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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보드 4.0의 일기(日記) 이곳은 '제로보드 4.0'에 있던 내용을 추출하여 되올린 곳인데... 간혹 게시판의 하단 내용에 이상이 생긴다. 그렇지만 봉사로 있다가 무려 6년만에 다시 눈을 뜬 것만 같다. 또한 글을 쓰던 예전의 기억을 떠올려 볼 수 있어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너무 기쁜 나머지 이정도만해도 과분한 것 같다.

까죽 나무의 향연

2008.04.26 18:59

문학 조회 수:4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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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죽 나무에 새순이 솟았다.
붙임개를 만들어 술 한잔 마시면 그 향기가 온몸에 스며들고...

좋은 이웃들과 함께 까죽 나무에서 새 순을 따는 재미도 솔솔 나는데
까죽에서 나오는 향긋한 내음에 취하여
붙임개를 먹기도 전에 감탄을 연발한다.
까죽을 따서 부뚝막에서 동네 아주머니가 해주던
어렷을 때의 그 맛이 그래로 묻어나는구나!

고향의 냄새
어린 시절 먹던 그 맛을 잊을 수 없었는데
불현 듯 까죽의 진한 향기를 오늘 느끼며
옛 향기를 다시금 생각하노니
새로운 감회에 젖고 기쁨을 느끼는 것도
어찌보면 까죽의 진한 향기와 같구나!

까죽 냄새의 오묘한 향기가 내게 기쁨을 주며
이제 방안 가득히 묻어나는 진한 향기에 만취하여
어린 시절의 맛보았던 붙임개의 맛에 다시금
새순처럼 솟아나는 환희 속에 빠져든다.    

                                          2008년 4월 26일


  "까죽을 따야겠어요!"
  "갑자기 까죽나무는..."
  그녀의 남편은 방금 돌아 왔는데 대문을 열어주는 아내와 마당에 서 있는 나를 의심한 것처럼 느껴졌다. 그것을 나는 시선 한 번 주지 않는 엄숙한 분위기에서 느낄 수 있었다. 나는 그의 집 마당 안에 들어와 있었지만 자신의 집에 들어와 있는 낯선 남자에게 불쾌감을 표현하는 것이리라! 나는 속으로 웃지 않을 수 없었지만 속이 좁은 남자들의 성격을 어찌 하리요!
  그런 남편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녀는 애써 태연한 척 남편을 다구쳤다. 그러나 나는 그의 오해를 풀어줘야만 했다.
  "저, 안녕하세요! 저...쪽 철공소예요!"
  "철공소 아저씨!"
  그녀는 남편에 대하여 미소를 지으며 소리쳤다. 그러자, 그는,
  "아, 그러세요!"
  그러면서 나에게 만면에 엄숙한 분위기를 지우고 웃음을 띄웠다. 그제서야 오해가 풀린 것이다.

  엇그저께 이웃집에 놀러 갔는데 사실은 우리 집에서 키우던 개가 새끼 한 마리를 낳았고 그 새끼를 그 아주머니네 집 근처에 살고 있는 한 노인에게 분양시켰는데 어떻게 크는가! 하고 궁금하여 찾아 갔었지만 집 근처에서 빙빙 돌아가 바로 알고 있던 'RA-RA'라는 아주머니 집에 방문 하게 되어 공교롭게도 남편과 맞다아뜨렸던 것이다.

장대 끝에 낫을 묶어 두 어 차례 까죽 나무의 어린 순을 잘라내다가 빠져 버리자 나는 나무를 타고 올라서서 직접 따냈다.
  "옷 나무는 어떻게 할까?"
  그녀의 남편이 묻자,
  "따세요!"
  "저는 옷을 많이 타는데..."
  나는 옷나무는 만지지 않을 작정이었는데 까죽나무 옆의 옷나무는 그녀의 남편이 맡았다. 나는 까죽나무에 올라서서 조심스럽게 새순을 따기 시작하였다. 새순은 이미 크게 나와서 손에 쥐면 한움큼 잡힐 정도였으므로 낡은 가지를 피하여 새 가지만 골라서 발을 디뎠는데 고목과도 같은 낡은 줄기는 부러질 것처럼 위태로웠다. 그렇지만 한 나무에서 따낸 순치고는 한자루는 됌직스러운데 이웃집 아낙네는 나에게 항움큼 안겨주며 말했다.  
  "붙임개 해 먹으면 맛있어요!"  

  그 까죽을 가슴에 품고 집에 와서 우선은 데쳐서 저녁 반찬으로 먹으면서 그토록 진한 향기에 취한다.
  까죽을 나누워 주는 반가운 이웃을 만났으니 이 또한 아니 즐거운가!
  아, 인생은 해마다 새로운 옷을 입고 까죽으로 좋은 이웃과 왕내를 할 수 있으며
  서로 바빠서 돌아 보지 않은 뒤안길을 이렇게 두두려서 돈독히 할 수 있으므로 오늘은 한껏 까죽의 향연으로 뒤덮인 나와 이웃이 기쁨을 느낄 수 있음이랴!