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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보드 4.0의 일기(日記) 이곳은 '제로보드 4.0'에 있던 내용을 추출하여 되올린 곳인데... 간혹 게시판의 하단 내용에 이상이 생긴다. 그렇지만 봉사로 있다가 무려 6년만에 다시 눈을 뜬 것만 같다. 또한 글을 쓰던 예전의 기억을 떠올려 볼 수 있어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너무 기쁜 나머지 이정도만해도 과분한 것 같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

2007.09.20 19:01

문학 조회 수:6136



생각

1.  일을 하다보면 가래로 막을 것을 호미로 막게 되는 경우가 종종 생기는 법이다.
천원짜리 지폐의 색상이 청색 계통이여서 녹색 계통의 만원짜리 지폐와 혼동이 생겨서 자신도 모르게 착각을 한 적도 있었지만 그것도 문제 될 것이 없다고 한국은행에서 생각하는 모양이지만 언젠가는 불거질지 모르는 대단한 시한폭탄이었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자신의 불편함을 잘 참아 내는 나름대로의 절제된 생각을 하면서 극복하는 듯 싶다.  일제의 강점기때도 그랬었지만...

2. 기계를 만들어서 어제 납품을 하였는데 차단기가 자꾸 떨어지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 작은 도란스에서 문제가 생긴 것을 그대로 납품을 하였는데 그것이 문제가 생긴 것 같다.
  '아, 아무래도 가래로 막을 것을 호미로 막을 것만 같은 느낌이다!'
  분명한 사실은 그 부분에 문제가 생기면 출장을 다녀와야만 한다는 사실이다. 시운전을 할 때 전원을 넣고 용량이 낮아서 높이기 위해 한 단계 높게 올리는 과정 중에 표시한 부분의 내용이 실제와 반대로 도란스 내부에서 연결되어 있었고 순간적으로
  "퍽!" 하는 스파크 소리와 함께 에나멜 칠을 한 코일선이 탈 때 나는 냄새가 났었다.

3. 옛날에 게으른 한 농부가 있었다. 그는 자신의 경사진 밭에 물고랑을 만들어야만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게으른 나머지 그냥 두웠다.
  "장마가 오면 어쩔러고 그래요! 어여 물고랑을 깊게 내고 와요..."
  그렇게 자신의 부인이 하는 말에도 예사로 알아 들었다. 한 쪽 귀로 듣고는 다른 쪽 귀로 흘러 보낸 것이다.
  장마철이 되어 집중 호우가 내리자 물고랑은 넘쳐서 다른 곳으로 흐르고 그만 밭은 깊게 패여서 농장물은 모두 쓸려가고 말았다.

  몇 일 뒤,
  그는 일군들을 사서 가래를 들고 땀을 흘리며 자신의 밭을 개간하고 물고를 정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진땀이 나고 무척 힘이 들었으므로 일꾼들과 그는 부인이 갖고온 새참을 먹기 위해 밭에서 나와 나무 그늘에서 일꾼들과 함게 땀을 닦으며 탁주를 마시고 있던 차에 스님 한 분이 그 곳을 지나가게 되었다.
  "스님, 새참 드시고 가시지요!"
  "그럴까요!"
  회색빛의 장삼에 어깨에 바리를 매고 가던 스님은 잠시 서서 깊게 패인 밭고랑을 보면서 중얼거렸다.    
  "어허,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으시는 구려!"

4. 글 쓰는 일은 일이 바쁘게 되면 전혀 쓰지 못한다.
  왜냐하면 이것은 전혀 돈이 벌리지 않는 일이었다. 그래서 돈과 연관된 일을 하여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서는 직업을 가져야만 하고 내 직업은 기계를 만드는 일이었으므로 납기일에 쫒기면서 하나의 기계를 만들어서 어제 납품을 하였는데 쫒기듯이 일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럴 경우에는 전혀 글을 쓰지 못한다. 오히려 글쓰는 일은 시간을 잡아먹는 천덕꾸러기였다. 그만큼 할애한 시간에 무관하게 전혀 돈벌이와 연관되지 않았으므로 어찌보면 이 짓도 그만두는 게 속편한 것처럼 느껴졌다. 그만큼 일에 바쁜 와중에는 글 쓰는 일은 멀어졌으므로 나는 의문을 갖게 되곤 한다.
  '왜, 오히려 책을 만들 때 많은 돈이 드는 것을 하려고 하지... 이제 그만 둬!' 그렇게 마음 속에서는 반대급수적인 생각이 꼬리를 쳤다. 그만큼 글을 쓰는 일이 무용한 탓이었다.
  돈을 버는데 아무런 연관성이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