자리조차 없었던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침대가 하나 놓여 있고 부엌 싱크대가 있었지만 방을 점령한 것은 그가 고물상으로 전전하는 동안 조금이라도 돈이 된다는 귀중품들(신주, 물에 젖으면 안되는 물건)이었다. 그것을 방안에 너저분하게 진열해 놓았으므로 앉을 자리조차 없었을 것이고 마늘을 다듬어 밭에 심으려니 그럴 공간도 없어서 찾아와 잠시 난로 앞에서 앉아서 작업하다가 갈 속셈으로 찾아 왔다고 나는 짐작하였지만 그를 불러서 차를 한 잔 마시자고 세입자에게 말했다. 이윽고 그가 왔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우린 정말 악연이었다. 적어도 처음에는.... 
  "계속 여기로 출근하더니... 잘 되었네요! 이렇게 공사를 하여 이만큼 보기가 좋게 되었으니..."
  그가 내게 말했지만 나는 똑같은 장소에 시간을 뛰어 넘어 함께 서 있는 것같은 착각을 느꼈다. 그가 이곳을 처음 만든 장본인이었지만 지금은 천양지간으로 달라져 있었다. 이곳은 총총히 파이프 기둥이 세워져 있었다. 바닥은 뒤의 밭에서 흘러내린 진흙으로 축축히 젖어 뻘흙에 온갖 풀과 지렁이가 밟히고 소똥이 군더기씩 남아 있었다.
  "저, 점심 때, 창문을 사러 갈 건데... 유리 창문 좀 골라 주세요?"
  그는 현재 축사와 고물상을 병행하고 있었으므로 밭의 3분의 1은 그 공간이었다. 하지만 송아지를 사다가 중소를 만들어 팔았으며 고물상은 온갖 잡다한 쓰레기가 난무한 그야말로 쓰레기장이었다.

  "찾아보지요!"
  그의 얼굴이 회심에 젖었는데 비열하리만큼 쾌재가 번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소주 한 병을 사다가 이다금 혼자서 홀짝 홀짝 마셨으며 다른 사람과 절대로 함께 하지 않을 만큼 구두쇠 소리를 듣는다. 그의 부인은 백혈병을 앓았으며 이따금 피주자를 맞는다고 했다. 항간에 떠드는 소문은 아내의 병 치료와 노름 때문에 부도를 냈다고 하기도 했다.
  "창문 한 짝에 얼마여요?"
  내가 단가를 물었다.
  "글쎄요? 얼마면 되겠어요?"
  그에게 가격을 말할 때는 뜸을 들여야만 했다. 그렇지 않으면 터무니 없는 가격을 제시할 테니까? 어쨌튼 창문을 가져다 놓고 팔지도 못하고 쌓아 놓고 있었으니까!
  "새 것이.... 여보, 먼저 샷시 공장에서 열 개 살 때 얼마 줬지?"
  내가 옆에 있던 아내에게 묻자,
  "4만원씩 40만원 줬잖아요?"하고 아내가 다시 묻는다.
  "그랬지!"
  옆에 있던 고물상 주인은 이윽고 입을 떼었다.
  "열 개.... 반 값에 드리지요!"
  "그럼, 그렇게 해 주세요!"
  나도 그도 만족을 하고 그렇게 해서 창문을 다시 열 개 구입을 하게 되었다. 그리는 우리가 작업을 하는 동안 내내 유리창과 틀을 손수 들어다가 이곳까지 배달을 했고...

- 생각 모음 -
  내가 만약 '경매로 낙찰 받은 축사'에 관한 내용을 소설(Fiction) 으로 쓴다면 위의 박 윤식(가명)이라는 사람의 인물에 관한 다양한 얼굴을 그려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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