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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성에서 ...

청성의 밭에서...

2019.05.30 18:39

文學 조회 수: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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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농사를 짓다보면 흉작을 모면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러 있었다. 특히 농사 경험이 없던 초기에는 어떤 작물을 심어야만 할지 선택하지 못하여 농살ㄹ 망치기도 하는데 내 경우에는 밭과 논에 대하여 구별을 짓지 못하여 청성의 두 밭에 대하여 그다지 농사를 망치기 일쑤였었다.


  청성에는 농사 짓는 곳이 두 곳이었다. 그래서 한 곳은 위 밭이라고 부르고 다른 한 곳은 아랫밭이라고 부른다. 이번 봄에 아래밭에 제초제를 뿌리지 않고 예초기로 풀을 벤 것이 잘못이었다. 풀이 다시 자라서 온통 풀밭으로 면하고 말았다. 그리고 그곳에 심어 놓은 옥수수가 종적이 없이 풀에 덮여 버렸다. 한마디로 옥수수 수확은 망친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기회가 남아 있었다. 이곳에 다시 제초제를 뿌리고 갈아 엎고 난 뒤 들깨를 심으면 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안에 심어 놓았던 옥수수였다. 풀 숲에 둘러 쌓여 옥수수가 싹이 나와서 한 뻠 정도 큰 것을 모두 제초제로 죽여 버리려고 하니 아깝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래서 호미로 일단은 옥수수를 옮겨 심기 위해 아랫밭에서 가장 안 쪽의 삼각 꼭지점부터 심어 나오기 시작했다.

  오늘 새벽 6시에 일어나서 아침을 먹고 12km 떨어진 청성으로 가서 현장에 도착하여 작업을 하기 시작한 이후 옥수수를 옮겨 심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오전을 모두 소비하였지만 절반도 옮기지 못하게 되자 할 수 없이 내일오 연기를 하고 만다.


2. 아래 밭은 땅이 축축하다. 옆에 논이 이다보니 물이 내려와서 고랑 옆으로 물이 흐르므로 논으로 사용하던 곳을 그나마 밭으로 전환하였지만 항상 축축하여 잡초가 의외로 많이 자라고 크게 자랐다.

  이곳에 심는 작물로 땅이 마르지 않아서 농사가 잘 되는 편이었다. 그러다보니 작년에 옥수수를 심었다가 다른 작물을 전혀 하지 못하고 말았지만 올 해는 그렇지 않으려고 더욱 신경을 쓴다고 할까?


  들깨를 심으면 그나마 잘 되었다.

   그래서 그 향수에 못잊어 올 해는 들깨를 심어 보려고 하는 것이다.


3. 위밭에는 콩을 심었는데 무척 성공작이다. 오늘 줄을 띄우고 은박지고 된 허수아비를 줄에 매달아서 나무에 묶어 놓고 왔다. 비들기와 고라니가 밭을 망치는 것을 어느 정도 줄이기 위한 후속 조처였다.


4. 제초제를 뿌리지 않으면 농사를 지을 수 없었다. 

  그만큼 예초기로 풀을 베게 되면 금세 풀이 자랐다. 한 번 할 일을 그대로 방치하는 꼴이었다.


  이번에도 아래밭에 예초기로 풀을 베고 난 뒤 바로 다시 자란 탓에 농약(제초)제로 뿌리려고 오늘 아침 갔다가 옥수수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중간 중간 보이는 옥수수를 캐내서 한 쪽으로 옮겨 심어 나갔다.

  호미로 하나씩 뽑아다가 종이 컵에 담았다. 그것을 밭의 끝 부분부터 땅을 개간하게 되었는 데 호미로 풀을 뽑고 다시 옥수수를 심어 나오기 시작한다.

