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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초상(肖像)

sample_23.JPG 초상(肖像)[명사] 1. 사진, 그림 따위에 나타낸 사람의 얼굴이나 모습. 2. 비춰지거나 생각되는 모습.

Untitled-1203.jpg

  -삼우재 때 모친의 영정과 옷 한 벌을 태우면서... 중앙의 둘 째 동생.-


1. 모친의 장례식 때, 둘 째 동생의 출현은 변수였다.

헝한 몰골, 초라하고 납루한 형색.

그것이 혼자 떨어져 지금까지 20년이 넘게 소식을 접하지 않고 지내오던 둘 째 동생의 모습이었다.

모친의 작고와 함께 찾아든 둘 째 동생의 모습은 신기롭기까지했다.

둘째가 장례식에 참여하리라는 걸 전혀 예상하지못했다가 갑자기 나타나게 되자 나 뿐만이 아니고 모두가 놀랐다.

그가 서열 2위의 상주였으므로 4명의 상주 자리에서 두 번째를 찾이하고 또한 말이 많은 그의 휭설수설하는 모습이 의례적으로 눈에 띄였다.


2. 장례식에 찾아오는 연고자들. 즉, 외삼촌들과 사촌들에게 마치 물을 만난 고기처럼 찾아가서 죽치고 앉아서 온갖 얘기들을 끄집어 내면서 예전의 추억을 끄집어 내는 것이었다. 나는 둘 째 동생의 등장으로 피해를 보았다기보다 도움을 받게 되었는데 그건 다름 아닌 묘자리에 대해서다. 

  세 째와 넷 째 동생들이 부친이 계신 임실의 국립묘지로 안장하겠다고 계속 주장을 하고 있었는데 그 이유는 우선 국립묘지라는 점을 들어서 남들 보기에 괜찮은 느낌이 들더라는 막내의 주장, 정읍에서 현재 거주하는 자신의 주거지와 가까워서 언제든지 갈 수 있다는 게 또한 두 번째의 역설을 밑바침 한다.

  세 째는 돈을 들지 않는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다. 그는 장례식이 끝 난 뒤에 800만원의 부조금을 빼 갔 듯이 가장 손님이 많이 왔다는 걸 내 세워서 나중에 돈을 갖고 가지 못하는 게 아닌가? 하고 눈에 쌍심지를 켜고 감시하는 중이었다. 그래서 묘 자시를 조성하게 되면 되려 자신의 돈이 빼앗기지 않을까? 하는 우려로 갖고 으르렁 대듯이 먹이를 놓꼬 싸우는 것처럼 달려 들었던 것이다.

  그런데 둘 째가 와서 양상이 달라졌다. 내 생각은 형 말이 맞다는 게 그의 유력한 태도. 내 생각을 반증이라도 하듯이 갑자기 나타난 둘 째의 성격은 예전과는 너무도 상반된 견해를 갖고 있었다. 지금의 세 째와 막내 처럼 대립하기만 하던 일변도에서 이제는 내 말을 전적으로 수용하는 태도로 수용하고 있지 않은가!


  그래서 내가 세 째와 넷 째 동생에게 드라마같은 마지막 카트를 내 놨다.

 
"너희 둘이 알아서 해라! 단지 앞으로 나와의 인연은 모두 끊고 명절 날에도 너희 둘이 결정해서 한 곳에 모여 명절 제사를 지내고 명절을 지내기 바란다. 나는 집 사람과 명절 날 여행이나 다닐테니까. "

  이렇게 이미 공지하고 카톡으로 모친의 입원비를 보내면서 경고 메시지를 띄워 왔던 것도 이 내용을 경고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두 동생은 자신들이 책임을 전가하지 않았다.

  그럴 형편도 못되었을 뿐만 아니라 전혀 자신들이 이익을 낼 수 없는 무이익한 짓이었으므로 동의하지 않았던 것이다. 세 째 동생은 그동안 너무 욕심만 부렸었다. 조금이라도 이익이 생기는 일에 쫒아 다녔는데 그것이 모친에게 연관된 상황까지도 고려하자면 뇌경색이 쓰러진 이유도 관계가 있었다. 독거 노인처럼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모친을 시시때때로 찾아와서 돈을 타가곤 했었다. 막내도 그 부분은 어느 정도 공적으로 낙인이 찍힌 게 없잖았다. 그렇지만 그 도가 너무 지나쳤던 세 째의 작태를 들여다보면 이해불가일 정도로 한심했다.

  무친이 그토록 뇌경색으로 쓰러진 원인의 이유가 두 동생을 위해서 폐지를 줏고 과로에 시달리면서 돈을 악착같이 모아서 주려고 한 모친의 안타까운 심정이 그것을 반증한다.


  세 째는 나중에 아파트 임대비를 내게 건네 주면서 일부 돈까지 빌려간다는 명목상으로 빼내기도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