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우리 사랑... 13-1. 우리 사랑 좋을시고! 1

2005.03.01 19:26

문학 조회 수:1821

    1

우리사랑, 좋을시고!
내 사랑과 백년가약(百年佳約) 맺는구나!
어허, 둥게 내 사랑아!
하나 사랑 내 사랑이로다.
나 태어나 언젠가 결혼할 줄 알았지만,
바로 오늘이 그 날 일 줄이야!

어허, 내 사랑아!
참으로 즐거운 너와 나
오늘 혼인식을 올리고 검은 머리 파뿌리가
되도록 살지 언데,
영원무궁(永遠無窮)하게 행복하리라!

(2001. 7. 6. -우리 사랑, 좋을시고!―)

  작은 외조부의 큰 외삼촌이 장가가는 날에 나는 여섯 살이었다.
  감나무에서 감꽃이 떨어져 돌담 옆, 농사용 수로에 떨어져 내려 물길 따라 흘러 다니며 굴러다니는 5월.
  하늘은 왜 그리도, 맑고 청명하였으며 새하얗었는지 모른다.
  새색시가 꽃가마를 타고 마을 어귀를 따라 집까지 오는 동안 마을 아이들은 그 뒤를 따라 구경 아닌 구경을 하기 위해 구름 같이 몰려 다녔다.
  “에구, 저렇게 참해 보이는 새색시가 용케 어디 있었나!”
  “너무 이뿌다. 와!”
  동네 아낙네들과 아이들은 온통 작은 외가 집으로 몰려들어 포장이 쳐진 하늘 아래에서 멍석을 깔고 펼쳐진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로 푸짐하게 차린 예식 상 앞에서 맞절을 하고 술잔에 술을 따라 마시는 진풍경을 구경하였다.
  “코가 빠지게 맞절하는 신랑 각시 좀 봐!”
  “그려, 누가 아니 감!”
  “새색시가 꽃처럼 예뻐!”
  아낙들과 아이들은 짙게 화장하고 두 볼에 연지를 찍은 새색시를 칭송하였다. 으레, 구식 결혼식은 신부의 아름다운 모습으로 얘기꽃을 피우는 법(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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