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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초상(肖像)

sample_23.JPG 초상(肖像)[명사] 1. 사진, 그림 따위에 나타낸 사람의 얼굴이나 모습. 2. 비춰지거나 생각되는 모습.

  이틀 전 쯤에 요양병원에 다녀왔던 아내가 이상한 말을 한다.

  "엄마가 이불을 덮지 않고 누워 있길래 왜 그러냐? 고 물었더니, 몸에서 열라(열이 나)! 하여 간병인에게 물었더니 역시 더워서 이불을 안 덮고 잔다고 하네요."

  "..."

  나는 관심을 갖고 있지만 모든 걸 아내에게 위임한 상태였다. 그러다보니 한 달에 한 번씩 충남 대학교에 통원치료를 위해서 방문하는 것도 아내였다. 휴대폰에 어머니의 물집 상태를 사진 찍어서 들고 갔는데 간호원이 카톡으로 보내온 사진이었다. 충대 병원에서는 그 휴대폰 사진을 보고 증상을 확인하여 처방전을 내렸는데 매달 한 번씩 똑같은 약이었다. 하지만 약값이 십만원에 이를 정도로 비쌌다.

  간호사에게 처방전을 받고 구입한 기포성 증상(물집)은 면역력이 약사한 사람에게 걸리는 병이었다. 모친은 한 번 걸린 뒤로 계속하여 증상이 나타났고 몸에 바르는 약과 먹는 약을 끊게 되면 바로 재발하였으므로 죽을 때까지 그렇게 몸에 바르고 먹어야만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한 달에 한 번씩 처방전을 타기 위해 충대에 갔다 온 뒤에 요향병원에 들리게 되었고 병실까지 방문한 아내 왈(曰).

  "엄마 상태가 전보다 훨씬 나빠졌어. 간병인도 못하다고 하는데... 아직까지는 먹는 건 잘 받아 먹어서 그나마 연명하는 것이지만 얼마 살지 못할 것 같은 예감이 드는 걸..."

  "그래! 며칠 후에 한 번 가 봐야 겠네!"

  "그래요. 당신도 돌아 가시기 전에 뵙는 게 나을 것 같아... 몸에서 열이 난다는 게 영 꺼림찍 한 게..."

  "그게 어째서?"
  "전에 오빠도 암에 걸려서 임종 전에 몸에서 열나고 덥다더니 그만 며칠 못가서 죽었잖아요!"

  그렇게 말하는 아내 말에 나는 형색이 나빠진 모친의 모습이 눈 앞에 떠올랐다.

 

  그리고 아내가 말하는 몸에서 열이 난다고 하여 이불을 덥지도 않는다는 게 무척 신경이 쓰였다. 아내가 문병 갔다와서 말한것도 마음에 걸렸고...

  "이젠 돌아가실 때가 임박한 것 같아서 그래요.  꼴이 형편없다는 짜부러 들어서 밤마다 몸이 아프다고 비명을 지른다네요. 아무래도 돌아가시기 전에 당신도 가보는 게 낫겠어..."

  그렇게 당부하는 말을 잊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