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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보드 4.0의 일기(日記) 이곳은 '제로보드 4.0'에 있던 내용을 추출하여 되올린 곳인데... 간혹 게시판의 하단 내용에 이상이 생긴다. 그렇지만 봉사로 있다가 무려 6년만에 다시 눈을 뜬 것만 같다. 또한 글을 쓰던 예전의 기억을 떠올려 볼 수 있어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너무 기쁜 나머지 이정도만해도 과분한 것 같다.

12. 꽈배기 12-3. 꽈배기(3) 2

2005.03.06 23:41

문학 조회 수:2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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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창가에 앉아 있었기 때문에 상대가 걸어오는 것이 내려다 보였다. 버스에서 내려 바쁜 걸음으로 뛰어 오는 모습이 살랑살랑 바람에 나르는 나비처럼 가벼워 보인다. 무척 성숙하여 터질듯이 완연한 자태. 사뿐사뿐 마치 선녀가 하늘에서 내려오기라도 하는 것처럼 나를 향해 걸어오는 것처럼 보였다. 그녀가 다방에 들어오기 전에 횡단보도 맞은 편에서 이곳을 올려다 보았다.
  "헉..."
  눈이 마주치는 순간 숨어서 지켜보다가 들킨 사람처럼 숨이 멎어 버리는 느낌이 들었다. 그녀를 바라보는 순간 얼굴 가득히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마치 이브가 사과나무 밑에서 벌거벗은체  내게 손을 벌리고 마주 잡기를 원하는 것처럼 유혹하는 듯 싶었다.
  '아, 나는 벌써 그녀를 사랑하고 있는 것일까?'
  "여기요!"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서 유리창 밖의 그녀에세 손을 흔들었다. 그녀도 알고 있는 것처럼 손을 들어서 흔들어 주웠다. 무언의 대화와 함께 텔레파시처럼 그녀를 바라본 순간 반가움과 함께 기쁨이 솟아 올랐다. 계단을 밟고 2층 다방까지 이르는 동안이 무척 많은 시간이 흐르는 것처럼 느껴졌다.

  우린, 먼 미래에는 다정히 손을 잡고 연인이 되어 유채 꽃이 완연한 제주도를 신혼여행 가는 꿈을 꾼다.
  "오, 나의 사랑 화원이여! 나에게 오라. 내 품 안으로……."
  나는 그녀를 가득 안고 시원하게 불어오는 짠 바닷바람을 맞으며 일출을 기다리고 있다. 유채 꽃이 만발한 제주도 해안가에서…….  
  그녀는 오로지 나의 인생이고, 나의 생명이고, 또한 방황과 번민의 구제 자였다. 얼마나 멋진 전경인가! 만약에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그건 기적이리라! 얼마나 상상만 해도 아름다운 전경이었다. 그 옛날 군대 시절 제주도에서 6개월간 근무하던 중에 나는 그런 상상을 하면서 반드시 나중에 사랑하는 연인과 다시 한번 방문하겠다고 다짐하였었다. 그런데, 내게도 그런 기회가 눈앞에 있었다. 그런데, 너무도 가까이에 다가오자, 이제는 날아가 버릴까봐 은근히 조바심이 난다. 이제 두 번 만나는 관계인데도…….
  "많이 기다리셨죠?"
  "아-아뇨!"
  뻔하게 얼굴을 마주보자, 이내 고개를 숙이는 여자. 그녀에게서 풋풋한 젖 냄새가 났다. 가느다란 허리와 볼륨 있는 가슴에서 숨이 막혔다. 그녀를 앞에 두고…… 일어선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