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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초상(肖像)

sample_23.JPG 초상(肖像)[명사] 1. 사진, 그림 따위에 나타낸 사람의 얼굴이나 모습. 2. 비춰지거나 생각되는 모습.

수정할 내용 : 유정(有情) 과 무정(無情). 그녀를 탁구장에서 알게 되었는데 사실은 고등학교 때 절친이었다는 사실로 인하여 마음이 동했었지요. 그리고 가슴이 뭉클하게 아렸엇고 왠지 모르게 정이 갔습니다. 하지만 점점더 탁구장에서 멀어지고 있음을 깨닫기 시작하여 지금은 전혀 말도 건네지 않게 된 사이로 멀어졌고요. 그러다보니 가슴을 도려내는 것처럼 볼 때마다 아팠습니다. 언제부터인가 그토록 서로 달라져 갔는지 이해할 수 없는 관계로 바뀐 이유가 무엇 때문인지도 모른 체 그렇게 서로 간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게 되고 말았고...


1. <동호회 탁구>에서 만나는 김 순애(여 주인공)에 대한 박 만수(남 주인공)의 관계. 두 사람의 관계가 점점 더 멀어져서 이제는 아는 체도 하지 않았다. 탁구장에서 서로 함께 탁구를 치지 않고 다른 라인에서 탁구를 치고 함께 치는 동료들도 다른 클럽 사람이었다. 그녀가 다른 클럽으로 바꾼 뒤에 더둑 멀어진 관계가 이제는 아예 아는 체도 하지 않게 되었으니...

  같은 탁구장에서 먼 발치로 보고 있으면서도 아예 관심을 끊고 말았다. 

  그토록 깊은 관계가 이제는 전혀 다른 사람을 보듯 멀어진 이유는 멀까?

  그녀는 생각한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열 일곱 살에 눈으로만 마주치면서 수줍어서 말조차 붙이지 못했던 사이로 시작된 사랑이 40년 뒤에 탁구장에서 만났는데 잠시만 반가웠고 그 뒤부터 전혀 알지 못하는 이처럼 등을 돌리고 말았으니...'

  그는 생각한다.

  '여자가 학생 때는 수줍고 말이 없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더 야멸차고 도도하니 말을 붙일 수가 있어야지! 톡톡 쏘기는 왜 그렇게 쏘고... 아무리 이해를 하려고 해도 도저히 납득할 수 없어! 지금은 한 남자의 아내이자, 애들 엄마가 되었는데 오히려 여학생 때보다 더 성깔이 있지! 내가 사람을 한참 잘 못 봤어!'

  하고 서로에 대하여 불신하고 외면을 하기에 이르렀다.


2. 아들이 공장에서 함께 작업하면서 계속하여 불량을 내고 있었다.


3. 어제는 모친이 입원한 요양병원에 다녀 왔었다. 딸 아이도 그렇고 아내도 그렇고 한 해에 두 번의 초상을 치루고 한 번의 결혼식을 하게 되면 친구와 지인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것이라고 모친이 돌아가시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뿐이었다. 이번에(일주일전) 장모님의 장례식. 그리고 모친의 작고로 또 한 번의 장례식을 치루게 되면 그야말로 연고자들로부터 부담을 사게 될텐데 다시 딸의 결혼식을 하게 되면 원성으로로 바뀌게 될 것이라는 우려.

  그 때문에 딸은 결혼식 날짜를 내년 봄으로 변경하겠다고 우려를 표명하기에 이른다. 그런데 어찌 모친의 상태가 점점 더 나빠지는 것에 우려를 표명하지 않겠는가!

  아내는 이틀 전에 모친이 입원한 요양병원 5층 중환자실(전에는 6층 일반병동에 있었음) 수간호사에게 전화를 했고 음식물을 전혀 먹지 못해서 영양제를 혈관으로 주입해야만 하는 데 그것도 혈관이 막혀서 쉽지 않다는 말을 듣고,

  "시엄마가 아예 음식을 먹지 못해서 영양제를 혈관으로 공급해야 하는 데 혈관도 막혀서 더 이상 주사기로 혈관을 꽂을 수 없다네요. 며칠 전에 장례식을 치른 엄마도 식도와 위가 앙예 종이짝처럼 얇아져서 더 이상 음식을 먹지 못하여 돌아 가신건데... 이렇게 음식물을 먹지 못하면 며칠 살지 못할텐데 내일 뵈러 가야겠어요!"
  그래서 어제는 요양병원에 다녀 왔었다.

