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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출장

2012년 2월 23일의 대구 출장은 '오산 출장'의 악몽을 떠올리게 했다. 기계를 납품하고 한 달만에 무려 세 번씩이나 A/S를 다녀와야 했으므로... -본문 중에...-

대구 출장 (60)

2014.12.12 20:22

文學 조회 수:257

1. 노모가 함께 기거하면서 우리 부부는 각방을 쓴다.


2. 새벽 2시에 일어났는데 소변이 마려워서다. 그렇지만 야간에 화목 보일러가 신경이 쓰였다.

시간이 얼마나 되었을까?’

옆에 충전기에 꽂혀 있는 인터넷 전화기로 시간을 확인해 본다.

‘0205

열차 시각은 513분이었고 내가 알람으로 맞춰 놓은 시각은 그보다 한 시간 빠른 0413분이었다.

일어나서 화장실로 향했다. 내가 누워 있는 곳에서 바로 옆에 모친이 누워 있는 텐트가 오렌지색으로 펼쳐져 있었다. 그 옆에 내가 누어있던 이불이 놓여 있었다. 바닥에 까는 것은 두툼한 카키색의 솜이불이고 위에 덮는 것은 융단 같은 암갈색 털이불이다. 바닥에 까는 이불이 너무 두꺼워서 그 아래 전기장판이 따뜻하지 않았었다. 모친도 나도 전기장판을 깔고 잔다. 전기장판이 없었다면 추워서 잘 수차 없으리라!

오늘은 출장을 가야 하므로 번거로워서 방한텐트를 치지 않고 잤었다.

화장실에서 소변을 누고 현관 밖으로 나가서 신발을 신고 손전등을 켠 뒤 아래층으로 내려간다. 컴컴한 어둠이 짙게 깔려 있는 탓에 계단에 불을 켰다. 그리고 나무를 골라서 집어 들고 공장에 위치한 화목 보일러에 나무를 넣는다. 무려 5시간동안 통나무가 타고 있었다. 불꽃은 없었지만 불씨가 되어 빨간 불꽃이 알알이 영글어서 바람을 불어 넣자 이내 불꽃이 피어난다.

내가 잠자리에 잔 것은 밤 9시였다. 그리고 5시간 뒤인 지금까지 통나무 한 개가 불씨로 남아 있었던 것이다.

다시 일어난 것은 4시쯤이다.

아내가 잠이 오지 않는다고 궁시랑 대면서 2층에서 올라와 옆에 누웠다.

잠이 들지 않아서 혼났네!”

, 왔어!”

출장 간다고 해서……, 밥이라도 챙겨주려고……, 두 시에 나무를 넣는 소리도 다 들리고……, 어쨌든 잠이 오지 않아서……, 먼저 병이 또 도졌나 싶은 게……. 근데 출장을 몇 시에 가?”

다섯 시 십삼 분……. 알람은 한 시간 빨리 맞춰 놓았어!”

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알람이 울렸다.


3. 내가 틈만 나면 글을 쓰려고 하는 노력. 적어도 쓰고 싶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에 대하여 과연 얼마나 의미가 있는가!

이것은 헛된 짓인지도 모른다. 전혀 쓸데가 없는... 왜냐하면 지금처럼 글을 쓰지 않고 잠을 보충한다면 육체적인 피로가 줄어들지 않을까? 적어도 잠을 자지 못해서 계속 눈이 감기는 것을 참고 글을 쓰는 것조차 그다지 좋은 현상은 아니리라! 또한 별 의미도 없고 효과도 없는 쓸데 없는 짓임에야! 더할 나위없지 않은가!


4. 대구역 옆에 있는 중앙시장 내에 보리밥을 파는 식당은 공교롭게도 문을 닫았다. 그래서 그 옆의 다른 식당에서 식사를 하였는데 과메기를 시켜 먹었더니 4,000원이 추가되어 9,000원을 지불했다. 과메기 4마리를 <개 눈 감쳐 먹 듯>(?)이 먹어 치웠다.

그렇지만 5,000원이면 될 것을 더 먹었으니 점심식사로 너무 많이 지불하지 않았는가 싶다. 시장에서 값싸게 먹으려다가 오히려 덤을 더 쓴 것만 같은데…….


5. 화목 보일러의 나무 얘기를 해 보자!

