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난 자동차 (18)

2007.03.16 07:42

문학 조회 수:2861

몇 일 전에는 부레이크가 말썽이더니,

  이제는 엔진오일이 엔진과 밋션(기어를 넣는 부위로 엔진 뒤에 부착함) 사이로 쏱아지듯이 흘러내려서 도저히 차량을 운행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
  "엔진 오일이 센다면 리데나(기름을 회전축 사이에서 새지 않도록 방지하는 고무 바킹)를 교체해야 겠군요!"
  상태를 살펴보지도 않고 카센타를 운영하는 A라는 사람의 전화기를 타고 들려오는 음성과 내 짐작은 틀림없다는 판단을 하기에 이르렀다. 그래서 오늘은 아침부터 큰 맘먹고 차량 밑으로 들어가서 뜯어 내리기 시작했는데...

  그렇지만 나는 고무 바킹을 교체하고 저녁늦게 조립을 끝내기까지 기름과 먼지를 뒤집어 써야만 했는데 모든 것이 전혀 달라진 게 없다고 판단하기까지는 1초면 되었다. 그걸 가지고 단지 하루종일 고생을 했으니까? 이건 실익보다 손실이 더 많은 경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차량을 교체해야 된다고 생각하자 너무나 고민스러웠는데 무엇보다 돈이 없음을 절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고등학교 다니는 두 아이들의 수업료도 한 명분은 내지 못할 지경이었다. 기계 주문이 전혀 없었으므로 작년에 수리를 한 축사에 삼천 만원을 들였기에 더욱 쪼들렸던 것이다.

  예전부터 알고 지내던 엔진 계통 전문가에게 수소문하여 전화를 했다.
  "1996년식인데요!"
  "피스톤의 링구가 깨지던가 실린더 내벽이 터져서 엔진속의 팽창 앞력이 엔진오일 쪽으로 뚫고 나오나 보네요! 냉각수 쪽으로 구멍이 뚫리면 해드가 나간 거지만 엔진 내부로 샌다면 그 계통에 문제가 있습니다!"
  "그럼, 엔진을 내려야 합니까?"
  "그렇지요... 엔진을 내려서 점검을 해야 하지만 차라리 통째로 교체하는 편이..."
  "그렇게 하면 비용은 얼마나 되나요?"
  "백 이십만원..."
  "그럼 내일 해주세요!"
  "그렇게 하겠습니다!"
  "내일 갖고 가겠습니다!"
   대전광역시(충북 옥천은 대전의 생활권이었다)의  B 라는 카센타 사장과 저녁 8시 쯤 통화 내용이다.

  하지만 나는 몇 분 후에 아내와 상의를 하여 중고차를 구입하겠다는 통보를 했고 다음날에는 다시 차량 밑으로 들어가서 리데나(고무바킹)를 다시 교체해보기로 작정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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