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 인쇄로 책을...

     ---리룩스서버컴퓨터 백업

  공개 자료실 

 文學위의 文學 출판사입니다. PDF로 전환하여 복사기로 책을 만듭니다. 자세한 내용은, '디지털 인쇄'에서 확인해 보세요!

막바지에 이른 기계 제작 (8)

2021.11.11 10:02

文學 조회 수:35

기계를 제작하면서 겪는 좌충우돌하는 경험들. 아무래도 출장으로 인하여 집을 떠나서 떠돌이처럼 다녀야만 하는 여행. 그것을 여행이라고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그나마 내 마음이 고행으로 여기지 않는 자유로움에 잇다고 볼 수 있었습니다. 그만큼 여행이 갖는 고통과 더불어 인내력을 상징하게 된다는 사실은 목적을 갖고 있었으므로 자유에 대한 압박이었지만 어쩔 수 없는 일로 받아 들여야만 함을 뜻합니다. 이번에 대구에 기계를 납품하기 위해서 겪는 과정도 어쩌면 그렇게 인내하여야만 하는 결과라고 보여집니다. 최선을 다하여 기계를 제작하였지만 거래처마다 나름대로의 특색이 있기 마련이고 그에 따라 쓰임새도 달라지게 되므로...


  12. 어제는 대구에 기계를 납품하러 갔다가 저녁 9시쯤 집에 도착하였다.

  기계를 이틀에 걸쳐서 싣고간 뒤, 어제 최종적으로 두 쪽으로 나뉘어 놓은 걸 조립하게 되었고 마지막으로 테스트를 하게 된다. 그리고 그쪽의 여러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심사를 받았으니...


  하지만 아직 끝난 게 아니었다. 이틀 뒤에 다시 부족한 것을 수정하여 다시 갖고 가기로 하고 몇 가지를 가지고 온 것이다. 척킹 부분을 개조할려고 해드(머리)부분과 샤프트 2개를 싣고 왔다. 


  13. 아내가 앞치마를 입고 있지 않은 체 설거지 일을 한다. 물이 튀어 앞섶이 모두 젖어 있다. 그 모양을 수저를 닦으려고 씨크대 앞까지 다가섰다가 지켜 보면서 말했다.

  "차가운 물이 튀잖아! 앞치마를 입지..." 하고 슬그머니 미안한 마음에 말을 하지만 도와줄 수 없는 처지임을 알고 어쩔 수 없이 하는 말이였다. 한편으로는 아내가 안스럽기만 한데, 누가 하건 해야만 하는 일이다. 그런데 씽크대에서 물로 씻는 건 고구마 잔챙이들이다. 가늘고 몸통이 되지 않아서 남겨 둔 손가락 같은 고구마 줄기들.

  "아니, 그 걸 뭐에 쓰려고 닦아?"

  "작아서 먹지는 못하고 닭이나 줄려고 삶아요!"

  그렇게 말하여 놀란다. 

  닭 일곱 마리가 있었는데 사료외에 다른 음식물 찌거기를 주고 있었으므로 항상 남는 음식이 차지가 가곤 했었던 것이다. 그 닭들을 위해서 못 먹는 고구마를 찐다는 게 조금은 의아스럽다. 

"버리지! 뭘 그렇게 힘들게 쪄요!"

  이처럼 내가 하는 말에는 안쓰러운 아내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14. 내가 글을 쓰는 것은 어쩌면 계속할 수 밖에 없다는 운명적인 사명감에 의하여 일어나는 의욕의 발로 같았다. 글을 쓰는 머리글에 구예를 받지 않는다. 시간이 없었다는 건 핑게에 불과하다. 그러면 언제든지 쓸 준비가 되어 있다는 걸 의미한다. 하지만 다른 볼 일에 어쩔 수 없이 밀려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건, 내 자신에 대한 캐캐묵은 변명으로 인하여 중간에 포기한다고 하는 변명을 무색하게 만든다. 왜냐하면 한 번 작정을 하고 쓰고 있는 중에 술술 써지는 내용은 즉흥적이었다. 그래서 그 내용들이 생각하지 못하였던 다른 말이 튀어 나왔고 그것을 등록하지 못하여 실수로 그냥 지나간 뒤에 써 놓은 내용이 전부 사라졌을 때의 허탈감은 이루 형용할 수 없었다. 모든 내용이 지워져 있었으니까. 그래서 쓴 내용을 다시 생각하면서 글을 써 보지만 앞서 써 놓은 내용과는 천양지간의 차이가 있었다.


