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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보드 4.0의 일기(日記) 이곳은 '제로보드 4.0'에 있던 내용을 추출하여 되올린 곳인데... 간혹 게시판의 하단 내용에 이상이 생긴다. 그렇지만 봉사로 있다가 무려 6년만에 다시 눈을 뜬 것만 같다. 또한 글을 쓰던 예전의 기억을 떠올려 볼 수 있어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너무 기쁜 나머지 이정도만해도 과분한 것 같다.

돈폭탄

2008.08.14 15:35

문학 조회 수:30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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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의 두 달 동안 돈 구경을 하지 못하다가 갑자기 밀린 돈을 받게되니 마치 폭탄을 맞는 것처럼 느껴진다. 다행히도 돈가뭄이 풀린 것이다. 돈이 없어서 쩔쩔 매다가 여기저기서 같은 날짜에 밀린 기계 대금이 송금되기 시작하므로 형용할 수 없는 기쁨이 샘솟듯이 콸콸 솟구친다.
  "돈 만세!"하고 소리치고 싶을 지경이었다.  

  나는 기계 만드는 일을 한다.



  내가 직접 만든 명함인데 출판사라는 것은 기실 돈벌이가 되지 못하여 늘상 생활에는 도움이 되지 못해왔었다. 그러므로 기계를 만드는 사업이 어렵게 되면 마치 모래위에 지은 집처럼 허물어지기 마련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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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달간이 그랬다. 도데체 일하는 것마다 외상으로 깔리고 수금이 걷히지 않다보니 모든 게 꽉 막히고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글에 대한 소망은 이런 경우에 전혀 무용지물이였다. 그것은 한낫 소일거리 같아서 마음이 안전된 상태에서 글을 써야만 집중할 수 있었는데 통장이 바닥난 상태에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허수아비같은 느낌이 들 수밖에 없었음이랴!  

  그런데 어제부터 돈벼락을 맞기 시작했다. 그동안 걷히지 않던 결제들이 한꺼번에 들어왔는데 이제는 한결 여유가 있었으므로 불과 하루만에 정상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우선 은행에서 빌린 돈을 갚아야만 했다. 그리고 현금이 아닌 어음으로 받은 것은 일단 제 날짜가 되기 전까지는 쓰지 않는 게 최선이었으므로 은행에 보관시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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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문학에 대하여 노력한 만큼의 절반의 절반만이라도 돈으로 환산할 수만있다면 부자가 되었으리라! 그러나, 문학에 대한 애뜻한 내 사랑은 항상 짝사랑이었다. 지금까지 내가 배풀기만 했고 내 연인은 나에게 항상 등을 돌리고 있었다. 그러므로 내 짝사랑은 언제나 일방적이었다. 배풀기만 하라는...

  나는 내가 하는 사업에 모든 것을 기댈 수 밖에 없었다. 기계를 만드는 사업이 잘되지 않으면 글과 연관된 가느다란 희망은 빛을 잃기 마련이었다. 이번에도 나는 'ezPDFGate' 프로그램을 구입하는데 150만원을 썼다. '날아가는 오리 2'를 출간하기 위해 170만원을 들여서 복사기를 구입했던 것도 어떻게 보면 모두 부질없는 짓이었다. 앞으로 나는 제책사에 관계되는 기계들을 구입할 것이다. 제단기, 종이를 간추려주는 기계, 풀을 붙여주는 기계등을 갖추워서 직접 제책을 할 생각이다. 제책이란 책에 겉장과 속지를 붙여주는 작업으로서 제단까지도 포함된다. 그것을 구태여 멀리 갖고 가지 않고 직접 할 수만 있다면 언제든지 책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쉿.... 이 얘기는 아내가 들어서는 안된다.
  "미쳐도 단단히 미쳤어, 도데체 책 만드는 데 무슨 돈을 쓰는 거예요!"그렇게 담박에 역정을 낼 것이기 때문이다.
  '여보, 미안하외다!'
  아내에게 볼 면목이 없다.
  "당신이, 글에 대한 열정을 갖고 있고 그것을 컴퓨터로 쓰는 것까지는 좋은데 제발 책으로 낼 생각을 하지 마세요!" 그렇게 입버릇처럼 말해왔었다.
  "아들아, 책은 무엇 때문에 만드냐! 집안 거덜내지 말고 그만 두거라!"
  또한 모친의 서릿발같은 말도 마음에 걸린다.  

  지금까지 들어간 책을 만드는 데 쓴 비용은 기계 제작으로 창출된 수입원으로 충당해 왔었다. 그러므로 기계를 만드는 사업이 잘되지 않으면 글에 관계되는 모든 작업은 중단되고 막혀버릴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런 관계는 지금까지 나를 유지시켜왔던 바탕이기도 했다. 그렇지만 불경기가 심해지고 어려움이 가중되면 글 쓰는 일은 진전을 이루지 못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 사로잡혀 왔었다.

  올 봄에 '날아가는 오리 2'편을 출간할 때도 모든 일을 전폐하고 3개월간 매달렸었다. 만약에 그 전에 몇 개월간 열심히 벌어 놓은 돈이 없었다면 가능했을까? 전혀 그렇지 못했을 것이므로 오늘 맞은 돈벼락은 다음 책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에 행복한 것이다. 가뭄에 단비처럼...  

  그야말로 내게 또다른 의욕을 북돋아 준다. 그리고 다시금 가을에 출간할 '날아가는 오리 동화'에 대하여 많은 보탬이 되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한편으로는 아무리 어려운 여건에서도 내일 글을 쓸 수 있다는 희망을 갖을 수 있다는 게 행복이리라!

  8월 11일에 경기도 발안으로 나간 기계 값, 1개월 전에 부산으로 나간 기계 값, 2개월 전에 경기도 광주로 나간 기계 값등이 한꺼번에 들어왔으므로 마치 돈폭탄을 맞은 것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진작에 받았어야만 할 돈이었다. 하루 전까지만해도,
  "언제 받을까? 왜 기계만 나가면 막힐까? 모두가 힘이 들고 어려운 건 사실이지만 이렇게 돈 가뭄이 들어서야..."하고 절망을 하며 암담해 했었다. 세 번째 남품하는 기계값도 외상이라고 했을때는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 들었었고...  

  그 동안에 받았던 충분한 고통과 절망감 뒤에 찾아오는 환희는 너무도 감격적이었다. 그렇지만 내일은 다시 뒤바뀔수도 있었다. 다행히도 돈가뭄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 것이 지금 이 순간 중요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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