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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보드 4.0의 일기(日記) 이곳은 '제로보드 4.0'에 있던 내용을 추출하여 되올린 곳인데... 간혹 게시판의 하단 내용에 이상이 생긴다. 그렇지만 봉사로 있다가 무려 6년만에 다시 눈을 뜬 것만 같다. 또한 글을 쓰던 예전의 기억을 떠올려 볼 수 있어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너무 기쁜 나머지 이정도만해도 과분한 것 같다.

15. 아, 내 사랑 선영이여! (2)

2004.11.25 09:38

문학 조회 수:2818



  크고 넓은 세계로 들어가는 기분. 온갖 감정이 꿈틀대면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이제껏 알고 있지 않았던 종류의 느낌이 물미 듯 일어났다가 사라져 갔다. 한차례의 전륜이 지나가고 피곤이 엄습해 왔지만 우리는 벗은 옷을 입고 골방에서 허리를 구부려 밖으로 나왔다.
안방에서 모친이 골목으로 끝까지 배웅한다.
  “왜, 그만 가게!”
  “……”
  부끄러운 듯 그녀는 대답을 못한다.
  그녀는 이제 나와의 관계에 많이 익숙해져 있었다. 그리고 우린 서로 갈구했다. 그것이 진정 사랑이었을까? 지금도 그렇지만, 우리는 서로 간에 처음이었고 너무도 사회를 모르고 있었다. 앞날에 대하여 전혀 계획하질 못하였다고나 할까. 단지 둘이 함께 있는 시간이 좋았고 꿈처럼 달콤하기만 했다. 이대로 모든 것이 영원하길 간절히 원하였지만 그것이 얼마나 위험한 불장난인 줄 깨닫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에 있어서는 그녀에게 용서를 빌고 싶은 것이다. 만날 수만 있다면……
  너무나 무지했던 나를 책망한다. 왜, 그 당시 그녀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한마디도 하지 못하다가 이제야 하는 가를 말이다. 나의 불찰을 용서 받고 싶다. 그러나 어느 곳에서 어엿한 부인이자 어린 아이의 어머니가 되어 있을 터였다.
  만약, 그 당시 남자인 내가 현실을 똑바로 깨닫고 그녀를 감쌀 수 있었다면 적어도, 그렇게 육체만을 탐닉하지 않고 미래를 설계하고 계획하였다면 우린 결혼하여 함께 살고 있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런 내가 미운 것이다. 그리고 뒤 늦게나마 선영이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용서를 비는 것이다.
  “바래다주고 올게요!”
  그렇게 모친에게 말해 놓고서 그녀의 집까지 곧장 가지 않고 돌아서, 돌아서, 부둥켜안고, 키스하고, 애무하고 걸어가다 보니 두 배나 더 걸렸다. 그래도, 집 앞까지 당도하자,
  “엄마가 나와 계실 거예요! 늦게 잔업 한다고 했거든요.”하고 나를 밀어 낸다.
  “그래, 내일 보자.”
  그렇게, 헤어진 다음 날에는 늦게 집에 돌아간 탓에 선영이는 출근하지 않았다. 그러나 하루도 참지 못하고 퇴근해서는 곧바로 찾아갔다.
  너무도 그리웠다. 늘 함께 있는 시간이 좋았다. 그리곤, 생각 없이 그 짓을 한다. 동물적인 감각으로…… 서로를 찾는 것이다. 결국에 다음 날에는 출근을 하지 못했다. 그 다음날도 마찬가지였고……

  사랑은 예고 없이 찾아 왔지만 준비된 만남이 아니면 깨어지는 것임을 뼈저리게 느낀 것이다. 그러나 이미 선악과를 따먹은 나의 육체는 인내를 갖게 하지 못하였으니……

  온갖 타락과 방탕이 회오리바람처럼 나를 감쌌다. 결혼하기 전까지 4년 동안을 내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