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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성에서 ...

청성의 밭에서...

2015.06.28 21:35

文學 조회 수: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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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늘은 청성으로 경운기 로우터리를 싣고서 갔다왔다.

  6월 28일 일요일.

  며칠 전, 군서 산밭은 갈아서 들깨를 심었지만 청성의 밭과 논에는 아무 것도 심지를 못했으므로 걱정이 태산 같았다. 날씨는 한 여름으로 접어들어 가는 데 밭을 갈고 무언가를 심어야만 하였으므로 가급적이면 더 늦기 전에 서둘러야만 했다. 하지만 마음은 그렇지 않았는데 할 일이 태산 같았다.

  현실적으로 농사를 겸업으로 해서 이득될 게 전혀 없었다.

  사실상 농사로 돈을 벌 수 있다는 건 거짓말이었으니까. 작년의 경우를 보아도 청성의 논에는 들깨를, 밭에는 팥을 심었었는데 팥의 경우 줄기를 낫으로 잘라서 집으로 갖고와서 다이 위의 인도변에 일주일째 말리고 난 뒤 콩터는 기계에 넣어서 탈곡을 했었다. 마대 자루에 3자루를 수확하였는데 팔지는 못하고 남을 주고, 밥에 넣어 먹은 게 고작이었으니...

  "차라리 올 해는 들깨를 심어요!"

  아내도 농사가 헛 일이라는 것을 안다.

  그래서 내가 군서에 밭을 갈 때도 따라 가지 않고 나만 초석잠을 심은 곳에서 잡초를 뽑았었다. 그리고 오늘 밭으로 불쑥 가겠다고 할 때도 혼자서 갔던 것이다.

  

  원하는 작물을 심기 위해서는 시기를 잘 선택해야만 한다. 특히 내가 심으려고 하는 들깨의 경우 모종을 하지 않고 직접 콩심는 기계로 심어야만 하므로 좀더 빨리 심을 필요가 있었다.

  지금 심는다고 해서 빠른 것도 아니었다. 어쨌튼 출발을 할 때는 옥천 시내 김밥집에서 다섯 줄을 사서 집에 두 줄을 놓고 가지고 갔는데 그것도 점심때 절반을 먹고 오후 4시쯤 나머지를 먹었다. 아내가 싸 준 도너스와 식빵을 함께 먹으면서 하루를 버티면서 경운기로 밭을 가는 건 그만큼 힘의 안배가 필요하였으므로 음식을 나누워서 섭치할 필요성이 있었다.


  군서에서 밭을 갈 때, 전혀 준비하지 않은 음식물로 인하여 나는 탈진 상태에 이르렀고 근처 농가를 찾아가서 밥을 얻어 먹었 던 과오를 저질렀던 건 그만큼 무모했기 때문이라면 지금은 너무 많이 싸간 음식을 조금씩 나누워서 섭취할 필요가 있었다. 


  처음에는 170평 논을 밭으로 만든 A 지점은 쉽게 밭을 갈고 들깨를 콩심는 기계로 심었다.

  두번째는 470평 B 지점의 밭을 갈았다.


  B 지점은 경운기로 밭을 갈고 콩심는 기계로 팥을 심게 되면 이틀 정도 소요하는 곳이다. 작년에 하루 전 날 도착하여 밭을 갈다가 새벽녁에 일어나서 갈았던 것 같다. 

  어쨌튼 농사를 짓는 건 그다지 달가운 일은 아니었다.

  적어도 육체적인 노동이 필요했다. 그것도 보통 힘으로는 어림도 없었다. 중노동이며 사실상 농작물을 관리하려면 그만큼 경험에 따른 적시적소의 방법으로 관리가 필요하게 된다. 그러다보니 조금만이라도 게으르게 되면 가을에 농작물을 하나도 걷지 못할 수도 있었다.

  심는 것외에 다음에는 풀을 메야만 한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으면 밭 전체가 잡초로 뒤덮여 버려서 정작 필요한 농작물은 보이지도 않고 온통 잡초로 뒤덮여 버리곤 했었다.

 

  2. 농사를 짓는 것 중에 밭을 가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우선 농작물을 심기 위해서 딱딱한 땅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서였다.

  또한 그 뿐만이 아니고 온통 풀로 뒤덮인 밭을 갈아 엎으면서 풀이 모두 으깨져서 묻혀 버리게 된다. 그렇게 하여 풀을 죽이는 효과를 볼 수 있었지만 흙에 묻혀 있다고 완전히 죽어 버렸다고는 할 수 없었다.


  잡풀로 뒤덮여 있던 밭을 갈아 엎고 농작물을 심기 위해서 경운기의 로우타리로 갈아 엎는 것이다.



  3. 작년에는 팥을 심었었는데, 올 해는 들깨를 모두 심으려고 한다. 사실 들깨는 모종으로 심어야만 했다. 

    주변에 F 라는 아주머니가 내가 있는 밭에서 마주보이는 다른 산의 하부 쪽에 밭에서 들깨를 심고 있었다. 모종판에서 갖고와서 그것을 호미로 세 개씩 집어 들고 골을 따라서 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내가 심는 방식은 달랐다. 콩심는 기계로 심는 것이다. 


  4. 오전에는 A 지점을 갈았고 오후부터 B 지점을 경운기로 갈기 시작했는데...

  사실 오전 11시 쯤에 A지점은 모두 끝낼 수 있었다. 이곳은 불과 170평 크기이며 그것도 절반은 옥수수를 심어 놓았기 때문에 절반만 갈게 되었다. 옥수수는 보리를 베어내고 심었으며 그 사이 사이에 호미로 심고 제초제를 뿌렸었다. 그런데 가뭄이 들었던 탓에 옥수수가 나오지 않은 곳이 많았다. 빈 곳을 땜방할까? 하다가 그렇게하지 않은 것은 시간이 없어서다. A지점과 B 지점에 모도 밭을 갈고 들깨를 심어야만 하였으므로...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오늘 모두 끝낼 수가 없으리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A 지점인 논을 밭으로 만든 170평의 경작지만 끝내고 집에 돌아갈 예상이었지만 너무 일찍 끝났기 때문에 욕심이 났다. 

  B 지역은 돌밭이었다. 

  그러다보니 로우타리를 경운기로 치기가 힘이든다. 

  돌에 쇠날이 부딪히면서,

  "쨍그랑!"

  소리가 요란하게 일어나면서 경운기가 튀어 올랐으므로 힘껏 눌러 주지 않으면 안 되었다. 

  작년에는 쟁기로 갈았었다.


  물 맛이 꿀맛이다.

  물처럼 좋은 게 없다.

 큰 통으로 갖고간 물을 거짐 다 먹었다.

  뜨거운 태양이 머리 위에서 이글거린다.

  경운기의 손잡이를 양손으로 붙잡고 튀어 오를 때마다 온몸으로 눌러 주어야 했으므로 무척 곤혹스럽다. 그런만큼 육체적인 체력이 더 소모될 뿐이다.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었다. 50여미터의 밭을 왕복하면서 수없이 많은 땅에 흔적을 남겼다.

  대단한 인내가 요구되는 부분이었다.

  470평 크기의 밭에 계속하여 왕복으로 왔다갔다를 반복하면서 갈아 나가는 게 여간해서는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470평의 위 밭. 170평 아랫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