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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성에서 ...

청성에서... (9)

2013.10.25 08:36

文學 조회 수:918

아침 날씨가 의외로 싸늘하다.

방 안에서 밖에 나가보지도 못했지만 어제 밭에서 보리를 잔뜩 베어 차에 실려 있는 상태였다. 오후 6시 30분에 집에 돌아 왔는데 사방이 깜깜해 졌었다. 오늘 아침에는 몸이 무겁고 날씨가 싸늘해서 조금 늦장을 부리는 것이다. 계속하여 밭 일을 해서 피로가 가중한 것일까? 오른쪽 가슴 부분에서 통증이 느껴져서 만져보면 견린다.

  "어디사 부딪혔는지 오른쪽 가슴이 손가락으로 눌러도 아프네!"

  "병원가봐요!"

  "병원가면 다 나아?"

  "이참에 의료보험에서 나온 무료 검사를 받던가!"

  아내는 내가 무료 검사조차 받지 않는다고 늘상 성화였다. 50세가 넘어서면서 2년에 한 번씩 종합검진을 받으라고 의료보험 공단에서 쪽지가 나왔지만 번번히 가지 않았었다. 

 

  몸이 무거워서 아침에는 조금 늦장을 부리게 된다. 농사 일 때문에 육체가 과로한 듯 해서 어제는 밤 10시에 잤었다. 그 전날에는 서울 출장 때문에 새벽4시 30분에 일어 났었다. 밤 12시에 잤었으므로 불과 네 다섯 시간 잤던 것이다. 왼쪽 가슴의 뼈가 손으로 문질러도 아팠으므로 원인을 가만히 생각해본다. 어제도 청성의 밭에서 경운기의 시동을 걸려고 하다가 호흡을 크게 쉴 때마다 통증이 느껴질 정도였었으므로 이상하다 싶어서 비염을 의심해 보았지만 그것은 아닌듯 실었다. 비염이 심하게 되면 코가 뻑뻑하고 막혀서 가슴 휭견막 부분이 결리곤 했었다. 이것은 흉부의 뼈에 이상이 있다는 신호였다. 손가락으로 뼈를 눌러도 약간의 통증이 전달해 왔다. 전에 자등차 밑에 들어갔다가 유압작기가 빠지는 바람에 위에서 내리치는 자동차로 부터 부딪혔을 때 뼈가 이상이 생긴 것과 같은 증상이었다.  

 

  오늘은 보리순을 씻어서 건조기에 넣을 것이다. 

  겨울로 가는 길목에 서 있는 것처럼 날씨가 점점 추워진다. 그렇지만 자연을 품는 것은 순종하는 도리 밖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지 않은가! 어제 청성의 밭에서 팥들을 보았는데 다른 곳보다 더 못하였다. 고라니가 찾아와서 모두 뜯어 먹고 콩(팥)깍지가 매 달리지 않은 앙상한 가지만에 찬바람에 나무끼고 있었던 것이다. 위에 밭으로 짐칸이 달린 경운기를 끌고 올라가기 위에 위의 부분만 베어 냈었다. 콩깍지가 들어찬 것은 얼마 없어서 한 되도 수확하지 못했다.

 

  수확을 하지 못할 정도로 흉작인 팥나무를 보면 너무도 힘들었던 여름철이 생각난다.

  무얼 그리 여름철 땡볕에서 팥을 심고 김(풀)을 메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그렇지만 내년에는 더 잘할 수 있을까? 물론 울타리를 치고 고라니가 들어오지 못하게 하면 지금처럼 되지는 않으리라! 분명한 사실은 섵부른 농사꾼이 이렇게 실패를 보게 됨으로서 어떤 심정이 될지는 자명하다. 실패를 보면서 농사를 계속 짓겠다는 사람이 있을까? 무참히 깨져 버린 고역의 삶(여름철 그다지도 힘들어던 기억을 떠올려 보면 충분히 그럴만도 하였다.)에서 이제 가을철 수확을 하지 못하고 버려둘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심정. 정히 기억하기론 올 해 두 번째의 실패였다. 그렇지만 한 번은 실패를 봐았지만 다른 한편은 성공했으므로 그다지 손해는 아니라고 낙관을 한다.

  어제 보리를 벼온 곳은 봄에 보리가 모두 말라 죽어서 실패를 하였고 팥이 흉작이 들은 곳은 봄에 버리가 풍년이 들었던 곳이었다. 

470평의 위 밭. 170평 아랫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