  하지만 간호사들은 다시 제안을 한다.

  "음식물을 전혀 드시지 않는데... 방법이 없는 건 아니여요! 코로 호수를 식도까지 주입하는 방법이 있으니까요. 한데 원장 선생님의 재갈이 있으셔야 하고... 낼 다시 오셔서 그렇게 해 달라고 하심 되요!"

  그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중환자실은 모두 길게 늘어선 침대가 양 쪽 편으로 두 줄이 병실 끝에서 끝까지 모두 스무대나 놓여 있었고 그곳에서 더러 코에 호수를 주입한 할머니들이 많이 보였다. 입구쪽에서 왼 쪽 편으로 두 번째 침대에 누워 있는 모친은 뼈만 남은 앙상한 다리를 이불 밖으로 내밀로 누워서 전혀 눈을 뜨지 못하고 계셨다. 그리고 첫 번째와 세 번째 침대에 누워 있는 다른 할머니들은 모두 코에 투명한 호수를 꽂고 있었는데 처음에는 그것이 무슨 용도인지 모르다가 간호사의 말을 듣고 음식물을 주입하는 관이라는 걸 깨닫았다.

  하루라도 더 생명을 연장하는 방법.

  아마도 요양병원에서 온갖 도구를 써서 생명을 연장시키는 방법은 무척 다양한 듯 싶었다.

  그러므로 아내의 친구의 친어머니도 다른 요양병원에서 죽어가는 중환자로 입원했다가 지금은 아주 멀쩡한 상태로 환골탈퇴하여 퇴원하겠다고 성화라는 것이 이해가 간다. 하지만 모친은 그렇지 못했다. 요양병원에 입원한 뒤로 급격히 건강이 악화되고 말았는데 그것은 집에서 있을 때와 다르게 전혀 운동을 시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퇴화가 진행되는 속도가 꼼짝하지 않고 누워서 음식물을 받아 먹게 됨으로서 급속도로 빨리 왔고 그로인해서 온몸이 마비가 되고 말은 것이다. 그러지 않아도 뇌경색으로 중풍이 와서 왼 쪽편으로 마비가 왔으므로 움직임이 둔하였던 상태. 요양병원에 입원한 뒤로는 전혀 움직여 주질 않아서 똑바로 펴지도 않자 ㄱ 자로 다리가 꺽여 버렸다. 또한 운동을 하지 않자, 온 몸에 근육이 모두 빠져 나가서 뼈만 남은 앙상한 몰골에 왼 쪽 팔은 주사 바늘 자국으로 온통 시커멓게 피멍이 든 체 죽은 살로 얼굴달룩하였다. 

  그런 산 송장의 모습으로 이제는 코로 호수를 삽입하여 음식물을 먹어야 할 판.

  "꼭 그렇게 해서라도 더 살려야 해?"

  "안 그러면 한 해 두 번 초상을 치뤄야 할 판이잖아요! 딸 아이 결혼식까지 세 번인데..."

  보다 현실전인 문제가 가로 막는다.

  "요양병원에서는 어떻게 해서든지 환자가 오래 생명을 연장할 수록 돈을 벌테고... 우린 나름대로 사람들에게서 욕을 먹지 않아야 해서고..."

  "그럼, 그렇게 하지 뭐!"

