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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성에서 ...

체육관 탁구(다목적)실에서... (52)

2016.07.27 12:41

文學 조회 수:95

작열하듯이 뜨거운 태양이 내려 쏘이는 대지. 불덩이처럼 이글거리는 햇빛은 초록으로 장식한 산골짜기를 한 바퀴 돌아 내려와서 비추기 시작합니다. 구름에 가려진 듯 계곡을 여기저리 그림자로 얼룩지게 하지만 언 듯 빗발이 비치는가 싶다가 이내 다시금 태양빛으로 장식을 하고 뜨거운 열기에 지열이 경운기로 갈아 놓고 콩심는 기계로 들깨를 심어 놓은 밭을 뜨겁게 달구어 놓았습니다.

 

714. 청성의 470평 밭에 예초기를 갖고 와서 허리 높이까지 자란 풀과 망초대를 베어 냈습니다.

715. 예초기로 베어낸 바닥에 따개비처럼 다닥다닥 붙어서 자라고 있는 잡풀 더미 위해 마치 월남전에 헬기에서 고엽제를 뿌릴 때처럼 질통으로 등에 메고 다니면서 뿌리는 농약 통을 짊어지고 무려 일곱 번째 농약을 뿌려서 풀을 말끔히 제거하였습니다.

그렇지만 다음 날인 716일에는 제주도에 머물고 있던 장마전선이 잠시 북상을 하여 한바탕 비를 진탕 뿌려 대었습니다.

다시 717일 일요일에 아내, 아들을 대동하고 보무도 당당하게 셋이서 분담을 하여 경운기로 밭을 갈고 고랑을 만들고 그리고 콩심는 기계로 들깨를 맞춰서 심었습니다.

아마도 이렇게 연속하여 밭에 나오는 중에도 그날 저녁에는 다목적실에 탁구 동호회에 나가서 탁구를 쳤었지요.

 

문제는 일주일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비가 오지 않는 날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러므로 그렇게 힘든 밭에 이번에 가뭄이 극심하여 싹이 돋아나지 않게 되자 한편으로는 속이 타들어 가는 건 어쩌지 못하였습니다. 부모가 자식 된 마음이라고 할까요? 농작물을 심어 놓고 그것을 관리하는 몫은 하늘이 대신하게 됩니다. 적절한 비와 태양을 내려서 일용할 곡식이 자라고 영글어서 수확을 하게 하니까요.

 

할 수 없이 삼 일전 24600리터 물통을 두 통이나 1톤 차에 싣고 물을 주러 갔습니다.

오후 3시 쯤 도착하여 물통을 5미터 아래 쪽 농로 옆에 차를 주차해 놓고 태양광으로 전기를 생성하는 모듈 판을 화물차 운전대 위에 펼쳐 놓고 충전된 자동차용 배터리에 전선을 연결하여 그것을 다시 수중 펌프에 연결시키자, ""하는 소리와 함께 물이 10미터짜리 물 호수를 타고 나오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금방 밭에 붓고 집으로 돌아갈 것 같던 생각과 다르게 수압이 약한 자동차 배터리용의 수중 펌프는 최고의 언덕 높이가 10미터쯤 되는 밭에까지 물을 끌어 올리지 못하는 게 아닙니까?

어이쿠, 큰 일 났구나! 물도 주지 못하고 그냥 돌아가야 할 판이네…….’

하지만 내가 누굽니까? ‘옥천읍에서 청성면 거포리까지 12km 넘는 거리를 운행하여 찾아 왔는데 목적인 물을 밭에 주는 것도 못하고 돌아간다는 사실은 마음이 도무지 허락하지를 않았습니다. 어떻게 해서든지 물을 밭에 주워야 한다는 일념으로 방법을 찾았습니다.

 

마침 밭에서 500여 미터 떨어진 전원주택에서 한 달 전에 이사를 왔다는 나이가 비슷한 사람이 부산에서 이사를 왔으므로 나는 친구처럼 사귀면서 가깝게 지내려고 반갑게 인사를 하면서 먼저 왔을 때도 닭 한 마리와 김밥을 10줄 사다가 세 줄은 놓고 가서 나머지는 아내와 아들 그렇게 셋이서 먹고 밭에 들깨를 심었던 적이 있었으므로 그들 내외가 1톤 화물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소리치는 것이었습니다.

안녕하세요!”

그들 내외의 목소리가 맞은편 산등성이가 있는 우리 밭까지 들려 왔으므로,

오셨어요!”하며 화답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기적처럼 방법을 찾아냈는데 머릿속에서 그 영감은 최후의 선택처럼 내게 가능성을 열어 놓았던 것입니다.

