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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기(日記)

어떤 일이건 결과가 중요하지 않은가!


22. 욕쟁이 노인 (2)

  욕쟁이 노인의 집은 동네에서 한참 들어간 뒷산의 중턱에 자리 잡고 있었답니다. 포도밭과 인접한 앞마당에는 나무로 지은 허름한 창고가 마당을 가득 메웠으며 깊숙이 들어간 곳에 개를 기르는 개장이 3개 있었는데 그곳에는 사납게 짖어대는 개들이 철망으로 만든 개장에서 득실거렸지요.

노인은 개들을 길러서 한여름에 팔아서 수입을 잡았지만, 요즘은 개 값이 폭락하여 그마저 여의치가 않았으므로 많이 줄인 모양입니다. 두 개의 개장에 열 마리 정도가 고작이었고 그마저 새끼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숲과 인접한 가장 뒤편의 빈 개장에는 오리 새끼 다섯 마리가 채워져 있었습니다.

제기랄 놈, 제가 뭔데 나에게 행패야!”

시장 골목에서 한바탕 싸웠던 모양입니다. 일그러진 얼굴이 울긋불긋 거리며 연방 욕지거리를 늘어놓기 시작했습니다. 그렇지만, 상대가 있어서가 아니라 혼자서 씨부렁거리는 것입니다. 무엇 때문인지 기분이 얹잖아 보입니다. 이곳 음침한 골짜기에는 어둠이 쉽게 내립니다. 언덕을 자전거를 끌고 올라오기도 어려웠지만 그렇다고 별반 달라진 게 없는 자기의 집에 돌아왔다는 안도감으로 노인네는 개밥을 끓이려고 마당 한쪽에 놓여 있는 솥단지에 불을 지폈습니다.

탁!”

불꽃이 일면서 벽돌 두 장을 마주 세우고 솥을 걸어 놓은 엉성한 야외용 부뚜막에는 흙으로 마무리도 하지 않고 뒤편에는 쇠 파이프로 굴뚝도 그럴듯하게 세워놓았습니다. 나무는 잔뜩 쌓여 있었는데 모두가 송판들이었습니다. 동네 입구에 있는 전선 드럼을 수집하는 중고 전선 드럼 수집상에서 오가고 하다가 훔쳐 온 것입니다. 그곳에 못을 빼는 노인네가 같은 연배의 동료였으므로 대놓고 갖고 와도 뭐라고 하지 못합니다. 하긴 지금까지 땔감은 원 없이 때었답니다. 그곳에서 갖다가 쌓아 놓았고 필요하면 다시 내려가 한 짐씩 자전거에 싣고 오면 그만이었으니까요. 노인네는 요즘 개 값이 말도 못하게 떨어진 것이 불만이었답니다. 그리고 개고기를 먹는데 외국 사람들에게 혐오스럽다는 이유로 판매가 부진하고 그래서 합법적이지 않은 개고기를 놓고 파는 판매상들이 문을 닫았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개를 잡는 곳을 외국인이 사진을 찍어가고 나서 더욱 단속이 심해졌다고 합니다. 개고기 판매가 단속 대상이 아니고 위생검열을 하여 까다로운 기준에 적법하지 않다는 이유로 과징금을 물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욕쟁이 노인은 개 사료를 절대 사오지 않았답니다. 그러다 보니 식당을 돌아 아니며 음식물 찌꺼기를 수집해 오는데 자전거 뒤에 싣고 오다가 냄새가 난다고 누군가에게 싫은 소리를 들었던 모양입니다.

개방을 끓이려고 나무를 넣으면서 계속하여 중얼거렸답니다.

제 놈들이 내게 보태준 게 있어! 아니면 왜 지랄들이야 지랄이…….”

제 분을 이기지 못하고 한참 나무를 넣던 노인은 도저히 분을 참을 수 없었던 모양입니다. 부엌으로 가서 막걸리를 꺼내 대접에 부어 벌컥벌컥 마셨습니다. 그러자 술기운이 알딸딸하게 올라왔으므로 80세가 갓 넘은 육체는 피가 끓어올랐습니다. 머리 위로 뜨거운 느낌이 솟아올랐고 혈관들이 맹렬하게 팽창을 시작했지요. 그러자 노인네는 부엌에서 비틀거리면서 방 안으로 들어가 대자로 뻗었습니다.


불꽃은 마당 한복판에서 일기 시작했습니다. 엉성하게 내지른 나무가 개밥을 끓이려고 마련한 두 개의 벽돌의 틈새로 솟아올랐습니다. 이때 바람이 산을 타고 불어 왔는데 가끔 회오리바람처럼 심하게 요동을 치기도 하였지요. 지금 그 바람이 지펴진 화덕 아래의 나무를 온통 내지르게 하여 불꽃이 울컥하니 솟구쳤습니다. 그 바람에 쌓아 두었던 옆의 나무로 불이 옮겨 붙었답니다.


