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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보드 4.0의 일기(日記) 이곳은 '제로보드 4.0'에 있던 내용을 추출하여 되올린 곳인데... 간혹 게시판의 하단 내용에 이상이 생긴다. 그렇지만 봉사로 있다가 무려 6년만에 다시 눈을 뜬 것만 같다. 또한 글을 쓰던 예전의 기억을 떠올려 볼 수 있어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너무 기쁜 나머지 이정도만해도 과분한 것 같다.

12. 꽈배기 12-4. 꽈배기(4) 2

2005.03.06 23:49

문학 조회 수:2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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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잠깐 나와 봐라! 할 말이 있으니까?"
  전화 속에서 들려오는 음성은 약간 떨렸다.
  "그래……. 지금, 거기가 어디냐?"
  "너의 집 앞에서 아래로 내려오면 하천 변에 포장마차가 있다. 그곳에 있으니까 잠깐 나와 봐라!"
  그의 상기된 음성으로 무슨 일이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아무래도 예사롭지가 않아 부랴부랴 옷을 갈아입고 뛰어서 나갔다.
  그는 포장마차에서 혼자 술을 마시고 있었다. 오래 전에 그렇게 나와 있었다는 듯이 탁자에 빈병이 두 개 보인다.
  "야, 광택아! 무슨 일이냐?"
  내가 안으로 들어서면서 묻자 나를 향해 원망의 눈초리를 보내며 상대는 혀 꼬부라진 소리로 역정을 내었다.
  "넌 마, 그러는 게 아냐! 아까 이 앞으로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 어데 갔다 왔는지도 다 알아!"
  "뭐라고!"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인가! 자다 봉창 뚜드리는 소리도 아니고…….
  "넌, 내 애인을 가로 챈 장본인이야, 알았어!"
  "도대체, 그게 무슨 소리냐? 알아듣기 좋게 차근차근 설명을 해 봐!"
  "설명을 하라고 그래 좋다! 네가 오늘 만난 여자는 나와 맞선을 보았었다! 그리고, 계속 사귀고 있었고……. 부모님과 형수도 함께 참석해서 그 쪽 오빠 분과 어머니가 나오셨었다. 그리고 이젠 날만 받으면 된다고 잔뜩 기대를 하고 있는데, 네가 물을 먹인 거다!"
  "뭐라고!"
  이게 무슨 청천벽력에 날벼락인가! 그렇다면, 5 촌 고모는 한 여자를 양쪽에 맞선을 보게 한 셈이란 말인가! 벽에 갑자기 부딪힌 것처럼 어안이 벙벙했다.
  "그녀와 나의 관계가 아직 끝나지 않았어. 그리고 일방적으로 내가 따라 다니고는 있지만, 조만간 날 좋아 할 거라고 잔뜩 공염불을 드리고 있는데, 네가 나타나 낙아 챈 거야. 알았어? 이 새끼야!"
  그러면서 그가 내 목살을 붙잡고 주먹으로 얼굴을 가격하였다. 순식간에 당한 일이라 방어할 준비도 못했다. 눈에 불똥이 튀며 머리가 띵했다. 그리고 뒤이어 내 목을 붙잡고 함께 포장 뒤편으로 넘어지고 말았다.
  "우당탕!"
  긴 의자가 넘어 지면서 포장 뒤에 있던 술병이 와르르하고 깨지는 소리가 났다. 한 대 얻어맞기는 했어도 싸울 가치가 없었다. 술에 취해 제 정신이 아닌 친척과 싸우면 결국에는 돌아오는 것은 친척들 간에 불란( 불란)만 야기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자 그를 일으켜 세우고 찬물을 한 바가지 얼굴에 끼얹었다.
  "이것 봐! 광택아, 정신 차려!"
  "어푸-푸!"
  졸지에 차가운 물을 뒤집어쓰자, 그는 본 정신으로 돌아 온 것 같았다.
  "오리야, 언제 나왔냐?"
  "그래, 뭔 술을 그렇게 많이 먹었냐? 그만, 먹고 얘기는 내 일 하자!"
  그를 끌고 밖으로 나와 택시를 잡아 집으로 돌려보냈다. 혼자 터덜터덜 집으로 걸어올라 오면서 무수한 상념에 잠긴다. 이제 조금 좋아 지는 듯싶었는데 헤어져야만 하는 걸까?

  보름달이 중천에 떠서 나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언덕 위의 달동네를 비추고 있었다. 빙긋이 웃는 모양이 영락없이 두 번 만난 여자 얼굴이었다. 그 달을 바라보면서 나는 중얼 거렸다.
  "절대로 너를 놓치고 싶지 않다. 넌 내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