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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성에서 ...

청성의 밭에 풀을 메러 간다. (3)

2013.08.10 13:27

文學 조회 수:3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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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밭의 잡초를 제거하는 여러가지 방법.

 

 오늘도 새벽에는 청성에 갔다 왔다. 대략 12km의 거리를 40분 정도에 주파하려면 주행속도인 60km보다 더 높여서 달렸다. 중간에 서행하는 차량이 있으면 추월하기도 하는데 조금은 불안감을 느끼기도 한다. 옥천에서 청성까지 가는 길은 금강변의 폐고속도로를 따라 한참을 달려 간다. 그리고 그 끝자락에서 청성으로 가는 방향으로 좌회전을 하여 *궁촌재*까지 완만한 경사가 시작되는데 이곳에서는 서행차량이 많았다. 하지만 워낙 차량이 뜸했으므로 한 두 차량을 벗어나면 그 다음부터는 순조로웠다. 그렇지만 종내 편안함 마음은 아니었다.

  '도무지 청성까지 그 불편함을 무릅쓰고 밭을 메러 가는 이유가 뭐냐?' 그런 생각이 들다가 이내,

  '그런데 보리를 파종할 때까지는 밭에 심은 팥의 관리를 해야 되잖나!'하고 마음 속으로 반문하고 다독거리곤 한다.

  

  이런 불편함과 여러가지 현실에 맞지않은 형태에서 무엇 때문에 달려가는지조차 잊어 버리곤 한다. 

 

  단지 밭에 풀을 메러 가는 거라고 간단하게 치부할 수 있을까? 이것은 순전히 인내와의 싸움이었다. 자신을 힐책하고 동요해봐도 도저히 이해불가(?)의 사실을 나는 저질르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아까운 기름값을 낭비하면서 단지 풀을 뽑으로 그 먼 곳까지 가겠는가!

 

  여기서 나는 기존의 방법을 고쳤다. 막연히 손으로 밭에서 풀을 뽑는 것에서 이제는 예초기로 풀을 자르고 제초제를 쳐서 간편한 방법을 찾게 된 것이다. 그렇지만 이런 방법도 올 해 뿐이었다. 내년에는 미리 분말 가루로 된 제초제를 써서 풀이 자라지 않게 할 것이고 고랑에는 나중에 예초기와 농약분무기 형태의 제초제를 사용하여 풀을 방멸할 것이니까?

 

  밭에 자라나는 잡초를 제거하는데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한결같은 방법은 쭈구려 앉아서 번거롭게 고랑의 풀을 뽑아주는 일이었다. 그렇지만 제배하는 면적이 넣게 되면 문제가 달라졌다. 그런 방법으로는 한계가 이를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보니 약간은 머리를 쓴다. 예초기로 고랑의 풀을 베어 내고 제초제로 뿌려 주는 것이다. 그렇다고 완전 박멸은 기대할 수 없었다. 잡초의 성장을 늦추려는 것이다. 농작물이 크게 되면 이제 풀과 어울려져서 묻혀 버리게 되므로 전혀 제거할 수 조차 없어질 때까지...  

 

  아무리 대단한 사람이라고 하여도 농부가 되어서는 똑 같았다. 머리 속이 차고 넘쳐도(똑똑하여도) 모든 일을 버리고 풀을 뽑아 내는 일에 집중할 필요가 있어싿. 팥을 심은 밭에는 오히려 풀이 더 크고 잘 자랐다. 언드 봐서는 풀밭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런 밭을 메는 데 예초기와 제초제를 뿌려주는 농약통이 고작이었다.

 

  이건 대단하지는 않지만 많은 인내력이 있어야만 했다. 돈도 명예도 그리고 직위도 필요없었다.