 

  애초에 예초기로 풀을 깍지 말고 제초제로 뿌려주고 심었으면 이런 일도 없었을 텐데 두 번 일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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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차량을 세워 놓은 곳까지 100여미터를 올라와야만 한다. 세 곳의 논 아래 쪽에 위치한 아래 밭에 논이었지만 수로를 만들어서 물을 빠지게 해 놓고 밭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그래서 밭이 항상 축축하였다. 또한 풀이 많이 자라서 조금만 여유를 부리면 잡풀로 작황을 망치곤 했었다. 그러다보니 제초제가 사용되었다. 풀을 뽑을 수 없으므로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들 깨는 무엇보다 농사가 잘 되었다. 하지만 풀을 메는 게 힘들어서 많은 고민을 하여 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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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은박지로 만들어진 허수아비. 뒤 면에 비치는 색 때문에 반사되어 물감을 퍼지게 흐려 놓은 것처럼 이상한 형상이다. 줄에 매달아 나무에 묶어 놓으면, '달크랑' 거리면서 쇠 소리가 난다.

  알루미늄으로 된 넓은 면적은 종이로 오려 낸 것처럼 평면이지만 굴록으로 인하여 여러가지 색체를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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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올 해 콩 농사가 가장 잘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나중에 잡초가 콩보다 더 크게 자라 수도 있었지만 중간에 한 번 제초제를 뿌리면 될 터. 그나마 밭에는 물기가 너무 없었다. 그래서 비가 와도 금새 말라 버리기 때문에 다른 잘물은 타들어가는 햇빛에 그야말로 고사되곤 했었다.


  하지만 올 해는 그나마 미리 뿌리를 내리고 싹을 씌웠기 때문에 비가 오지 않아서 성장하는 데는 무리가 되지 않을 것이다. 작년에 이 밭에 들깨를 모종 했었다. 하지만 모두 타들어가서 전혀 농사를 망쳐 버렸었다. 그러다보니 올 해는 콩을 일찍 심어 버렸다.


  하지만 고라니와 비들기로 인하여 싹이 트이자 떡잎을 쪼아 먹고 잎을 따 먹는 수난시대가 열렸다. 그런 고난을 이겨내고 가을까지 가기 위해서는 아직도 많은 기간이 남아 있었다.

  과연 얼마나 수확을 할 지는 미지수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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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우선은 흰 콩의 싹이 트여서 안심은 된다.


  경운기로 밭을 갈면서 <콩 심는 기계>를 사용하여 심었지만 비가 와서 고생했었다. 콩심는 기계로 콩을 심는 중에 입구가 자꾸만 막혀서 작업을 중지하려고 하다가 끈으로 묶어서 손잡이를 가볍게 하였었다. 허공에 기계를 띄워서 무게를 줄이면서 너무 깊게 콩심는 뾰족한 입구가 땅 속에 박히지 않게 안고서 작업했었다.

  이렇게 콩이 잘 나와줘서 무엇보다 탄성을 질렀다.

  얼마나 잘 자란 것인지 앞으로 수확할 때까지의 여정이 더 힘들지만 그것은 두고볼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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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번쩍 거리는 끈을 띄우고 알루미늄으로 된 허수아비를 나무에 줄로 매달았다.

  이미 고나니와 비들기가 떡잎을 파먹은 흔적이 역역한 곳은 그나마 어쩔 수 없었지만 이제부터라도 콩잎을 사수하는 수 밖에 없었는데 고라니를 쫒는 데는 소리만큼 좋은 게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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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비탈길을 오르면 바로 눈 앞에 콩을 심은 전경이 펼쳐진다. 힘들게 오르는 경사가 심한 곳에 우뚝 놓여 있는 밭을 왼 쪽편으로 길게 경운기가 오른 수 있는 완만한 경사로가 위치했지만 걸어서 오를 수 있는 이곳은 자갈이 깔린 비탁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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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중앙에 바위 하나가 우뚝 손아 있었다. 그러다보니 이곳을 깃점으로 중간 지점으로 구분한다. 물론 바위가 크게 깔려 있는 곳은 이 곳 뿐만이 아니었다. 경운기로 로우타리를 치게 되면 튀어 오른다. 그러다보니 바위를 피해다니곤 했었다. 로우타리 날이 부러질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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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오늘 작업을 하러 온 곳은 아래 밭이었다. 예초기로 풀을 벤지 얼마되지 않았는데 벌써 풀밭으로 변해 있었다. 하나도 죽지 않고 다시 풀이 솟아 오른 것이다.

