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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보드 4.0의 일기(日記) 이곳은 '제로보드 4.0'에 있던 내용을 추출하여 되올린 곳인데... 간혹 게시판의 하단 내용에 이상이 생긴다. 그렇지만 봉사로 있다가 무려 6년만에 다시 눈을 뜬 것만 같다. 또한 글을 쓰던 예전의 기억을 떠올려 볼 수 있어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너무 기쁜 나머지 이정도만해도 과분한 것 같다.

엇그저께 30일 새끼 오리 다섯마리를 샀었다.

2004.04.01 18:29

문학 조회 수:4635 추천:8

엇그저께 30일 새끼 오리 다섯마리를 샀었다.

첫날 저녁 우리에 들어온 마지막 남은 1년생 어미오리에게 쫒겨 다니다가 물에 빠져 죽는 불상사가 발생하였다.

오전 10시쯤,
, 우연히 옥천장을 서는 시장쪽을 들어 섰는데 다리 위에서 동물을 팔고 있는 1톤트럭을 보았다.
  "아저씨 오리 얼마입니까?"
  햇살이 따뜻한 봄날의 오전11시였다. 다리 위에 진열한 위가 트인 철망에는 강아지들과 병아리 오리들이 깜찍스럽게 따뜻해진 봄기운을 받고 반짝거리는 듯 비쳐 보였다.

  은행에서 돈을 찾아서 대전으로 공구와 부속품을 사러 나가려던 참이었다.
  "삼천원인데 없어서 못구해요! 조류 독감 때문에 어미 오리들이 씨가 말랐당께..."
  "다섯 마리를 암놈으로...그런데, 구별할 수 있으세요?"
  "항문을 까보면 알 수 있답니다. 근데 숫오리는 필요치 않아요!"
  왼손으로 오리를 붙잡고 오른 손으로 항문을 누르면서 까게 되자 뾰족히 나오는게 보였다.
  "이건 숫놈이군요!"
  다시 다른 것을 잡아서 똑같은 방법으로 확인을 하였는데 아무 것도 보이지 않자, 미리 준비해둔 종이 상자에 담는다. 그 동안에 전혀 모르건 구별법을 알게되었다.

  오리를 파는 사람은 60대쯤 보이는 호리호리한 체격은 중년인이었다.

  그동안 키우던 오리들 중 작년에 열 마리 이상을 부화하였었는데 숫오리만 한 마리 남았었다. 그 이유를 하천 옆의 둑방길이 콘크리트 포장이 되다보니 사람들의 왕래가 잦았고 집으로 돌아오는 오리들을 붙잡아 갔다는 확증을 하였다. 그런데 왜 새끼오리들을 사야만 했던가!

   한마리 남은 숫오리의 비상을 아침마다  지켜 본다. 이제는 옥상까지 올라가지 않아도 바로 뒷문을 열고 그곳에서 논으로 힘껏 몸체를 꼭 쥔체 던져 올려주면 하천까지 날아 갈 정도였다. 이 숫오리는 많은 새끼들 중에 유일하게 살아 남은 것으로서 많은 유전적인 요인을 지니고 있었다. 그리고 유전적인 대물림은 부모의 한 대만 물려 받아도 자식에게 물려진다는 사실을 작년에 새끼를 부화하면서 터특했었다. 그렇다면 '날아가는오리' 라고 부르던 오리들 가운데 유일하게 생존하고 있는 이 멋진 놈을 다시 보아야 하였다. 그것은 아주 각력한 희망이었기에 올 봄에 새끼오리들을 사다가 다시 기르겠다고 작정을 하던 차였다.    
  자신이 가슴에 간절하게 원하는 소원은 의지에 의하여 이루워 진다는 것이 얼마나 기쁨을 동반하는 것인지 모른다. 그것은 결코 이루워질 수 없는 게 아닌 필연적인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새끼오리들을 통하여 6개월 이후 가을이 되었을 때 어미오리가 되어 '마지막 오리'와 교미를 하는 모습을 훤하게 상상할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 오리장에서는 새끼오리들을  계속 쫒아다니며 부리로 물어 뜯는 거대한 괴물(새끼오리들의 입장에서)에게 쫒겨 다니다가 그만 물통에 빠져 죽은 한 마리의 새끼오리의 비극을 바라보지 않을 수 없었다.
  이것이 바로 동물의 세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