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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보드 4.0의 일기(日記) 이곳은 '제로보드 4.0'에 있던 내용을 추출하여 되올린 곳인데... 간혹 게시판의 하단 내용에 이상이 생긴다. 그렇지만 봉사로 있다가 무려 6년만에 다시 눈을 뜬 것만 같다. 또한 글을 쓰던 예전의 기억을 떠올려 볼 수 있어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너무 기쁜 나머지 이정도만해도 과분한 것 같다.




  막내 동생이 먼저 번에 찍어간 오리 사진이 궁금했었다.
  아니, 어떻게 나왔을까 다소 예상했던 바였다. 왜냐하면, 내가 갖고 있는 자동 카메라를 들고 찍어 보아서 잘 알았다.
  “성운아! 옥상에 올라가서 오리 좀 날려 보자. 아빠가 사진을 찍어 볼 테니까?”
  학교에서 돌아온 초등학교 5학년인 아들에게 내가 하는 소리다. 친구들을 패거리도 몰고 와서 컴퓨터를 하고 있었다. 아래 층 공장에서 작업을 하던 중이라 내 손목은 검다.
그렇지만, 좀 귀찮은 듯,
  “소용없잖아요. 저번에 엄마하고 찍은 사진도 다 못쓰겠다고 하셨잖아요!”하고 대꾸한다.
  “그래, 이번에는 냇가 반대편에서 찍어 볼 참이다. 엄만, 힘이 없어 잘 못 날리잖니 그러니, 네가 좀 날려다오!”
  나의 강한 어조에 아들은 체념한다.
  “얘들아, 오리 날리는 것 좀 구경할래!”
  “오리가 날라?”
  저희들끼리 호기심을 잔뜩 갖고는 우르르 몰려 나와 옥상으로 향했다. 그렇게 아이들을 옥상에 올려 보내주고 이내 하천 반대편으로 뛰어가 사진기를 맞췄다.
  “날려!” 내가 오른 손을 뒤로 넘기며 신호를 하자 아이가 그곳에 이미 갖다 놓은 오리들을 날렸다.
  “와, 멋있다!”
  “정말, 잘 날아 가네!”
  아이들의 함성이 내게까지 들려 왔다. 오리가 유선형을 그리며 하천의 물속으로 내려앉는 모습을 찍고 또 찍었다. 그렇게 스물 넉 장을 다 찍고 나서 현상을 해 보았는데, 한결같이 날개 짓하는 모양이 아니고 흐릿하게 여러 겹으로 겹쳐 도저히 사진으로서의 가치가 없어 거의 포기하고 말았다. 그리고 막내가 먼저 번에 내려와 찍어간 사진도 그러려니 싶었던 것이다.

  지금은 대학원에 다니고 있었지만, 대학교 때, 아르바이트로 다닌 적인 있는 출판사에서 사진기자들이 갖고 오는 사진에 대해서 조예를 터득하였다고 막연히 자신을 추겨 세울 때도 나는 믿질 않았었다. 아니, 믿고 말고가 아니고 사진도 무슨 기술이 있고 전문가가 있으면 얼마나 차이가 있겠는가하고 의구심을 갔었던 게 사실이었다. 그런데, 막내가 찍어간 사진을 바라보는 순간 나의 눈은 거의 믿을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