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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보드 4.0의 일기(日記) 이곳은 '제로보드 4.0'에 있던 내용을 추출하여 되올린 곳인데... 간혹 게시판의 하단 내용에 이상이 생긴다. 그렇지만 봉사로 있다가 무려 6년만에 다시 눈을 뜬 것만 같다. 또한 글을 쓰던 예전의 기억을 떠올려 볼 수 있어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너무 기쁜 나머지 이정도만해도 과분한 것 같다.

들비들기의 죽음

2005.02.10 12:23

문학 조회 수:2995





명절 전날 까지  일을 한다고 공장 문을 열고 NC 부속을 깍았다. 이곳 옥천 농공단지에 주물공장을 찾았다가 부싱(BUSING)을 깎았는데 4만원씩 2개를 사다가 반으로 쪼개서 4개를 만들었다. 그리고 드릴작업으로 내경을 파고 외경을 모양대로 깎았다.
  그 작업을 하고 6시 이후에는 '날아가는오리2' 편 수정작업을 하였다. 밤12시 이후에 3층 방으로 들어와 잠자리에 들었는데  이틀간 이상한 소리가 나기 시작하여 공포 분위기를 조성한 것은 그 즈음이었다.
  "끄어엉-"
  "끄응-"
  마치 개가 우는 소리처럼 끝이 여운이 지는데 아파서 낑낑대는 소리가 방안에 크게 울려 퍼진 듯 싶었다. 귀신이라도 나오는 것처럼 잠자리에 드러누워 있는데 그 소리가 끊이지 않고 들려 왔던 것이다. 옆에서 잠을 자고 있던 아내가 그 소리를 듣고 말했다.
  "어제부터 자정이 넘으면 저 소리가 나네?"
  "그래! 뭔소리리인지 모르겠네?"
  "개가 끙끙대는 소리같은데 그것도 아니고..."
  "그것 참 뭔소리일까?"

  그리고 몇 일 뒤. 지붕에 올라갔다가 비들기 한 마리가 죽어 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 회색빛의 둥근 머리가 윤기가 흐르는 것이나 줄무늬가 박힌 듯한 날개 무늬로 보아서 비들기가 영낙없었다. 가까이 다가가서 딱딱하게 체온이 식은 비들기를 집어 들고 살펴 보았더니 아랫배 부분에 출혈이 있었고 붉은 피가 다리까지 흘러 내린 것으로 보아 산탄총을 맞고 늦게 날아 다니다가 결국 죽은 것 같았다.  
  '몇 일간  귀신에 홀린 듯한 울음 소리는 비들기 소리였을까?"
  지붕 위에 뒹글던 죽은 비들기를 꺼내서 땅에 묻어 주니 그 소리는 더이상 밤에 들여오지 않았다.
  
  "지붕 위에 비들기 소리였나 봐!"
  "글쎄, 비들기 소리 맞는가 본데요?"
  "이제 더이상 이상한 소리가 안나지?"
  "예!"
  소리에 예민한 아내였다. 멀리 들리는 온갖 잡소리도 다 들을 수 있는 민감한 청각을 지닌 탓에 나는 가끔 아내에게 소리를 의지한다. 공장에서 일을 하면, 기계소리가 심했다. 선반 돌아가면서 쇠를 깎는 소리, 그라인더로 가는 소리, 카트기 소리, 망치 소리, 그밖에 절단기와 프레스 소리등. 사무실에 있는 전화 소리가 잘 들리지않기 일쑤였다. 그런데도 내가 듣지 못하는 소리를 듣고 아내는 전화를 받곤 했었기에 약간 귀가 먹은 나로서는 아내의 청각을 믿지 않을 수 없었다.

  몇 일밤 공포로 몰고갔던 이상한 소리는 과연 비들기의 울음 소리였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