  결정적인 신의 한수가 필요했다. 이 밭을 갈아야만 했지만 옥수수가 심어져 있었으므로 함부로 작업할 수도 없었다. 그러다보니 중간에 풀 틈에서 싹이 트인 옥수수를 모종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뒤, 제초제를 뿌리고 다시 밭을 갈고 들깨를 심을 것이다.


  문제는 옥수수였다. 중간에 풀과 섞여서 싹이 나와 있는 옥수수를 건져낸 뒤에 두 번째 작업으로 제초제를 뿌리고 며 칠 뒤에 경운기로 밭을 갈고 들깨를 심으려고 한다. 


  여기서 두 번째 기발한 방법을 사용한다. 

  바로 콩 심는 기계로 들깨를 심는 것이다.  이 경우 모종하여 심는 수고를 덜 수 있었다.

  전에도 이 방법을 사용했는데 무엇보다 들깨가 풀보다 늦게 싹이 튼다는 점이었다. 그러다보니 잡초를 제거하는 게 무엇보다 관건이었다. 모종은 반면 큰 것을 심게 되므로 풀이 자라지 않은 상태에서 심게 되므로 영양분을 뺐기지 않게 된다.


  어느 방법이 더 나은 지는 조건에 따라서 달랐다.

  가뭄이 들 경우 아예 들깨가 기계로 심어 놓게 되면 싹이 나오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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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중간 준간에 옥수수가 싹이 나와 있었지만 풀에 치여 고사 직전에 이른다.

  크지도 않고 옆에 풀에 덮여 버린 곳이 일쑤였다. 그러므로 옥수수는 전혀 건질 수 없는 상태다. 이 상태에서 그냥두면 옥수수 농사도 망칠 수 있었다. 할 수 없이 옥수수를 옮겨 심는 극단의 방법을 택하게 되었고...

  밭의 끝 부분에 옥수수를 옮겨 심을 장소를 골라서 풀을 뽑고 밭을 호미로 갈았다. 풀이 뽑혀지지가 않을 정도로 박혀 버렸으므로 호미질이 잘 되지 않을 정도로 힘들었다.


  이렇게 장소를 마련해 놓고 이제부터는 풀 밭을 걸어 다니면서 옥수수를 찾았다. 종이컵에 호미로 흙까지 찍어서 크게 떠 올린 뒤에 담고 손으로 꾹꾹 눌러 준다. 그렇게 수 십개씩 모종 컵이 만들어 지면 다라에 들고 다니면서 옮겨 심을 곳으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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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들깨를 모종할 수 있게 한 쪽 구석을 갈아서 들깨를 잔뜩 뿌려 놓았다. 모종을 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들어 놓았지만 이렇게 해 두는 것은 예비용이었다. 사실은 밭을 갈고 <콩심는 기계>로 심으려고 작정했지만 싹이 트지 않을 수도 있었으므로 보충용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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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농사를 짓는 일은 온통 일거리가 넘쳐난다.

  옆에 놑에서 물이 넘쳐 나오고 뚝이 무너지는데 수로를 파서 물이 넘치지 않게 해 줘야만 했다. 수로가 넘치면 밭은 그야말로 물이 차게 되고 밭으로 구실을 못하게 될 터였다. 지금도 처음에 포크레인으로 파 놓았던 깊이에서 많이 흙이 차인 상태였다. 그러므로 삽으로라도 수로를 깊이 파줘야만 할터.


  찰 떡처럼 삽이 붙어 버리는  수로를 삽질하는 것도 힘든 일이었다.



470평의 위 밭. 170평 아랫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