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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로 낙찰 받은 축사
법원 경매에서 낙찰 받은 축사 (81)-運命 (2008-04-09 04:06:20
2009.03.10 08:24
내가 알고 있는 내용을 이사 오는 사람에게 알려 주워야만 했으므로 결국 그 아주머니에 관계되는 사연을 끄집어 내지 않을 수 없었다. 축사와 관계된 사람들의 얘기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마을이 형성되어 있는 작은 야산을 넘으면 바로 복숭아 밭 다음에 축사였던 것이다. 그 마을에는 100여가구의 사람들이 살았으며 한 여인의 기구한 운명도 그렇게 피어 났는데 어찌보면 책으로 써내도 몇 권은 됨짐하였다.
60대가 약간 넘어 보이는 아주머니는 키가 잘달막고 얼굴이 둥굴었으며 풍수끼가 있어 보였다. 아무에게나 자신의 신세타령을 하는 것으로 보아...
"내가 이곳에서 살게 된 것은 우연이 떠돌다가 멈춘 곳이지요! 마치 부평초와 같았어요! 내 고향은 경상 남도였는데 어느날 써커스 단원이 찾아왔고 그 사람들을 따라 다니다가 이 곳에 우연히 찾아 왔었지요! 옥천역에서 갈곳이 없어 망설이고 있는데 예전에 나이가 지극하신 분이 찾아 와서 이러지 뭐예요! 네가 정말 밥만 먹여주면 살겠느냐? 그래서 예!하고 대답했지 뭐예요! 한편으로는 갈 곳이 없다보니 아무 곳이면 어때하고 마음을 굳게 먹고 그 사람 뒤를 따라 이곳까지 왔는데 한 병신같은 남자를 소개했고 억지로 결혼까지 하여 지금에 이르렀으므로..."
나는 그녀의 말을 듣고 선녀와 나무꾼의 얘기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처럼 그녀의 운명은 기구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세 딸을 내리 낳고 아들 하나를 낳았다. 세 딸들은 모두 연애 결혼을 하여 이미 애를 낳고 살림을 차렸다는 거였다. 세 째 딸은 학교 다닐 때 벌써 남자를 알아서 학교를 중태하고 말았는데 그 때문에 시동생에게 늘 손가락질을 받았다는 거였다.
못내 서운하여,
"글쎄, 우리 시동생이 늘 우리 애들을 편애하고 싫어 했는데 제 딸이 어땠는지 알아요! 학생 때 남자를 알아서 연애하지 않았겠어요! 제 눈에 절구공이 들었는데 남의 눈에 티가 들었다고 흉을 보니..."
이 여자의 시동생이 바로 우리 축사에서 수백마리의 송아지들을 기르다가 경매을 당한 B라는 사람이었다. 그 시동생으로 인하여 피해를 많이 받았으므로 항상 불만을 갖고 있었던 모양이다. 우리를 만나서 얘기를 시작하면 그 소리였다. 한 번 이야기 보따리를 끌러 놓기 시작하면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길은 사연이 줄줄 이어지는 것이었다.
나와 아내는 그녀의 사연을 듣고 있다보면 기구한 운명에 한편으로는 불쌍하고 측은한 생각이 들곤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