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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보드 4.0의 일기(日記) 이곳은 '제로보드 4.0'에 있던 내용을 추출하여 되올린 곳인데... 간혹 게시판의 하단 내용에 이상이 생긴다. 그렇지만 봉사로 있다가 무려 6년만에 다시 눈을 뜬 것만 같다. 또한 글을 쓰던 예전의 기억을 떠올려 볼 수 있어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너무 기쁜 나머지 이정도만해도 과분한 것 같다.

모친(母親)의 이사 ( 아, 어머니... )

2007.04.07 17:53

문학 조회 수:3184 추천: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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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초상

1. 모친의 이사를 도와 주면서...

  한 달 전인 4월 7일 토요일 모친이 이사를 한다고 해서 하루를 이사하는데 허비했다.
  아내와 함께 비탈진 언덕에 차를 대 놓고 이삿짐을 한참 나르는 두 사람의 남자들과 합세를 하였다. 그 둘은 고물상에서 나온 사람들로 집을 이사하면 문짝부터 시작하여 기름 보일러, 씽크대, 농짝, 화장대, 구형으로 쓰지 않는 텔레비젼, 낡은 냉장고 부터 시작하여 전기 배선, 장판, 장독대, 대문.... 온갖 집기들을 맡아서 뜯어 간다고 했다.

  재건축 사업으로 아파트가 들어 선다고 보상을 받아서 이사하게 되었으므로 구입한 주택 가격의 곱절은 받았지만 내가 장남이여서 애초에 아내 앞으로 등기이전을 해 놓았기 때문에 보상은 우리 앞으로 나왔다. 그러나 일 가구 이 주택이라는 법률이 적용되어 거의 일천 오백만원이라는 세금을 내었으니 너무도 황당했을 것이다.
  "얘들아, 괜히 너희들 앞으로 등기를 올렸구나... 그냥 내 앞으로 할 걸!"
  "아, 엄니 누가 재건축할 줄 알았어요! 그랬다면 5년 전에 집을 판 떡장사 집은 땅을  치고 통곡을 하지 않겠어요!"
  "하긴, 그렇다! 그러냐? 너무 억울해서 그런다만... 그만큼 받았어도 곱절이니까 참아야지 뭐..."
  "그러니까 할 수 없지 뭐예요! 그것도 작년에 주택 공사와 이전 등기를 끝냈으니 그렇지 조금 욕심을 낸 어머니 말만 믿고 올 해 서류를 제출했으면 삼 천이예요 삼 천..."
  삼 천이라는 소리는 올 해 이전 주택공사와 계약을 했을 겨우에는 세금이 중과세가 되어 두 배가 된다고 공인 중개사에게 귀뜸해 들어 알고 있었다.
  
  이제 그렇게 안스러워 하던 세금 문제는 잊어 버리고 이사를 하는 것이 최선이었기에 모친은 우리에게 와서 살라는 권유를 듣지 않았다. 그리고 급기야 고속터미널 근처의 이 층 양옥집에 전세를 얻은 모양이다.
  "얘들아... 한 삼 년은 더 일하고 싶다. 그래서 전세 이 천에 세들어 가기로 하고 계약을 했으니 그런 줄 알아라!"
  모친은 늘상 똥고집을 피웠으므로 나는 수긍하는 도리 밖에는 없었다.
  "나는 내 하는대로 살아야지 그렇지 않고는 못배긴다. 한 번 결정하면 지례 달려드는 게 상책이니라!"
  그것이 모친의 신조였다. 보상금을 쥐고 있으면서도 일을 한다고 고속터미널 근처로 전세를 계약해 둔 터였다. 그것이 어쩌면 모친이 평생을 모은 돈이었다. 어쩌다가 재건축 주택에 걸려 보상을 받은 돈이였지만 그것으로나마 세월의 즐겁게 사시기를 나는 바랬다. 내 생전에 결코 모친의 돈은 쓰지 않으리라 다짐을 한다. 아내 또한,
  "우리 어머니 돈은 절대 건들지 말아요!"하면서 맹세까지 할 정도였다.  
  어쨌튼 이사를 하기 위해 한 차 가득시 실고 찾아간 전세집을 보았을 때 나는 입을 버리고 기절을 할 정도로 놀라고 말았으니...

  한 차 가득히 짐을 싣고 찾아간 곳은 2층 양옥집이었다.
  이사를 하긴 하는데 어째 좀 이상했다. 장롱과 부피가 큰 것들은 모두 놓고 간 것이다. 그렇지만 이사를 할 집을 쳐다보고 난 뒤에야 모친이 그렇게 장롱을 갖고 가지 않겠다고 우기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2. 이사하는 집은 담으로 둘러 쳐진 구석진 뒷 방이었다.

