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 인쇄로 책을...

     ---리룩스서버컴퓨터 백업

  공개 자료실 

 文學위의 文學 출판사입니다. PDF로 전환하여 복사기로 책을 만듭니다. 자세한 내용은, '디지털 인쇄'에서 확인해 보세요!

제로보드 4.0의 일기(日記) 이곳은 '제로보드 4.0'에 있던 내용을 추출하여 되올린 곳인데... 간혹 게시판의 하단 내용에 이상이 생긴다. 그렇지만 봉사로 있다가 무려 6년만에 다시 눈을 뜬 것만 같다. 또한 글을 쓰던 예전의 기억을 떠올려 볼 수 있어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너무 기쁜 나머지 이정도만해도 과분한 것 같다.

아들에게 조건을 건다.(2)

2005.06.14 13:35

문학 조회 수:2817




 "네가 다시 그런 행동을 보이면 전학시킬테니 그리알아라!"
  "......"
  그렇게 얼르고, 겁주고, 압박을 가하고, 경고하고, 꾸짖었다. 계속하여 비틀게 나가고 엉뚱한 길로 가는 것 같아서다. 그리고 참는 것에도 한계가 있는 법이고 종지부를 찍게하지 않을 수 없는 사건이 터지고야 말았다.
  '방구가 잦으면 똥이 나온다고 했던가!'
  중학교 3학년인 관계로 한참 공부를 하여 뒤쳐진 성적을 올려야만 할 시기였다. 그런데도 그동안에는 공부는 뒷전이었고 늘상 오후 9시 이전에 잠을 자왔었다. 그만큼 잠이 많다보니 성적은 꼴찌에서 빙빙 돌았으니...    
  저녁무렵 집을 나간 뒤로는 깜깜 무소식이더니 밤 9가 넘어서 전혀 모르는 여선생에게 전화가 왔다.
  "댁 앞에 아들이 들마루에 누워 있답니다. 제가 택시를 탔더니 기사분께서 이러시더군요..."
  "예, 무슨.... 일로..."
  내 아들이 설마 그럴리야 있을까하는 의심이 들어서 별 미친 여자가 다 있다는 표정으로 얼굴을 찡그리지 않을 수 없었다.
  "저는 옥천고등학교 여선생인데요... 택시를 탔다가 기사분께서 앞 손님으로 남학생과 여학생들을 테웠는데 한 명이 술에 잔뜩 취했답니다. 그리고 집 앞에 들마루에 내려 놓고 왔다는데 학생이 술에 만취하여 전혀 의시기 없었다는군요."
  "예? 그럼, 제 아들이 집 앞에 있다고요!"
  오후 5시무렵 집을 나간 뒤로는 핸드폰을 받지도 않고 전혀 연락이 되지 않았었다. 현충일이여서 서울에서 근무하는 막내 동생과 함께 부친의 국립묘지에 다녀혼 후였다. 아내가 계속하여 전화 연락을 하였지만 받지 않는다고 걱정을 하던 차였다.
  "마침, 핸드폰을 두고 내렸기에 제가 갖고 와서 이렇게 전화를 드리는 겁니다!"
  "잠깐만요 밖에 나갔다 와서 다시 전화드리겠습니다!"
  차들이 지나다니는 골목이었는데 마침 동네 슈퍼 앞에 들마루 위에 누군가 누워 있었다. 장사가 안된다고 문을 닫았지만 1년 전만해도 생필품을 팔았었다. 아무도 없는 골목에 가로등 하나가 그곳을 내려다보며 깜빡거렸다.

"내가 머리를 박박 깎았으니 너도 깍도록 해라!"
  머리를 박박 밀고 훈계를 하게 된 이유는 무엇 때문인가! 아들이 자꾸만 나쁜 길로 나가는 것만 같아서 계속 주의를 줄 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