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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보드 4.0의 일기(日記) 이곳은 '제로보드 4.0'에 있던 내용을 추출하여 되올린 곳인데... 간혹 게시판의 하단 내용에 이상이 생긴다. 그렇지만 봉사로 있다가 무려 6년만에 다시 눈을 뜬 것만 같다. 또한 글을 쓰던 예전의 기억을 떠올려 볼 수 있어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너무 기쁜 나머지 이정도만해도 과분한 것 같다.

생각 모음 (10) ---> 어느 속 좁은 인간

2005.06.19 17:46

문학 조회 수:2711 추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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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야비한 인간은 자신의 입장에서 모든 것을 간파했다. 찔러도 피가 나오지 않을 것처럼 교활하고 약았으며 상대방을 꼼짝하지 못하도록 함정에 몰아 넣는 사냥꾼이며 협작꾼처럼 능글맞았는데 내가 아무리 선의를 배풀어도 그것을 알지 못하고 양보할수록  더 많은 요구를 하는 것이었다. 대화를 하면 할 수록 기가막히게 굴었으며 마치 거미가 줄에 걸린 먹이를 놓고 거미줄로 묶는 것처럼 빠져나오지 못하게 하였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오늘 기계 값을 못주니까 외상으로 하던가 깍자고..."
  "깍자고요? 어디 이런 법이 다 있습니까? 차라리 기계를 실고 가면 가지 그렇게는 못하겠어요?"
  나도 단호하였지만 그럴 때마다 그는 이런 일에 능숙한 것처럼 수완을 부렸다. 언젠가는 전화로 서로 욕지거리를 한 적도 있었다.
  "네가 그 작은 하청업체와 우리를 비교하더란 말이더냐? 이 새끼야, 기계 팔아 먹으려면 말 조심해!"
  "......"
  다짜고짜 욕을 하는 통에 기가 막혔었다. 그래서 함께 미친 척 욕지랄 을 했다.
  "엉, 네가 누구냐? 네 놈 기계를 처음으로 이곳에서 성공해 놓고 은혜를 모르는 배은망덕한 놈같으니라고....."
  "야 새끼야 네가 그렇게 욕하면 난 들 못할까 봐! 도데체 내가 뭐라고 했길래 욕지거리요 입이 그렇게 더러워서 어떻게 해!"
   "뭐야! 이 새끼가 죽고 싶어 환장을 하였나!"
  "더 이상 말을 못하겠으니 끊겠소!"
  "탈칵!"
  그렇게 전화를 끊었지만 계속 밸 소리가 울려 왔다. 이미 엎지러진 물이여서 이판사판 두고 보자는 생각으로 들이 박을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한참동안을 전화가 왔지만 받지 않았다. 나중에 다시 전화가 왔는데,
  "내가 미안했는데... 너무 나를 비하하는 바람에 그랬으니 잘못을 용서하게!"
  "저도 사장님께 무례했습니다. 용서하십시요!"
  "괜찮네 이사람아... 자네가 다른 공장과 비교를 하지 않았는가! 앞으로는 그러지 말게!"
  곧 죽어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어쨌튼 그렇게 서로 사과를 하고 넘어간 적이 있었다.  

  
  대화를 하면 할수록 절대로 상종할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사업이란 어쨌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과의 동침도 불사하지 않을 수 없었기에 나로서는 최선이라고 보아지는 그 한계에서 그만 손을 들지 않을 수 없었다.
  "기백 칠십만원에 합시다! 아, 그래야 서로 좋은 게 좋은 거 아닙니까?"
  기계를 납품한 A라는 사장은 아주 능글 맞았다. 소파를 마주앉았지만 납품한 기계 대금을 받고 나가면 그만이었지만 그는 돈을 주지 않은체 다른 요구를 하였던 것이다. 내가 알고 있는 바로는 빌딩이 몇 체이며 한 달 세로 받는 수입이 기천만원에 이른며 고급 승용차인 엑토스를 운전하고 다니는 것과 현금으로 물품을 구입할 정도로 재력이 있다는 점이었다. 그런데도 돈에 인색하였던 것이다. 아니, 줄 돈에 대하여 함정을 팠다.
  "이번에 주는 돈은 현금으로 모두 주지 않나... 대신에 다음 기계나 할인해 달라는 데 안되겠다니 그만한 아량도 없다면 무슨 사업을 하겠다고..."
  번번히 그렇게 사람의 피를 말리는 소리를 했다.
  '흥, 적어도 너처럼 사업은 하지 않는다!'

  "다른 곳보다 절반으로 해 준다는데 그것도 부족하여 다시 삼십만원을 깍자는 겁니까? 안됩니다. 아내에게 무슨 면목으로 돌아갑니까?"
  나는 가끔 아내를 핑게삼았다. 사실 둘이 일하는 관계로 항상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었는데 이렇게 계약을 하였다고 일을 하면서 내내 짜증을 낼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는 오히려 훈계조로 말했다.
  "여자에게 쥐어 사는 게 아냐? 적어도 사업을 잘하려면 남들 앞에서 아내에 관한 쥐어 사는 얘기는 꺼내지 말게!"
  "....."
  더 이상 나는 할 말을 잃었다. 오히려 본사의 사물실에는 자기 부인에게 모든 것을 위임하여 전화를 받았으며 예전에는 항상 공장에 올 때도 대동하고 왔었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말씨 그의 행동에서 나는 심한 모욕감을 느꼈다. 그렇지만 그것들을 표현할 수 없었다. 내가 그에게 화를 내고 사무실을 거러 나가면 납품한 기계 대금을 받지 못할 것이다. 그 돈으로 밀린 외상값들을 내고 아내에게 생활비를 줘야만 했다. 사실상 기계를 납품하려고 해서 한 것이 아니었다.

  지금까지 느껴왔던 바로는 어느 공장이건 기계대금을 쉽게 내주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어떻게 해서든지 늦게 주면서도 많은 것을 요구하였던 것이다. A 라는 공장의 사장이 내게 부적절한 조건을 제시하였고 그것을 수긍할 수 밖에 없는 현실에는 적과생존의 법칙이 엄연히 존재하였다고 본다. 그가 나를 누르고 자신의 이익대로 조건을 제시한다고하여 내가 감히 주장을 할 수 없었던 사실에는 엄연히 사기를 치지 않고 그나마 돈을 주는 것에 만족할 수 밖에 얺는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나는 당장 돈을 갖고 가지 않으면 공장을 운영하지 못할 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거절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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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만큼 어려워져만 가고 있는 혈실에 기계 한 대 연구한다는 것은 많은 돈을 투자하게 하였고 몇 개월동안 적자를 면치 못하리라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당장 운영비가 없이 꾸려나가다 보니 아내에게 빚을 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