내게 나무를 쪼개서 화목보일러에 넣기 노동은 가히 신기에 가깝다. 어디에서부터 얘기를 꺼낼까? 내가 나무를 해서 겨울철에 온돌을 지펴왔던 선조들의 생활 방식을 답습하리라고는 전혀 상상도 하지 않았었다. 내가 어렸을 때 외가에서 아궁이에 장작을 지펴서 밥을 하고 소죽을 끓였었는데 그것을 외삼촌이던가. 외할아버지 하던 게 아니었다. 순전히 외할머니 혼자서 그 몫을 다 해 왔는데 대신 외삼촌들은 산에서 나무를 해오는 게 예사였다. 그렇다면 외할아버지는 뭐했을까?

그것이 궁금하던 차에 중풍에 걸린 뒤에 우리에게 빌붙어 사는 모친에게 물어 봤다.

엄니, 외할아버지는 뭐했어?”

아버지? 백수……. 아버지가 일을 하지 않아서 식구가 모두 굶어 죽을 판이었어!”

그러고 보면 내가 외가에서 지내는 동안 외할아버지가 일을 하던 것을 본 기억이 없다. 단지 외가에 가면 그런 것에는 관심이 없고 어려서부터 자라왔던 습관에 따라 동네에서 또래 애들을 찾아다니던가! 뛰어 놀기 바빴으니까? 그렇지만 나는 때때로 외할머니를 도왔었다. 외가에서 가장 많은 일을 한 사람을 치자면 당연히 외할머니였고 어린 내게 가장 가까웠던 사람도 바로 당신이었다. 지금의 기억 중에 가장 인상이 깊었던 점은 부엌의 아궁이였다. 그것도 겨울철에 아궁이에 지피는 나무는 엄청나게 많았는데 그것을 어떻게 감당하였는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으리라고 본다.

때로는 장작뿐만 아니라 가시나무가 지펴졌고 웽겨가 풍로에 붙여져서 돌아가고 있기도 했었다. 장작을 때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삼촌들은 틈틈이 산에서 나무를 해다가 장작으로 만들어서 뒤뜰 마루 밑에 쌓아 두곤 했었다.

하지만 봄에 가까워질수록 나무는 동이 나기 마련이다. 워나 많이 소모되는 나무로 인하여 그동안 비축해 놨던 나무가 동이 나게 되는 것이다. 이때부터는 부엌의 나무를 쌓아 두는 광에는 한 줌의 나무도 없게 된다. 매 끼니마다 소요되는 나무가 동이나면 가장 힘든 것은 부엌 띄기였다.

이때부터 할머니는 직접 조달하는 방법을 강구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가장 먼저 시행 되는 것이 뒷산에 올라가서 가랑잎을 긁어다 가마니에 담아 오는 것이었다.

산에서 가랑잎을 발로 꾹꾹 눌러 담은 뒤에 결사로를 따라 굴려 버리게 된다.

초등학교 정도 되었을 때 나는 할머니와 함께 산에 오른 뒤에 가마니에 가랑잎을 넣고 발로 밟은 뒤에 입구를 새끼로 묶어서 산 아래쪽으로 굴린 적도 있었다. 모두 나무가 없어서 생긴 사단(事端)이다.


6. 외가에서 땔감을 조달하던가. 불을 지피는 것은 모두 내 몫이다. 때로는 아내도 참여를 하기는 한다. 오늘처럼 내가 출장을 나왔던가. 자리를 비웠을 때 어쩔 수 없이 대신하는 것이다. 그게 나처럼 영구적이지 않았다. 반면 나는 내 몸이 부셔져라 땔감을 만들어서 준비해 두어야만 했다.

는 지금에 있어서 우리 집의 경우 화목 보일러의 나무에 장작을 넣어서 땔감을 조달하는 것은 모두 내 몫이다. 이렇게 나무를 준비하여야만 하는 것도 문제지만 그것을 화목보일러에 넣을 수 있게 크기를 자르고 조각으로 만들 필요가 있었다.

장작이라면 원통형의 나무를 토막 낸 뒤에 다시 열십자로 쪼개 넣도록 도끼질도 필요하였으니까. 그렇다면 그렇게 하기 위해서 번거롭게 나무를 옮겨서 작업하는 곳에서 톱질과 도끼질을 할 필요가 있었다. 그러다 보니 우리 집의 뒷마당은 모두 나무를 작업하던가. 쌓아 놓는 창고로 이용되었다. 그곳에 뒷문을 열고 1톤 화물차가 들어가서 나무를 내려놓게 된다. 그리고는 지하수를 파서 뚜껑을 만들어 씌워놓지도 않고 합판으로 임시로 막아 놓은 위에서 작업을 하게 되는 것이다.

어제 저녁에는 식사 후에 다음 날 아내가 나무를 때도록 땔감을 준비했는데 빠렛트와 원형의 전선드럼 한 개를 쪼개서 조각 내놓고 한쪽 편으로 쌓아 놨었다. 그것을 오늘 아내가 땔감으로 넣을 재료였다. 내가 미처 땔감을 준비할 여유조차 없었다.