이곳 청성면 거포리 평화마을이라는 곳에는 내 나이 또래인 50대 중반의 사람들이 거짐(사투리. 거의) 살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러다보니 농사를 지으러 몇 차례씩 찾아 갈 때마다 여간해서는 도움을 받지 않았고 그럴 생각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밭 앞에 한 체의 전원주택이 아담하게 생기고 그곳에 나와 연배가 맞는(2살이 적은 남자) 사람이 부산에서 이사를 와서 살게 되었다는 사실 때문에 여간 반가운 게 아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서슴없이 찾아가서 부탁을 하고 필요한 도구를 부탁하기도 하였는데 먼저 왔을 때는 호미, 곡괭이를 빌려서 밭에 고랑을 만들었고 200평정도 되는 아래 밭에 나뉘어져 있는 또 다른 곳에 아내와 아들이 콩을 심기도 했었습니다.

 

이번에도 나는 그들 부부가 집에 도착하자, 무언가를 부탁하러 찾아 갔는데 집에서 갖고 온 도넛을 네 개들과 갔습니다. 아내가 처형이 대전에서 길거리 포장마차 장사를 하면서 남겨 놓은 것을 바리바리 싸줘서 냉장고에 넣고 농사를 지으면서 갖고 오곤 했었습니다.

내가 그 집 싸리문(철문) 앞까지 오자 남자가 반색을 하면서 나와 대문을 따 줍니다. 나는 그들 부부가 사람을 무서워 한다는 사실을 알고 대문에 빗장을 잠그는 것에 개의치 않습니다. 한 번은 동네에서 노파가 찾아와서 무식하게 대들고 겁을 주면서 고래고래 소리친 뒤로 여자 분이 심장이 벌름거리고 하다가 그만 병원에 입원한 적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 내용까지도 알고 지병으로 인해서 지레 죽게 생겼다고 남편이 시골로 들어가서 요양하자고 청산으로 전원주택을 짓고 보은에 남편 직장을 얻어서 출근한다는 사실까지도 알고 있었지요. 그리고 일요일에는 잠시 다른 곳에 나갔다가 내가 물을 주려고 와서 수압이 약해서 물을 주지 못할 때 마침 집에 돌아왔고 반가운 나머지 헐레벌떡 대문으로 달려와서 내게 문을 열어 주면서 그가 묻습니다.

더운데 여간 힘든 게 아니지요?”

이거 도우넛쓰(도넛)인데, 내가 한 개 먹을 테니 나머지는 드시지요!”

나는 줄게 없었으므로 그거라도 주고 싶어서 차에 있던 것을 갖고 나왔었다.

들어오세요! 시원한 냉커피를 드릴 테니…….”

방 안에서 창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그의 부인이 반색을 하면서 소리쳤다.

그리고 내가 필요한 물건을 빌리는 동안 그녀가 냉커피 두 잔을 쟁반에 받쳐서 갖고 나왔습니다.

, 우린 아마도 이렇게 해서 서로 인연을 만났는지도 모른다. 시골은 늘 인심이 좋다는 말이 옛말인데……. 이들처럼 인심이 좋은 사람들이 어디 있던가! 지금은 노인들이 살고 있는 농촌 인심은 야박하고 쌀쌀 맞아서 무엇 하나 빌리고 부탁을 하기 쑥스러웠는데 이들 부부는 그렇지 않고 너무도 서슴없이 대하지 않은가! 내 나이 57. 이제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게 좋아 보이다니! 그동안 움츠리고 숨어들고 싶었지만 탁구 동호회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어울리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사람들을 사귀게 되고 그들 각자의 삶이 있었고 다만 탁구를 치러 다목적실에 나와서 함께 탁구를 치면서 사람 냄새를 풍기면서 육체가 온 세포, 근육, 긴장감, 호감... 등으로 상대하면서 서로 함께 즐기는 자리에서도 나는 이제 찾은 자유로운 세계를 접하면서 지금까지 삶에 지치고 죽을 것처럼 병이 든 육체에 활력을 넣고 생명으로 팔딱거림을 온몸으로 느끼게 되지 않았던가! 하지만 농사일은 자연과 더불어 내가 재배하는 작물에 대한 또 다른 의무이자 부모의 심정이구나! 그것은 신처럼 작물에 대하여 신이 주신 엄격한 의무감을 갖게 하여 다시금 그런 높은 가치를 추구하는 느낌을 베풀게 한 것처럼 내 자신이 위대하다고 생각했었다. 그렇지만 내 품에 안고 있는 작물이 이제는 물이 없어 말라죽고 싹이 트지 않는가. 그리고 그 문제를 다소 해결하려고 찾아온 청성에서 나는 동질성을 갖고 있는 친구를 만나서 반갑게 맞이해주고 같이 위로해 주니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이것이 바로 뚜렷한 삶의 목적이 아닐까? 그것은 바로 전원생활이 주는 너그러움 마음과 자연에서 주는 그만큼의 (베푼) 은혜. , 신의 손길은 바로 내 몸에 그 어딘가에서 다시 살아나고 그의 손에서도 그런 느낌이 보인다. 전원에서의 삶은 바로 신과 가까이 접하는 것이라는 것. 아마도 그런 자애로운 빛이 온통 이 산골짜기에 내려와서 그의 집에 머물러 있음을 보는 건 까닭 모르게 내 가슴에 숨어져 있는 외가에서의 농촌 생활에 젖던 그 자연에의 동경은 아닐까?’