요란한 불자동차 소리.

왁자지껄한 사람들의 소리.

그리고 뜨거운 불과 매캐한 연기. 그 속에서 노인네는 허우적대고 있었습니다.


불이야!”

욕쟁이 노인네 집에 불났어!”

처음 불을 발견한 사람은 욕쟁이 노인네 집에서 가까운 알뜰이네 아주머니였습니다. 방 안에서 앉아 있다가 이상한 냄새가 나자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어디서 불이 났구나!”

알뜰이네 집도 조립식 집이었답니다. 스티로폼으로 가득 채운 조립식 주택은 늘 불안한 느낌을 주워왔습니다. 왜냐하면, 불이 났다 하면 피할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를 주지 못하였으므로 작은 냄새에도 민감해 질 수밖에 없었답니다. 그래서 밖으로 나와 봤는데 아니나 다를까? 욕쟁이 노인네 집의 마당에서 불이 활활 번지고 있었답니다.

아이고, 불이 났어요! 불……, 빨리 좀 와 주세요!” 그렇게 119에 전화를 하는데 손이 덜덜 떨리더랍니다.




23. 욕쟁이 노인 (3)


그날 밤, 사람들이 욕쟁이 집을 찾아서 구름처럼 몰려들었습니다. 여름밤의 무더위에도 찾아온 사람들은 이곳에 찾아오는 것을 대단한 구경거리를 하는 것처럼 호기심을 잔뜩 갖고 밤길에도 눈을 번뜩이면서 끊임없이 줄을 이었답니다. 동네의 골목과 산길은 사람들의 발길로 밤새 두런거렸으며 오르는 사람과 내려오는 사람들로 나누어져 전혀 외딴길이 아니었습니다. 독고 노인의 대부분이 사람들이 찾지 않는 썰렁한 분위기가 나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으니까요. 평상시에 단 한 사람이라도 찾아와 욕쟁이 노인에게 인사를 하지 않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데 불이 났다고 현장을 답사하고 있는 구경꾼으로 호기심을 느껴서 찾아오는 것이지요.

불났어요?”

초기에 진화되었다는데……요!”

사람들은 동네를 골목길을 벗어나고 나서 한참을 산으로 오르는 음침한 골짜기를 따라 끊임없이 올라오고 내려가면서 정보들을 교환하였습니다. 어떻게 그 많은 사람이 욕쟁이 노인의 집을 찾아오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길을 찾아 오르는 중에 휴대전화기로 불을 켜서 어둡고 컴컴한 산길은 반딧불이 춤을 추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집 안에 아무도 없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다음 날, 119의 조사 담당자가 경찰관을 대동하고 현장 조사를 위해 욕쟁이 노인네 집을 방문했습니다.

어때, 불난 곳은?”

여기 마당 복판의 화덕 같은데?”

개밥을 끓이려고 했나 본데…….”

이렇게 부실하게 화덕을 만들어 놓고 불을 때다니……. 그리고 도대체 뭐했는데 불이 났는데도 몰랐을까가?”

조사를 위해 기록과 사진을 찍으면서 황색의 옷을 입고 찾아온 직원은 여기저기 주위를 찾아보다가 개장에서 짖어대는 개들과 다섯 마리 오리들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앞의 그릇 한쪽에 짠 밥통에서 파리가 들러붙어 악취를 풍기자 코를 막았습니다. 자세히 바라보던 그는 눈살을 찌푸리면서 말했습니다.

돼지 내장이야! 내장…….”

그걸 갖다가 끓여서 개하고 오리를 먹였나 본데…….”

도대체 주인은 어디를 갔어? 짐승들이 무슨 잘못이 있다고……, 이렇게 불결하지!”

주인이 누구래?”

모르겠어! 어디에 있지?”

죽었나?”


욕쟁이 노인의 집에 많은 사람이 들락거리는 동안 주인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결국, 경찰관과 함께 찾아온 119 직원은 기록지에 화재 발원지를 는 솥단지가 걸려 있던 벽돌 두 장으로 만든 화덕이라고 적고 사진을 찍고 나서 못 볼 것을 본 것처럼 달아나듯이 가버렸습니다.


