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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보드 4.0의 일기(日記) 이곳은 '제로보드 4.0'에 있던 내용을 추출하여 되올린 곳인데... 간혹 게시판의 하단 내용에 이상이 생긴다. 그렇지만 봉사로 있다가 무려 6년만에 다시 눈을 뜬 것만 같다. 또한 글을 쓰던 예전의 기억을 떠올려 볼 수 있어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너무 기쁜 나머지 이정도만해도 과분한 것 같다.

경기가 나쁘다보니...

2008.11.09 09:26

문학 조회 수:5888



경기가 나쁘다보니 인간을 각박하고 야비하게 만든다.
A라는 사람이 포크레인 장비업을 하는데,
기계가 고장나서 소위 '떳다방'을 불렀다.
떳다방이란 중장비를 수리하는 사람들을 일컬는 말인데 작업 현장까지 찾아와서 고장이 나서 서 있는 기계를 수리한다고 붙여진 이름이었다.
그런데 내용을 알고 보았더니 기름을 걸러주는 부속품에 이물질이 끼어 작동이 절반만 되고 힘이 약했던 것이었다.

  수리하는 사람은 두 사람이었는데 초기에는 짐작이 가는 데로 유압 펌프로를 교체하였다. 문제는 그 부속을 새 것으로 바꿨는데도 상태가 똑같았다는데 있었다.
  "아니, 안되네?"
  "음, 그럼 어디가 고장 났을까?"
  그래서 두 사람들은  고민 끝에 운전석 아래쪽의 바닥판을 떼어내고 내부를 들여다 보았다. 그곳은 여러가지 배관과 밸브가 집결되어 콘트롤 위에 있는 조종간과 연결되어 있었는데 그 중의 하나를 뜯어냈다. 바로 유압의 세기를 조절하는 조절 밸브였는데 두 개 중에 하나를 빼내어 입으로 불고,
  '탁탁!' 나무로 된 바닥에 때려대는 것이었다. 그리고 다시 조립을 하여 실험을 해 본 결과 정상으로 돌아왔고...
  "원인은 스토록크 밸브 같습니다. 나중에 더 문제가 생기면 새 것으로 교체하세요!" 하고는 돌아 갔으므로 포크레인 기사는,
  "그러지요!"
  서로 인사를 하고 헤어졌지만 나중에 A/S 청구비로 57만원을 요구했다.

  물론 경기가 좋을 때 같으면 이런 액수의 돈은 문제도 아니었다. 비용이 너무 많고 수중에 돈이 없었으므로 본의 아니게 하루 이틀 미루게 되었다. 이 시점에 핸드폰으로 전화가 자주 오게 되었고 청구비를 빨리 온라인으로 보내달라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전화로 통화를 할 때마다 자연 언성이 높아지게 되었는데 그 내용은 고장나지도 않은 부속품을 교체하고 대금을 청구한다는 것과 자신이 수금이 되지 않아서 돈이 없으므로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했다. 그런데 상대쪽에서는 그렇게 마냥 기다릴 수 없다고 했다. 그런 밀고 당기는 실랑이가 계속되다가 결국 보름 정도가 지났는데 포크레인 기사는 나를 찾아와서 말했다.

  "먼저 부속품으로 교체를 하려고 하는데 어딨어요?"

  "왜, 뭐라 잘못되어 있어요?"

  우리는 바로 이웃에 살았으므로 서로의 내막을 아주 잘 알았다.

 

  A라는 사람의 마당이 넓어서 그곳에서 포크레인을 세워 놓고 A/S를 하던 날 마침 내가 교체를 하는 현장을 보게 되었고,

  "유압 펌프가 고장났어요?"하고 A라는 사람에게 물었다. 그는 자신의 애마가 계속 고장이 났었는데 그 때마라 A/S 기사를 불었고 일주일이 멀다않고 떳따방(음성으로 고치는 사람)이 찾아와서 간단한 부분을 고치곤 했었다. 그런데 유압 펌프를 교체하는 것은 대단히 큰 고장이었다. 비용도 상당할 것 같았는데 다행히 큰 유압 펌프 뒤쪽에 부착되어 있는 작은 것이여서 그나마 교체 비용이 낮게 나왔던 것이다.

  교체할 때 내가 지켜서 있는 A에게 물었다.

  "저... 유압 펌프는 어떻게 할 건데요?"

  "그냥 줘 버리지...뭐!"

  그는 돈 때문에 기분이 나빴던 모양이다. 모든 걸 체념한 표정이다. 그렇지만 내 생각은 달랐다.

  '교체한 부속품도 엄연히 내 재산인데 왜 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내가 갖고 있을께... 괜찮죠?"하고 이번에는 A/S 를 하는 사람들에게 물었다. 그들도 내가 옆 집에 살고 있으며 기계를 만든다는 것과 선반머싱, 밀링머싱, 용접기를 갖추고 있는 기계 수리점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으므로 순순히 승낙했다.