 

  밭 작물의 경우 고랑에 농작물을 심어주게 되고 고랑에 풀을 제거하는 문제에 시달리게 되는데 이때 인력만으로는 잡초를 근절시킬 수 없어서 많은 방법들이 동원된다. 어느 곳에는 현수막을 깔아 놓기도 하고 다른 곳에서는 튼튼한 바닥재를 펼쳐서 잡초의 성장을 아예 막았다.  

 

  그러나 내 방법은 처음부터 그렇게 많은 선택의 폭을 정했던 것은 아니었다.

  밭 고랑의 잡풀을 뽑아주워야 하는 한정된 방법에서 이제는 예초기 제초제를 동원하는 것으로 빠르게 전환하기에 이른다. 어쩔 수 없는 새로운 방법의 선택이었던 것이다. 예컨데 처음에는 그렇게 손으로 풀을 뽑아 주다가 새롭게 바뀐 변화로도 근절을 시킬 수 없다는 난관에 빠진 것이다. 그렇다면 방법은 한가지였다.

  '콩. 팥을 심으면서 미리 나오지 않게 하는 방법'

 이 사실을 나는 절감한다.

  

  밭을 경장하는 구역(면적)이 3,000평 가까이 이르다 보니 풀을 그냥 뽑아 줘서는 감당할 수 없기에 예초기와 제초제의 방법을 동원하여도 안되었기에 미리 풀이 나오지 않는 방법이 최선책이라고 판단을 내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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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밭은 C였고 그 위의 밭은 D였다. 어제까지는 C에서 예초기로 풀을 깍았지만 오늘은 D의 밭에서 누에고치처럼 생긴 머리 부분과 몸통의 절반을 깍게 되었다. 차량을 세워 놓은 공터는 B였고 언덕위에 있는 C의 밭에서 내려다 보였다. -

 

 2. 밭에 도착하게 되면... 

 

  우선 아침에 밭에 도착하여 차에서 내려 신발부터 장화를 갈아 신는다. 그리고 예초기를 등에 메고 기름통을 하나 들고 밭으로 진입하는 경사로를 찾아들면 빗물에 골이지고 자갈이 뒹구는 틈사이로 줄기 식물이 키만큼 우뚝 속아 있었다.

  아침에는 안개가 잔뜩 끼어 있으므로 걷힐 때까지는 불과 30분도 체되지 않으리라! 그때까지는 마음껏 서늘함을 감상하고 싶었다. 경사를를 20보 정도 오르면 바로 언덕 위였다. 아래로 흰 차량을 세워 놓은 장소가 보인다. 농로 옆에 도랑에 마련된 차 한대를 세워 둘 공간.

  "엥!"

  예초기를 내려서 기름 주입구 족의 벨브를 열고 엔진 시동 레바의 줄을 당겨서 시동을 켰다.

 

  오늘은 470평의 우리 밭이 아니고 위의 남의 밭으로 풀을 깍아주러 올라갔다. 묘지가 처음 입구를 가로 막는다. 풀이 잔뜩 나서 묘인지도 분간이 나지 않았다. 그렇지만 예초기의 날이 둥근톱날이여서 묘지를 깍기에는 적당하지 않았다. 그 옆의 밭으로 들어 서면서 고랑을 찾아 풀을 깍는다. 이곳에는 자동콩심는 기계로 들깨를 심었는데,

   '가물에 콩나듯이' 들깨가 났다.

  이곳에는 길게 이어진 밭고랑이 넓게 펴져 있었다. 모두 세 곳으로 구분할 수 있었는데 양쪽 편으로 묘지가 두 곳이 위치하였고 밭은 그 중간부분에 길게 늘어서 있었지만 매우 거친 자갈밭이었다. 

  처음에는 풀틈에서 들깨가 난 곳을 찾기가 쉽지 않아 보였었다.

  그런데 마침 밭에 들어서자 풀은 잘 자라지 않아서 투명하게 속 안이 보였으므로 예초기 날을 대고 깍는데는 별로 어렵지 않았다. 또한 우리 밭보다 이곳에는 들깨가 드문드문 났으므로 예초기로 풀을 깍는데 쉬워 보였다.   