24. 욕쟁이 노인 (4)


이곳 불이 난 뒤에 소방관들이 불을 끄려고 쇠꼬챙이로 불씨를 찾아 끄려고 마당은 온통 헤집어 놓았으므로 그야말로 전쟁 통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불이 마당에서 나무로 번지기 시작할 때 알뜰히 아주머니가 신고하여 출동한 소방관들이 재빨리 껐기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으면 집까지 모두 탈 뻔하였답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을 놓치지 않고 보았던 다섯 마리의 오리 새끼들은 욕쟁이 노인을 자신들을 길러준 스승과도 같이 생각했습니다. 태어나서 팔려온 곳이 이곳이었으며 중간까지 크는 동안 갇혀 지내게 되었지만, 더 넓은 세계를 알지 못했지요. 보이는 것은 욕쟁이 노인의 일거수일투족이었으므로 그런 생활이 정례화되었다고 여겼습니다. 어쨌든 세상은 자신들에게 이런 삶을 주워지게 한 것이라고 여겼답니다.

그러나 그 오리들의 삶은 작은 오리 장에 국한된 삶이었답니다. 밖에서 들여다본 오리집은 가관이었으므로 구역질이 날 정도로 혐오스러웠지요. 한 번도 똥을 치우지 않은 바닥은 똥으로 가득 찼으며 그 아래쪽에는 파리들이 들끓고 구더기가 꿈틀대고 있었답니다. 또한, 오리들은 환경이 깨끗하지 못하여 털이 빠지고 곰팡이가 슬어 마치 대머리처럼 머리와 몸뚱이가 딱지가 졌지요.

너, 봤어?”

욕쟁이 노인의 오리 중에 가장 힘센 욕심 이가 둘째인 욕만 이에게 물었습니다.

뭘?”

주인아저씨가 술을 먹고 자던걸…….”

봤지! 술에 취해 안방으로 들어갔잖아!”

그런데 언제 나왔지?”

나오긴 개뿔……. 도망갔지!”

도망을 가!”

그래, 주인아저씨 잘하는 거 36개 줄행랑…….”

.....”

그렇게 오리들은 수군대었답니다. 그런데 이 오리들은 욕쟁이 노인들의 사고방식을 그대로 물려받았으므로 나중에는 오리들 세계에서 무법 오리라는 오명으로 살게 됩니다. 이곳에서 탈출하게 된 것은 순전히 화재와 관계가 있었답니다. 그 화재로 말미암아 욕쟁이 노인은 며칠 숨어 지내게 되었고 그런 와중에 오리들은 갇혀 지내는 중에 더욱 쇠약해져서 죽기 일보 직전까지 가게 되었답니다.

욕쟁이 노인은 일제 강점기에 일본의 앞잡이였습니다. 그래서 해방 후에 줄 곳 숨어 지내야만 했었답니다. 그런 이유로 자기가 붙잡아 가뒀던 독립군, 위안부, 강재 입영자들이 어떤 삶을 살아야 했는지 잘 알았습니다. 그렇지만, 언제나 쓰면 뱉고 달면 삼키는 약삭빠른 사람이었지요. 그래도 한 여성을 만나서 결혼했고 세 아이까지 낳았지만 그런 행복하던 순간은 해방과 함께 일장춘몽처럼 끝났답니다. 가족들을 내던지어 놓고 혼자서 숨어 지내게 되었으므로 떠돌이처럼 돌아다니다가 겨우 이곳에서 정착하여 살았지만 언제나 가난함을 면하지 못했습니다.


불이 나자, 자신의 화려한 전적이 만천하에 드러날까 봐 달아나서 며칠 숨었으므로 집주인이 대신하여 경찰서와 소방서에 찾아가서 조서를 꾸며야만 했지요. 집주인은 동네에서 알부자라는 사람이었습니다. 시내에 상가 건물이 한 채 있었고 여기저기 전답들이 많았으므로 쓸모없는 산 중턱의 집에 대하여 신경 쓰지 않으려고 했었답니다. 그러나 욕쟁이 노인이 그동안 너무도 지저분하게 살다 보니 눈에 가시처럼 보였으므로 이 사건 이후에 매매를 결심하게 하였습니다. 욕쟁이 노인은 2년 뒤에 세상을 하직하고 이 집도 다른 사람이 매수하게 됩니다.



며칠 만에 나타난 욕쟁이 노인은 결국 오리들과 개들을 처분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곳을 뜨고 자식들이 있는 서울에서 산다고 했지만, 사실은 신장에 이상이 있어서 치유를 위해 병원에 찾아가는 것이었답니다. 80세의 연로한 나이에 신장이 나쁜 것은 결국 암으로 번졌으므로 시한부 인생을 통보받았지요.

길어봐야 1년 살겠습니다!”

어디가 나빠서…….”

신장이 정상이 아닙니다. 암으로 번졌어요!”

그럼, 죽는단 말입니까?”

수술을 해도 몇 년 연장을 할 뿐이데…….”

그럴 돈이 어디 있어, 씹할!”

예!”