 

  그래서 오늘 아침에는 아내를 요양병원에 보냈다. 아침 10시까지 원장 선생님을 만날 수 있다고 했었다. 요양병원의 중환자실은 상태가 좋지 않은 사람만 집중 관리하는 곳이었다. 그래서 간호사들이 항상 환자를 바라볼 수 있도록 양쪽 편으로 길게 침대가 늘어서 있었으며 그 중앙에 간호사들이 앉아서 직접 환자들을 바라볼 수 있도록 한 층 모두 실내가 칸막이도 없이 개방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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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내가 수퍼백을 프라스틱 T스푼으로 떠 먹였다. 전에 같으면 냉큼 받아 먹었을터였다. 그런데, 몇 수저 입에 떠 넣고는 아니나 다를까 못 먹겠다고 하면서 입을 다물고 계셨다. 목소리는 기어들어가는 음성이었으므로 아내가 귀를 가까이 대고 듣고 내게 말해 준다.


  모친 : 아주 작은 음성으로,

                  "뭐 하러 왔어! 바쁜데..."

  아내 : 크고 또랑또랑하게,

                 "엄마가 아프다고 해서 왔죠! 못 먹는다고... 밥 안 드시면 돌아가셔요."

  모친 : 눈만 깜빡빡빡 하면서 아무 말을 하지 않는다. 언제나 자신에게 불리할 것 같으면 전혀 대화를 하지

           않았었다. 뇌경색으로 쓰러진 뒤에 6개월 정도 병원 치료를 받고 집에서 내가 1년간 모셨을 때도 그랬었다.

          그렇지만 지금은 전혀 다른 입장이었다. 죽음을 목전에 둔 중환자의 처지로서 이번 겨울에도 폐혈증으로

           목숨을 담보로 생명이 경각에 달려 있었다.

병원원장 : "어머니가 그나마 용기가 가상하시여 하느님이 도우셨어요. 며느님도 코로 호수를 주입하는 걸 원하시나요?"

아내 : "예! 조금이라도 연명하실 수 있으면 그렇게 해 드리고 싶어서..."

병원원장 : "대단히 훌륭하세요. 다른 사람들은 며느리들이 그렇지 않습니다. 빨리 죽기를 바라니까요."


  병원 원장을 다음 날, 그러니까 오늘 아침 찾아가서 코로 호수를 꽂는 걸 환영한다고 아내가 말하였고 그것이 80대 쯤 보이는 요양병원 원장의 귀에 무척 호감을 산 모양이다. 그렇게 칭찬 일색이라고 했다.


  아내 : 하지만 어떻게 목숨이 붙어 있는데 그냥 둘 수 있겠어요! 살리는 데까지는 최선을 다해 봐야죠.

  병원원장 : 글쎄 요즘 며느리들은 그렇지 않아요. 모두들 시부모에게는 무관심한 편인데... 그럼, 최악의 상황에는

              그렇게 하도록 하지요. 하지만 음식을 어떻게 해서든지 들 게 하는 게 병원에서는 권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나중에 그마저도 듣지 않는다면 전화 드리도록 간호사들이 조치를 취하고요."

  아내 : "그럼, 잘 부탁드립니다."


  그렇게 병원에서 원장을 찾아가서 조금더 사시게 해 달라고 코에 호수를 꽂아 달라고 한 아내는 내게 그 내용을 전달한다.

 

  아내 : "원장 선생님께 호수를 꽂아 달라고 하고 왔어요!"

   : "그래 뭐라고 말씀하셔?"

  아내 : "엄마가 다 됐네요. 얼마 연장은 되겠지만 오래 사시지는 못한다네요. 한 달... 아니면 두 달... "

    : "겉으로 보면 멀쩡한데 속은 그렇지 않네!"

  아내 : 이미 오래 살기는 틀렸고 그나마 조금 생명을 연장하는 건 코를 통한 방법 밖에 없다는 데 그마저 안 되면

         어쩔 수 없다네요. 단지 하루라도 더 입으로 식사를 하도록 할 테니 두고 보자고 하는데... 원장 선생님도 팔

          십세는 되어 보이잖아요. 그 나이에 돈맘 많으면 뭐해요. 그렇게 병원에서 근무하는 데... 말을 더듬는 게

          심해서 잘 알아 듣지도 못할 정도로 불편한 모습이 딱해 보이더라고..."

  : "자식들이 물려 받으면 좋을텐데... 그럴 사람도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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