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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보드 4.0의 일기(日記) 이곳은 '제로보드 4.0'에 있던 내용을 추출하여 되올린 곳인데... 간혹 게시판의 하단 내용에 이상이 생긴다. 그렇지만 봉사로 있다가 무려 6년만에 다시 눈을 뜬 것만 같다. 또한 글을 쓰던 예전의 기억을 떠올려 볼 수 있어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너무 기쁜 나머지 이정도만해도 과분한 것 같다.

아들과의 관계

2005.12.11 10:19

문학 조회 수:2960 추천:3

  "충남 기계 공업고등학교를 가라! 기계과보다 전자과를 가면 배울 게 천지다!"

  그게 일방적인 내 뜻이었다. 그 소리를 귀가 따갑게 들어왔을 터인데 아들은 다른 학교로 입학 원서를 제출하였다. 바로 옥천에서 공부 못하는 아이들이 다닌다는 옥천상업고등학교였다. 이곳에서 그나마 인문계열의 옥천고등학교의 커트라인은 150 등 안에 들어야만 했는데 아들은 200 등이 넘었다. 그 실력가지고는 인문계는 어림도 없었던 것이다. 실업계 중에 그나마 좀 낫은 곳은 대전광역시의 충남기계공고였기에 진작에 그곳에 가라고 회유하고 설득하곤 했었다. 그렇게 공들였던 탑이 하루 아침에 무너진 것처럼 허무한 순간이 다가 왔으니...

  "제 아빠가 하는 일을 매일 보고 들어서 지겨웠나 보지요!"
  아내는 그렇게 간단하게 말하였다.
  "애들이나 제 엄마나 한 통속이야!"
  형용키 어려운 실망감으로 아들과의 단절을 고려해본다. 가슴속에 일어나는 충동은 어쩌지 못하는 거였지만 참을 수 없는 것은 이제 내게 후계자가 없다는 점이었다. 그것은 더 이상 아들로서의 생각을 포기하게 하는 슬픔을 몰고 갔으며 어쩌지 못하는 가운데 혼자서 속알이를 하였다. 그 슬픔은 아마도 끝까지 따라 다니니라! 나는 결국에 아들에 대한 모든 입장을 다시 정립해 둘 참이었다. 그리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취직을 하게 할 것이다. 대학교는 그 실력으로 나오나 마나일테고 결국에는 돈만 축낼 것이 뻔한 밑지는 장사이며 밑빠진 독에 물을 붓기처럼 소용없는 그 교육적인 뒷바라지, 일을테면 자식 농사를 일찌감치 포기하게 할 것이라는 생각이들었다.
  
   내가 화를 내자 아내가 맞받아 쳤고 결국에는 충동을 하기에 이른다. 이제 모든 게 달라 보였다. 일을 하여 가족을 부양하려고 그렇게 힘들게 일하는 것도 의욕을 잃었고 자식들에게 기대를 하던 모든 것이 환상에 불과하였음을 깨달았다.
  생각은 자꾸만 가슴에 멍울이 되어 윽박지르고 있었다.
  '아, 얼마나 많은 기계적인 기술이 사장되고 말것인가! 이것은 내 가족의 앞으로의 미래가 불운해 짐을 암시하는 예고였고 대한민국의 기술부국에 대한 꿈이 좌절되는구나... 내게 미래는 없다. 아들에게 대물림되는 조금의 재산은 탕진 될 것이고 거지처럼 가난하게 살다가 끝내는 모든 재산을 탕진할 것이다. 적어도 내가 그동안 배워 두웠던 모든 기술들과 무형의 재산인 거래처가 송두리체 끊기게 되고 연관되지 않은 탓에 아들 세대는 적어도 새로 개척하는 그의 시대는 얼마나 위험스러운 미래인가! 적어도 기술도 없는 사회 초년생인 아들은 많은 시행착오를 겪다가 그만 인생 낙오자가 되리라!' 하고 눈앞이 암담하였다.
  

  "옥천 상업고등학교도 괜찮데요 엄마! 학교 선생님이 그러는데 반에서 등수 안에 들면 삼성으로 취직도 되는 모양이예요." 그렇게 제 엄마에게 하는 소리를 언듯 듯고는 놀랐다. 결국에는 게으른 아들 놈은 원서를 고쳐 넣으라는 내 뜻에 따르지 않고 증명 사진이 없다는 핑게를 대고 제 의향되고 원서를 쓴 모양이었다.
  한 달 전부터 태권도 학원에 다니고 있는 중이었다. 그것이 아마도 빌미를 주웠지 않았는가 싶었다. 많은 직업에 대한 기대와 우려감에 대하여 내가 아는 것은 적어도 기술적으로 우월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사실이며 그렇게 되기 위해서 많은 시간을 연구하며 일하는 과정을 겪어 왔었다. 그것을 자식에게 전수해야만 한다는 조급한 마음이 어찌보면 우리들의 거리감을 갖게 하였을 것이다.

  
  네가 상업고등학교에 원서를 쓴 다음부터는 나는 마음을 열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아버지로서 네게 의무를 갖지 않겠다는 단절의 뜻한다.
  넌 항상 충동적이었다.
  우리들은 자석처럼 같은 극이었고 내 아버지로부터 내가 그렇게 외면을 당했듯이
  이 순간부터 너에 대한 기대를 저버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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