그런 생각으로 나는 거의 온화한 느낌으로 가득한 친구를 쳐다보았습니다. 그의 아내가 차갑게 얼린 얼음을 띄운 냉커피를 들고 나왔으므로 우린 그것을 갖자 들고 마셨다.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차가운 기운. 뜨거운 몸에 그처럼 찬 기운이 중화시키기 위해 몸부림을 치는 것처럼 입속과 목구멍을 타고 내려갔습니다.

먼저 들깨를 심고 가뭄이 들어서 말라 죽을 것 같아서 물을 주러 왔더니 수압이 양해서 물을 주지 못하겠네요! 물을 담는 그릇과 조루 좀 빌려 주세요!

. 그거요? 넓은 대야는 저쪽에 있고 물 조루는 텃밭에 있나 본데…….”

그러면서 붉은색의 그릇인 대야를 건네주기에 물 조루를 받아서 갖고 나왔습니다.

 

그 뒤, 나의 고행은 시작되었습니다.

물 대야를 밭의 가장 낮은 지역에 놓고 약한 수압 탓으로 그곳에도 겨우 올라오는 물을 받아서 물 조루에 담고 밭고랑을 걸어 다니면서 뿌려 주는 일이었습니다. 그런 짓을 밤이 오고 어둠 컴컴할 때까지 계속하였는데 중간에 태양이 지고 태양광전기가 나오지 않자, 자동차 시동을 켠 뒤에 그곳에 배터리에 다시 전선을 연결하고 물통에 담긴 수중 펌프를 돌렸습니다. 그 펌프로는 고작 5미터 높이의 밭으로 올라오는 입구 쪽만 겨우 물 호수로 공급할 수 있었을 정도였지요. 하지만 경사진 밭까지 올라와서 물이 나오는 것만 해도 어딥니까?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차를 세워둔 5미터 아래 쪽 농로 길까지 내려가서 물 조루를 갖고 와야만 하였으므로 그건 참으로 못할 일이었습니다. 포기할 수밖에 없었겠지만 그나마 밭 위에서 물을 받는 것만 해도 감지덕지 한 일이라!

과분한 처사.

너무도 훌륭하게 보이는 사치.

그런 생각을 하면서 수백 번은 물 조루에 물을 담아서 밭에 뿌렸습니다.

 

이틀이 지난 어제 726일 화요일.

탁구 동호회에 나와서 레슨을 받고 그동안 함께 알고 지내온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탁구를 칩니다.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그 세 시간 동안 그 안에 담긴 사람들이 함께 만나서 탁구를 칠 수 있다는 사실. 아마도 밭에서 물을 주던 그 순간 나는 이렇게 탁구를 치면서 체력을 길러 왔었습니다. 그리고 탁구를 치는 순간과 밭에 물을 주는 순간이 너무도 같은 느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불현 듯 이런 모습의 내 머리에 각인되는 아마도 조금은 낯설었던 느낌을 지금은 이상하게 동질로 받아들이고 있었습니다. 참으로 이상한 것은 탁구를 치러 오기 전까지 나는 많은 망설임을 갖고 다시 청성에 찾아가서 물을 주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른다는 또 아른 의문점을 재기 했었습니다.

탁구를 치는 그 시간에 물을 주지 않은 내 밭에 심어 놓은 들깨가 죽고 있다는 사실이 떠나지 않고 있었으니까요!

 

470평의 위 밭. 170평 아랫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