  그렇다면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가! 전혀 다른 각도에서 해석을 할 수 밖에 없다는 의미로 보아서 글의 내용이 현저하게 다르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었고 그 내용이 시간 차이에 대하여 다시 차별성을 갖게 됨으로서 전혀 다른 내용으로 쓰려질 수 있음을 증명하는 셈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내 글의 다른 사항과 다른 내용들을 모두 정립할 필요가 있었다. 


  한 번에 다른 두 갈래의 내용을 써 놓으면서 완전히 다른 반대의 개념이 성립되는 셈이다. 글을 쓰는 것도 일정한 사고방식이 필요했다. 그래서 목적과 뜻에 따라서 달라지므로 그 내용에 있어서 형편성을 부여한다. 어떤 글이 되건 지금으로서는 중요하지 않았다. 시간 부족에서 오는 나태함이 더 문제가 되고 가십거리였다. 그만큼 쓰려고 하는 것보다는 쓰지 않는 게 더 유용하지 않다는 의미이다.


  15. 막바지에 이른 기계 제작만을 놓고 보자! 기계를 납품하고 난 뒤 어제 시운전을 하게 되면서 그 때까지도 계속하여 낙담만 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기계를 다시 반납할 일이 까마득했었다. 


  애쓰게 갖고 간 기계를 다시 반품 받아야만 할 처지에 놓인 것이다. 아무도 내가 갖고간 기계에 대하여 좋아하지 않고 있다고 보아지는 이유가 두 가지로 압축하였는데,

  그 중 가장 큰 것이 총 기장을 작업할 수 있는 길이였다. 원래 주문은 2,500mm 였지만 ㅐ가 갖고 간 기계는 2,300mm 밖에 할 수 없었다. 그 사실을 깜빡 잊고 있었던 것이다. 

  두 번째는, 절단하는 칼 날의 사용 방법이다. 1차, 2차 로 튀어 나와서 절단하게 되는 구조를 갖고 있었는게 그게 규칙과 다르게 그들이 현장에서 작업하는 방법과는 차이점을 갖고 있었다. 


  우선 이 두 가지만 봐도 전혀양상과 다른 셈이다. 반품할 수 있는 소지가 너무도 크다는 생각에 그만 포기할까도 생각했다. A씨에게 말하려고도 해 봤다. 옆에서 내 일을 돕는 A씨에게 차마 그렇게 말하지 못하는 이유는 실망감을 갖게하고 싶지 않아서다.  


  "A 아저씨 이 기계를 사용하지 못 할 것 같아요!"

  "왜죠... 왜, 그래요!"

  "중대한 결함이 한두가지가 아녀요! 그래서 취소하고 도로 가져 가야 하겠어요."

  그렇게 말하고 하던 일(기계를 조립하고 테스트를 위해 준비하는 과정. 일테면 전기 배선을 연결하고 운반을 하기 위해 분해를 하였다가 다시 졸입하는 관정 등)을 반대로 지금까지 해 온 것을 되돌아가게 만드는 상황 전개를 하여 어리둥절하게 하였다면 어떻게 될까? 이런 상황 전개가 눈 앞에 떠 올라서 미칠 것만 같았다. 

  왜냐하면 3월이 넘게 갖은 시간을 허비하면서 만들어 왔던 모든 과정이 불현듯 물거품이 되었다는 사실이 앞을 가려 왔었기 때무니다. 이런 엄청난 작업을 모질게 참아 내면서 꿋꿋하게 지켜왔던 인내라는 방패가 아무런 힘도 쓰지 못하고 깨져 버렸을 때의 참혹감.무기력함.체념이 일시에 들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