  "그렇게 하세요!"

  그러자, A라는 사람이 묻는다.

  "뭐, 하려고 하는데? 그거... 포크레인에나 필요한 거지, 기계에는 못쓰는데..."

  "왜, 못써... 갖고 있다가 다른 용도로 사용하면 돼지 왜, 버리는 거야?"하고 부속품을 교체하고 난 뒤 고장났다는 유압 펌프를 갖고 왔었다. 마치 사람의 심장처럼 두 개의 포크레인의 중요한 역활을 하는 부속이었다. 기름을 펌프로 압축하여 운동하는 실린더로 뿜어 주는 역활을 담당하던 거였으므로 내 손에 아담하게 들려져 있었으므로 그것을 랩 포장비닐을 몇 겹 싼 뒤에 기계 부속품을 보관하는 사무실을 선반 위에 올려 놓고 잊고 있었다.

 

  보름이라는 날짜가 지난 뒤에 A라는 사람이, 내게 그것을 달라고  찾아 왔다.

  "유압 펌프 어딧어요?"하며 내게 그것을 달라고  했다.

  "아닌 밤중에 왠 홍두께... 필요없다고 버릴 때는 언제고 이제와서 왜 알라고 하는 거요!" 하며 핀잔을 주웠다. 왜냐하면 그가 부속품을 어디에 쓰려고 하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나이가 동갑이었다. 그렇지만 결코 하대를 하지 않았었다.

  "쌍 놈의 새끼들이 고장 나지도 않았는데 유압 펌프를 교체하고 돈을 오십 만원이나 달라고 하잖소! 그래서 헌 걸로 다시 교체하려고..."

  "없어서 못주겠소? 하하하..."

  내가 조금 약올릴 속셈으로 웃으면서 말했다.

  "빨리 줘 봐요! 그 새끼들 코를 납작하게 만들게..."

  "그럼, 헌 것으로 교체하고 어떻게 하려고..."

  "돈 못준다고 해야지!"

  '그의 의도가 이런거였구나!'

  나는 마치 내일처럼 가슴이 아팠다. 왜냐하면 나도 전국에 납품한 자동 기계를 A/S하고 청구 비용을 주지 않는 사람이 있을 때 그렇게 짜증이 나고 힘이 들었었다. 그런데 내 이웃에 그런 사람이 살고 있다는 사실이 왠지 모르게 슬퍼졌다.

  "그러지 말고 돈이 있으면 보내 준다고 하지 그래요! 대전서 여기까지 출장을 나와 하루를 보냈었는데..."

  "쌍 놈의 새끼들에게 돈을 주면 내가 개 새끼요! 고장나지도 않은 걸 교체를 해 놓고 청구를 하는 놈들에게 무슨 돈을 줄까?"

  그는 여전히 성질을 못참고 욕을 했는데 아마도 계속 돈을 달라는 시달림을 받다가 한 순간 번개처럼 떠올렸던 아이디어가 떠올랐던 모양이다. 부속품을 헌 것으로 교체해 놓고 새 것을 갖고 가라고 하면 돈을 주지 않아도 된다는...

  "그럼, 그 돈은 날 주는 거죠?" 하고 농담으로 내가 물었다.

  "뭔 돈?"

  "A/S 비용 오십만원..."

  "그래 줄께... 주면 될거 아니오!"

  "필요 없다고 할 때는 언제고... 다시 내 놓으라고 하니 그러는 거 아니요?"

  "그 때는 필요 없을 줄 알았지요!"

  그도 속마음으로 내가 고마울 것이다. 그러나 그런 표현은 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으니까?

  그는 방금전에 화가 머리 끝까지 오르게 전화로 싸웠다고 했다. 그 내용을 어렵지 않게 추리해 본다.

 

  "이것보시요! 결제가 늦어져서 조금 기다리라는 데 무얼 그래요!"
  "그럼, 유압 펌프를 떼어가겠습니다!"
  "맘대로 하세요!"
  그런데, A는 알량한 생각을 하였고 유압 펌프가 사실 고장이 아니었다는 사실에 머리를 굴렸다.
  '부속품을 먼저 것으로 다시 끼워넣자! 그럼, 저희들이 그런 돈을 안줘도 돼겠어! 그러고 보면 나도 천재야... '
  그렇게 생각하고 유압 펌프를 다시 먼저 것으로 교체하고 새 것은 돌려 주겠다고 작정을 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사실 A씨는 그렇게 해서 전혀 돈을 주지 않았지만 그들과는 거래할 수 없게 되었다. 돈 때문에 중요한 사람을 잃고 말았으므로 얻은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살다보면 이런 문제가 많았고 그것을 어떻게 처신하느냐하는 것은 순전히 당사자의 몫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