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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성에서 ...

청성에서... (17)

2014.07.14 20:56

文學 조회 수:4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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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쟁기로 갈아 놓은 밭에 오늘은 팥을 심었다.

다섯 되(되박, 종발, 측량단위) 정도 되는 양을 '콩심는 기계'에 넣었는데 세 개씩 빠져 나오게 했는데도 절반도 심지 못하고 그만 떨어졌다. 

  그리고 제초제를 뿌렸다. 엎어져서 질식해 죽어 있을 것도 같은 풀 줄기가 보이는 곳마다 찾아서 제초제를 20kg 짜리 분무기를 등에 짊어진 체 왼 손으로 손잡이를 아래 위로 작동 시켜서 압력을 형성시켰다.

  "뿍뿌욱! 뿌우욱!"

  손에 묵직하게 느껴질 때까지 계속 흔들어 대면 묵직한 느낌이 점점 심해지고 오른 손으로 잡은 분무기 대를 풀이 죽지 않은 곳에 뿌려 대는 것이다.

 

  오늘은 조금 일찍 끝났지만 집에 돌아오니 오후 3시였다. 경운기까지 싣고 왔으므로 내려 놓고 나서 옥천 시장에 전기 자전거를 타고 가서 팥을 샀다.

  "아주머니 팥 좀 사려고 하는데 한 되에 얼마여요?"

 

  옥천 재래 시장에는 3일 장과는 상관없이 아무 때나 필요한 물건을 구입할 수 있어서 좋았다. 난전이나 다름바 없었다. 다만 높은 건물에 기둥이 박혀 있는 것과 2~3평 정도 되어 보이는 바닥에 한 광주리씩 분류해서 놓고 파는 것이 다름 뿐이었다. 그것이 장날 천막 안에서 팔 때와는 사뭇 달라 보였을 뿐이었다. 시장내에 같은 장사를 하는 곳이 두 곳이나 될 수도 있었는데 전에는 잘지 못했다고 할까? 이번에는 동 쪽편에서 들어 섰기 때문에 반대편에서 진입했던 작년과는 달랐던 것이다. 

  "이것도 사 주세요!"

  바로 곡식을 파는 곳 오른쪽 편의 과일가게 아주머니가 자기 물건도 사 달라고 성화였다. 그렇지만 나는 구입할 의도가 전혀 없었으므로,

  "글쎄요! 생각이 없네요!"하며 얼버무렸으므로 두 어번 더 내게 호객을 하였지만 나는 웃으면서 대꾸도 하지 않았다.

  

 작년에 구입한 곳은 서 쪽편에서 들어 서면서 두 서너 구역을 거친 뒤에 바로 찾을 수 있었다. 나는 동 쪽에서 진입했으므로 그곳까지는 아직도 멀었다. 그래서 되돌아섰고 처음 본 그곳으로 되돌아 섰던 것이다.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 가야만 했다. 그런데 그곳의 할머니에게 작년에는 비싸게 주고 구입했으므로 올 해는 가격이 어떤가 싶어서 물어 보게 된 것이다.

  "육 천 원인데... 얼마나 드릴까요?"

  "그러 심어서 나오나요?"

  "그럼요! 농사 지은 건데..."

  "그럼, 다섯 되 주셔요!"

  나는 원 떡이나 싶었다. 작년에는 한 되에 이 만원 씩 다섯 되를 구입했었기 때문에 너무 저렴한 가력에 놀랬다. 한편으로는,

  '농사를 지어서 겨우 이걸 받을 것인데 무엇 때문에 농사를 짓는가!' 싶기도 했다.

  한 마디로 만감이 교차한다.

 

  기가 막히다고 할까?

  오늘까지 이틀 째 밭에가서 농사를 짓는 데 그 품이 돈으로 따진다면 겨우 몇 만원에 불과할 것이기 때문이다. 너무나 어이가 없었다. 그럴 거면 차라리 시장에서 사 먹는 게 더 나을 것같았다. 그런데,

  ' 죽어라고 농사를 짓는 이유가 뭔지...' 

 

470평의 위 밭. 170평 아랫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