   대도로변의 중간 지점에서 우측 골목으로 백여미터 들어간 지점에서 다시 좌측으로 꺽여져서 막다른 골목을 따라 들어간 2층 양옥집이었다. 골목 끝에는 나란히 두 개의 철 대문이 골목을 향해 비스듬하게 나 있었고 그 대문으로 들어 선 곳에 같은 모양의 빨간 벽돌로 벽을 쌓고 지붕은 기와를 얹은 2층 집이 두 채 위치하였다. 전셋 방을 얻은 곳은 1층의 뒤 체였으므로 벽을 따라 한 바퀴 돌지 않으면 안되었다. 그러므로 한 눈에도 장롱은 방 안으로 넣지 못할 것임을 짐작하고도 남았다.
  "먼저 있던 사람들도 장롱이 없었다고 하데요!"
  "그럼 장롱은 못 갖고 오겠군요!
  "그러는 게 좋을 겁니다!"
  집주인은 그렇게 미리 알려 주웠을 것은 자명한 일이었다.

  모친은 끝까지 장롱은 갖고 가지 않는다고 우겼다. 이유인 즉 이랬다.
  "장롱을 갖고 가지 않겠다요?"
  "그래! 몇 년만 일을 하고 너희와 합치려면 무거운 짐은 버리야지..."
  그러자,  
  "왜 갖고 가지 그러세요!"하고 아내가 아깝다고 한 번 더 권유를 해본다.
   "글쎄, 싫다는데도..."
  모친은 장롱을 갖고가지 않겠다고 부득불 우겼지만 그 장롱은 아내가 거급을 들여서 사준 것이였다. 거의 새것이나 다름없다보니 우리집에 있던 낡은 장롱을 바꿀참으로 아내가 다시 말했다.
"그럼, 우리가 갖고 가겠어요!"
  "그려려무나..."
  참고로 모친의 직업은 고속버스 청소원이었다.
  모친은 이사한 곳에서 100여미터도 떨어져 있지 않은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청소하는 아줌마로 통한다.
  손님을 끝낸 고속버스가 차고지로 들어오면 빗자루와 대걸래를 들고 차량 안으로 들어가서 청소를 하는 것이다.  

  내가 보아온 모친은 언제나 검소하고 철저하게 구시대적인 일벌레같은 사람이였다. 그렇지만 살림과 현실을 보는 눈이 어두웠다. 여자가 보는 안목으로 세상을 바라보았던 당신에게 있어서 어찌보면 세상은 너무도 모진 현실이었는지 모른다.
  자식들 사 형제를 무능한 남편 때문에 혼자 키웠는데 온갖 일을 다 했었다. 나는 모친의 등에 엎혀 다니면서 머리에 다라를 이고 강내이를 팔던 모습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고물 장사, 허드렛일, 길거리의 좌판대, 리어커를 끌고 다니던 고물 장사... 모친은 그렇게 사형제를 키우기 위해 온갖 일을 마다 않으셨는데 부친은 무능한 알콜 중독자였다.
  
  모친은 지금도 일을 놓지 않겠다고 불과 100여미터 떨어진 곳에 전세를 얻어 놓고 이사를 하는 모습은 왠지 모르게 무척 현실 주의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장롱을 갖고 가지 않는 이상한 모습은 내가 보기에도 의아스러웠는데 그 궁금증은 이삿짐을 모두 실고 목적지에 도착한 뒤에야 풀리게 되었다.
  골목으로 한참을 들어가서야 뒷방으로 이어지는 집의 구조상 부피가 큰 장롱은 도저히 방으로 넣기가 불가능해 보였다. 담과 벽으로 둘러 쌓이 1층의 뒷 방이였으니...

  아, 어머니... 왜그리 답답하십니까?
  당신은 큰아들과 함께 살면 될 것인데
  연로한 몸은  
  허리는 굽고 고개는 비틀어 졌으며
  사람을 바라볼때만 고개올려다 보는데
  희미한 눈동자가 벌써
  일에 손을 떼고 편한 여생을 보내야 하는
  말년의 여생을 편하게 지내기를
  증명이라도 하는 듯 싶습니다.

  자식들을 여럿이 거느린
  어머니시라고 말씀하시고,
  "일 좀 그만 하고 편하게 사세요!"
  권유하는 자식들의
  심정을 못미더워
  "힘 닫는데까지 일을 놓치 않으마!"
  말씀하시던 당신이시기에
  오늘 어버이 날은
  그런 부모들을 위한 날이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사는 소읍(소읍)에서는
  동네는 마을 회관에서 잔치를 열리고
  괭가리, 징, 장구를 치고 놀더이다.
  그곳에 찾아가 마을 이장을 만나 적은 돈이나마
  내밀고 몇 년 있다 오실 당신의 자리를 마련하면서
  또한 편한 여생을 살 수 있기를 기다려 봅니다.
    
    어버이 날에...  김태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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