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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성에서 ...

1. 밭에서 농사를 하는 것도 체력이 따라 줘야만 한다.

탁구장에서 탁구를 치는 것도 체력이 따라야만 가능하다.

공장에서 기계 만드는 본업에 치중할 수 있는 것도 물론 똑 같은 상황이고,

글을 쓰고 책을 출간하기 위해 컴퓨터로 편집 작업을 하는 작업도 마찬가지로 체력이 우선한다.


  위의 4가지 사실은 모두 한 통 속이었다. 같은 일맥으로 상통한다고 할까?

  어찌보면 가장 우선하는 게 체력임을 알 수 있다. 중요한 건 건강하지 않으면 가능하지 않다는 사실. 그러고보면 지금의 내게 가장 우선할 수 있는 체력을 추구하는 목적은 성공한 셈이다.


2. 오늘도 날씨는 화창하다. 오늘부터는 공장에서 기계제작에 전념하려고 한다. 내일은 비가 온다고 하는데 과연 내릴지는 가 봐야 알겠고...


  너무도 화창한 날씨.

  어제는 청성으로 가면서 너무도 찬연한 햇빛에 반짝이는 자연적인 풍경. 외길로 구불 거리는 옥천에서 청성으로 가는 지방도로, 그것이 유일한 도로였고 한 바퀴 돌아서 멀리 이어지는 도로이긴 했지만 주변에 산이 있고 밭이 비탈길에 내려 앉듯이 길 옆에 늘어서 있는 풍경을 보는 순간 내가 일을 하고 있는 게 너무도 고통스러웠다.

  '왜, 여행을 가보지도 못하고 일요일에도 밭에 나갈까!' 하는 안타까운 현실에 그만 눈물이 핑 돌았다. 갑자기 이런 화창한 날씨에 아내와 함께 여행을 다니고 싶다는 간절한 생각이 앞을 가로 막고 있었는데 그 짧은 순간에 나는 모든 걸 고개를 좌우로 흔들어서 물리치지 않을 수 없었다. 어떻게 그런 생각이 떠 올랐는지 한 순간 간절한 소망이 되었지만 그것보다 청성에서 7월 7일 일요일과 7월 8일 월요일까지 밭에서 들깨를 모종하고 너무 웃자란 콩의 목을 잘라 주지 않으면 안 되었다고 생각하자, 찡 한 충격이 격정으로 밀려 왔으니...

  어찌 상상이나 했던 일인가!

  화창한 맑은 태양과 푸른 하늘, 초록의 야산으로 둘러 쌓인 배경에 휩싸여 구불거리는 2차선의 도로가 마치 초록의 장막 속으로 구비구비 흐르는 것처럼 이어지고 있었는데 그 선명한 원색의 빛에 취하듯 마음이 녹아 버리었던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가뭄으로 인하여 들깨는 말라 죽기 직전이었고 들깨모를 옮겨 심어야만 하는 곳이 아직도 밭의 3분의 1을 찾이하고, 콩 밭에는 웃자란 콩대가 덩쿨로 치속아 오르기 일보직전이었다. 


  이 모든 게 농사 지으허 가는 오늘 할 일이었지만 그것도 이틀에 나뉘어서 할 정도로 하루는 벅찬 분량이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농사 일에 시간을 많이 빼앗기게 된 것일까?' 하는 점이 갑자기 부각된다.

  올 해는 경기가 없었으므로 본업이 기계 제작의 주문이 들어오지 않은 게 무엇보다 시간을 많이 할애하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농사 일에 적극적인 상황이 전개되고 그로 인해서 몸이 더 자주 가서 농사 일에 집중하였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연출된다고 마냥 좋아지는 건 아니었다. 오히려 더 불리해 질 수도 있었다. 계속 몸이 매여 버렸고 더 많이 꼬여 갔다.


  몇 년 째 아내와 여행 한 번 가보지 못했다는 사실이 너무도 서글퍼 진 것이다.


3. 내 육체적인 노동의 댓가로 인하여 밭에 작물이 웃고 웃는 느낌이 든다.

  어젯밤에는 10시까지 밭에 물을 주고 왔었다. 군서 산 밭에서 후레쉬 불 빛으로 앞을 분간하면서 들깨가 이제 심어져서 뿌리를 내리지 못한 상태로 말라 죽지 않게 하기 위해서 계속하여 조루에 물을 길어다가 한 모금씩 쏱아 붓는 것이다. 앞에 주둥이를 빼내고 끝이 뭉툭한 입구에서 물이 짧게 흘러 나왔다가 멈춘다. 그리고 다음 칸으로 넘어가고...

  그러기를 대략 3시간째였다. 어둠 컴컴한 장막이 내려와서 오후 7시부터 시작된 밭에 물을 주는 작업은 밤 10시가 되어서야 끝냈다. 하지만 3분의 2만 주고 그 나머지는 주지 못한 상태.


  무리하지 않기 위해 집에 돌아가면서도 이렇게 밤 늦게까지 물을 주게 되면서 무서움을 잊었다. 처음에는 산 속에서 약간의 풀벌레 소리에도 예민하게 공포에 사로 잡히곤 했었다. 그런데 이제는 만성이 된 것이다.



470평의 위 밭. 170평 아랫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