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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보드 4.0의 일기(日記) 이곳은 '제로보드 4.0'에 있던 내용을 추출하여 되올린 곳인데... 간혹 게시판의 하단 내용에 이상이 생긴다. 그렇지만 봉사로 있다가 무려 6년만에 다시 눈을 뜬 것만 같다. 또한 글을 쓰던 예전의 기억을 떠올려 볼 수 있어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너무 기쁜 나머지 이정도만해도 과분한 것 같다.

12. 꽈배기 12-5. 꽈배기(5) 1

2005.03.07 08:41

문학 조회 수:2796 추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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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다음 날, 당숙과 당숙모가 아침 식전부터 찾아 와 고래고래 소리쳤다.
  "그래, 오리야, 나와 봐라! 네가 얼마나 때렸으면, 광택이가 무광택이가 되었는가 말이다!"
  "예? 전 한 대도 때리지 않았습니다!"
  이런 일이 발생될 것을 알았기 때문에 어제 밤에 손 하나 대지 않고 택시를 태워 보냈던 것이다.
  "어이구! 아우님, 어서 오십시요!"
  어머니는 당숙이 와서 소리치자, 버선(사실은 양말이다) 발로 쫒아 나오셨다. 그리고는 손을 부여잡고 갖은 말로 위로 한다. 내가 그토록 그러지 말라고 당부하고 일렀건만 모친은 우리가 장손이라는 것을 모르는 모양이다. 언제나, 주눅이 들어 꼼짝을 못한다.
  집 안의 크고 작은 일들은 모두 지금의 당숙 집에서 치르고 있었다. 막강한 제력을 갖은 덕분에 친척들을 자기 손 안에 두고 안하무인처럼 굴었다. 모든 권한을 이미 빼앗긴 종이호랑이 신세로 전락한 우리 집은 항상 그들의 세력 안에서 숨도 제대로 쉬지 않은 것처럼 눌려 살았다. 지금도, 어머니는 예전의 어려울 때 좀 도와 준 은공을 생각해서 함부로 하지 못하신다. 무능한 아버지 탓에 늘 끼니를 거르던 우리에게 그나마 쌀을 주고, 학비를 대 준 것도 모두 당숙이었기 때문이다.

  두 내외분을 앞에 두고, 나는 무릎을 꿇고 어머니는 마치 당신이 죄를 짓기라도 한 것처럼 고개를 숙이고 계셨다. 중풍에 걸려 근 1 년 째 자리에 누워 계신 부친(父親)은 안 방에서 무슨 일인가 고개를 돌려 이쪽을 바라보고 계셨다. 그렇게 술만 드시더니 갑자기 아침에 화장실에 간다고 일어나다가 덥석 쓰러진 뒤로 일주일 간 의식이 없다가 겨우 깨어나셨는데, 지금은 오론 쪽 사족을 못 쓰셨다.
  "긴 말 할 것 없이 단도직입(單刀直入)적으로 말하겠는데, 그만 손을 떼시지요. 형수님!"
  모친도 내가 말을 해서 알고 계셨다.
  "그렇지만, 혼인이란 인륜지 대사인데 그렇게 쉽게 헤어지겠어요. 전 뭐 저희들이 하는대로 지켜보기만 할 뿐이죠?"
  "그게, 최선을 다하는 거예요? 형수님은 예전의 일을 전부 잊어버리실 정도로 문외한은 아니시겠지요!"
  "그야, 물론, 백골난망이죠! 흑흑- 제가 죽을 죄인입니다."
  당숙의 거대한 음성에 모친은 이내 잦은 눈물을 보이며 우셨다.
  나는 모친의 울음을 안다. 너무도 비통한 세월 동안 한숨과 고통으로 점철되어 자신의 인생을 자식들을 위해 희생하셨던 모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