욕쟁이 노인은 그렇게 대화를 하는 중에 욕지거리하였으므로 의사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노려보았습니다.

불이 나자, 노인네는 딸네 집에 가서 며칠 기거하다가 몸이 이상하여 병원에 들렀던 것입니다. 욕을 한 것은 결코 의사에게 한 말은 아닙니다. 자신의 신세가 항상 불행하여 넋두리처럼 입에 배였던 것이지요. 또한, 사형 선고를 받은 것처럼 착잡하였지만 받아들일 수 있었답니다. 살만큼 살았다는 자포자기 심정으로…….


25. 욕쟁이 노인 (5)


욕쟁이 노인은 췌장암이라는 진단을 받고 자신이 얼마 살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무엇보다 화재가 난 이후 주인으로부터 나가달라는 통보를 받았으므로 이사를 해야만 했습니다. 그렇지만, 이사를 할 곳도 마땅치가 않았으므로 이곳의 생활을 접고 서울에 있는 딸네 집에 당분간 가 있을 생각으로 모든 것을 정리하기 시작했지요.

키우던 개들은 개장사에 헐값으로 팔아 치우고 남아 있던 다섯 마리의 오리들을 오리 고기 장사를 하는 식당에 팔아 치우려고 갔고 갔다가 망신만 당했답니다.

아니, 이게 오리요? 이걸 어떻게 손님들이 사 먹겠소!”

씹할, 그냥 받아 주면 안 됩니까? 털을 뽑고 잡으면 다 똑같은데…….”

욕쟁이 노인네는 사람들이 자신을 편애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입에 욕이 배여 있었답니다. 씹할, 개새끼, 인마, 죽일 놈이라는 말이 입에 배여 있었고 직접 대고 말하기도 하지요.

이 거봐요! 지금 뭐라고 했어요?”

아, 그냥 나온 말이…….”

지랄 염병할 놈이……, 죽기 싶어 환장했나!”

욕쟁이 노인은 이런 때 꼼짝 못합니다. 습관처럼 욕을 해대지만 달가워하는 이가 드물었지요. 그렇지만, 꼭 그런 것도 아닙니다. 동네 입구에서 공장을 한다는 곽 오리라는 사람은 욕을 해도 괜찮았답니다. 아무래도 동네에서는 텃새라는 게 있었으니까요?

다섯 마리 오리들을 팔겠다는 생각을 단념하고 돌아오는 길에 욕쟁이 노인은 마친 노리갯감을 만났다고 생각하고 달려들었습니다. 곽 오리 씨가 자신의 집에서 마침 나와 있다가 자신과 마주친 것입니다.

인마, 네가 오리 좀 사야겠다!”

예?”

곽 오리는 욕쟁이 노인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답니다. 그런데 마침 자전거를 타고 와서 동네 입구의 다리 위에서 딱 만났으니 수모를 당한다는 생각에 조금 불편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대놓고 욕을 퍼붓지 않는 걸로 봐서 부탁할 일이 있다고 짐작했지요.

야 새끼야, 여기 짐 싣는 곳에 있는 오리들을 사란 말이야!”

그렇게 소리를 치자, 곽 오리 씨는 힐 끈 자전거의 짐칸을 바라보았답니다. 그런데 차마 오리라고 할 수 없는 털이 무더기로 빠진 체 곰팡이가 슬어 버린 대머리 오리들을 보았습니다. 모두 털이 똥에 범벅되다 보니 지저분한 체 말라 버려서 뽑혀 버린 것임을 알 수 있었지요.

그걸 어쩌라고요!”

이 새끼가, 내가 이걸 너 다 주겠다고……, 그러니 사란 말이다!”

곽 오리 씨가 자신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고 해서 욕하는 강도가 높아졌지만, 평상시보다는 조금 누그러진 듯싶었답니다. 그만큼 다섯 마리 오리들을 처분할 생각으로 이제는 사정하는 듯 보였습니다. 그렇지만, 그걸 승낙하지 않고 뜸을 들이자 노골적으로 나왔던 것이지요.

저도 오리들이 열 마리나 있어요. 그런데 그것도 키우기가 귀찮은데 어떻게 다른 오리들을 키우겠어요! 싫습니다.”

알았어. 인마, 잘 먹고 잘살아 그럼, 나는 간다!”

훤하니 그렇게 소리치며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버린 뒤로 곽 오리 씨는 잊고 말았답니다. 욕쟁이 노인은 그 뒤 동네에서 보이지 않았지요. 한 해 뒤에 그가 죽었다는 소식이 들려 왔고, ‘장례식장에 안치되어 있노라!’라는 소식을 끝으로 더는 만날 수 없었답니다. 그런데 이곳에 남게 된 분신이 있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