기계 제작 일과 함께 주기적으로 땔감을 만들어서 갖다 넣어 주게 되는데 그 양이 워낙 많았으니까!

땔감에 대한 커다란 의식 저편에 기억되는 느낌은 어떤 게 있던가! 사실 땔감을 계속하여 만들어야만 하였는데 그것은 어찌보면 커다란 노동을 필요로 했다. 또한 모친이 함께 기거하게 되면서 일어난 변화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변화를 몰고 왔다. 모친이 함께 생활하게 됨으로서 적어도 기존의 생활에 일대 파장을 예고하였으니...

그 첫 번째가 우위를 타는 모친의 신체적인 특성 때문이다.


7. 그렇다면 그 신체적인 특성이 무엇일까?

다만 모친에게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서 그처럼 애기처럼 변한 것일까?

그런 노모를 모셔야만 하는 입장에서 볼 때, 적어도 지금까지와 아주 다른 입장 차이를 보여야만 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세계관을 갖고 있는 사람을 한 사람 받아 들여서 그에 맞춰서 새로운 계획을 설계하고 맞춰 나가지 않을 수 없었다. 모친은 지금까지와는 전혀 조율되지 않는 견해를 갖고 있었다.

하나의 인격체가 아닌 동떨어진 곳에서 새롭게 부상되었다.

신체적인 특성도 지금까지 지켜보았던 모습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고집스럽고 자기 위주의 방식으로 이끌고 나가려고 했다. 물론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는데 그것은 자신이 부자유스러운 모습에서 누군가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는 간변인으로서 아들과 며느리로 보였을 것이다. 이것은 노모의 입장에서 보면 아주 새롭고 돌발적인 상황이었다. 왜냐하면 지금의 자신의 처지로 보면 의탁할 수 있는 건 전혀 없었다.

집 옆의 밭과 이웃의 경계 사이에는 빗물이 빠지는 자 형태의 수로가 있었다. 그곳에 가을철부터 빠래트를 쌓아 놓게 되었는데 산처럼 높이 쌓여 던 것이 어느새 절반도 되지 않았다.

저렇게 많은 양의 빠래트와 폐목을 언제 땔까?’ 하던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은 땔감으로 들어가는 하루 양이었다.


8. 출장을 마치고 대구 역에서 도착한 시각은 12시 무렵이였다. 이 시각에 충북 옥천에 오는 열차는 오후 3시 3분차였고 도착하게 되면 오후 5시나 되었다. 그래서 편법을 쓴다. 충북 영동 역에까지 와서 버스를 타고 옥천 역까지가는 방법이다. 두 번째는 대전 역까지 간 뒤에 다시 옥천 역으로 버스를 타고 되돌아 오는 방법. 나는 첫 번째 방법을 선택했는 데 이 방법은 시간을 단축할 것같아서였다. 그렇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교통편이 좋지 않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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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역에서 미리 내렸다. 1시간을 일찍 왔기때문에 시간을 절약하였다는 생각이었지만 사실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층븍 옥천으로 가는 버스가 40분 간격으로 있었는데 나는 첫 번째 버스를 놓치고 말았다. 100원이 없다는 이유로 버스 정류소 앞의 CU 편의점에서 표를 팔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할 수 없이 다음 버스를 기다릴 수 밖에 없었고 100원은 조금전에 곶감을 사던 상점에서 빌렸다. 2만원어치 곶감과 대구역의 중앙시장에서 아론드를 13.000어치 사고 식사를 하고 9,000원을 지불한 탓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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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에서 100원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시외버스 표를 끊지못하고 다음 차를 기다려야만 했다. 다음 차가 3시 40분에 왔다. 그리고 옥천 역 앞에서  내려 새벽 5시 13분 열차를 타기 위해 자전거를 세워 둔 곳에서 열쇠로 타고 가방을 싣고 난 뒤에 패달을 밟아서 집으로 돌아 왔다. 집에 왔을 때 오히려 시각은 5시를 넘겼으므로 대구에서 한 시간 늦은 열차를 차고 편하게 옥천 역에 도착한 것보다 고생은 더 많이 한, 일진이 겹친 날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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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팔이 욱신욱신 쑤신다. 그러다 보니 밤에 잠을 잘 때, 유난히 신경이 쓰였다. 어젯밤에도 그랬고 그저께 밤에도 팔이 쑤셔서 잠을 잘 수 없을 정도였다. 


10. 대구 출장을 나갔다 왔습니다. 피곤으로 온몸의 피골이 상첩(?)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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