 

  마치 헬스장에서 달리기 운동을 하고 난 것처럼 온몸이 땀이 흠뻑 젖는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몸이 개운한 느낌이 든다. 어제는 우리 밭에서 예초기로 풀을 깍았지만 오늘은 위에 있는 다른 밭을 예초기로 깍는다.

 

  아내가 이제 함께 오지 않는 다고 원망하지도 않기로 했다.

  온갖 변명을 늘어 놓고 또한 옆에서 궁시렁을 떠는 꼬락서니를 보면 속에서 열불이 났었다.

  예초기를 이용하여 풀을 깍는 작업은 풀을 뽑아 줄 때와 달리 많은 작업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뿌리까지 뽑는 게 아니므로 금방 자랄 것이다. 뿌리가 남아 있는 잡초는 비록 줄기가 잘렸어도 뿌리가 틈실해서 바로 싹을 터서 올라올 수 있었다. 그만큼 성장이 빠르므로 예초기로 줄기만 잘라서는 금방 환원될 것이다. 그래서 제초제를 다시 뿌려 줘야만 확실하게 제거할 수 있으므로 눈데 보이는 풀을 거칠게 깍아 주는 목적은 달성한 것처럼 보였다. 

  어제는 오늘보다 더 뜨거웠었다. 예초기질은 의외로 몸동작을 크게 하지 않으면 성과가 없었다. 또한 팔힘을 요구하므로 매우 강인한 체력을 키울수도 있었다. 봄부터 지금가지 예초기로 풀을 깎은 것을 말하라고 하면,

  "백 번도 넘게 예초기질을 했다."고 서슴없이 말하리라!

  그만큼 체력이 차고 넘쳤다. 유독 예초기로 다져진 체력이라고 할 정도로 예초기를 쥔 손에는 뚝살이 박혔을 정도였다. 체력 보강에 이만한 운동도 없을 것이다. 

  누에고치처럼 생긴 밭의 중간지점에 이르러서는 자꾸만 등 뒤를 의식하기 시작했다. 

  내 그림자가 길게 생겨서 밭에 함께 움직이자 누군가가 뒤에 서 있는 것처럼 느꼈던 것이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 보자,

  '홀로 외롭게 예초기로 풀를 깍고 있는 자 자신뿐인데...' 하고 안심을 하기에 이른다.

  

 

  내년부터는 많은 부분에서 개혁을 할 것이다.

  우선 콩, 팥, 들깨를 심고 풀을 메지 않게 하는 방법으로 풀이 나오지 않는 가루약을 사용하게 될 것이다. 한포에 2,000원이었는데 그것을 뿌리면 풀씨가 있어도 풀이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요즘 누가 풀을 뽑아 약을 쓰지!"

  "암만, 풀약을 쓰라고..."

  노인네들 두 사람이 그렇게 충고를 했는데 그럴 때마다 무슨 약을 쓰는지를 몰랐었다. 그런데 풀이 나오지 않는 가루약을 쓰라는 뜻임을 알게 된 것이다. 

  "우리도 몇 천평의 밭에 콩을 심었는데 풀약을 한 뒤로 밭에 가질 않아!"

  "그렇지,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같은 늙은이가 어떻게 농사를 짓겠어!"

    

  사실 비닐을 씌우고 농사를 짓는 것도 못할 짓이었다. 그것도 씌웠다 뻗겼다를 반복하여야 하는데 그렇게 하다보면 나중에는 흙뭇은 비닐을 수거하는 게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밭의 평수가 많을 수록 비닐을 씌워서 농사를 짓는 것도 그만큼 힘들어서 두 번째의 방법. 즉 가루약을 뿌려서 풀이 자라지 못하게 하는 방법을 택하고 싶었다. 

 

 

 궁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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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0평의 위 밭. 170평 아랫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